• 최종편집 2024-03-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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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 41 > 퇴직과 여행 그리고 와인의 세계 : 와인은 즐거움이다!! -와인 컬럼을 마치면서…
       이영길 에어프랑스·KLM 항공 前 지점장님   이영길 에어프랑스·KLM 항공 前 지점장님을 여러 번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와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와인에 대해 무척 조예가 깊었는데 알고 보니 소믈리에 과정을 거친 전문가셨습니다.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제대로 알고 마시는 사람이 드문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와인 칼럼을 제안 드렸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연재가 어느덧 1년이 가까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와인을 제대로 몰랐던 분들이 쉽게 풀어쓴 와인 이야기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고 몇몇 분들과 와인모임을 갖기도 했습니다.  경영이 어려운 신문사 여건상 원고료도 못드리고 재능기부로 옥고를 받았는데, 한주도 빠짐없이 글을 보내주셨고 때로는 프랑스 등 외국을 다녀오시면서 더욱 생생한 글과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말과 글의 차이가 확연하다는 것을 알기에 이영길 소믈리에님의 노력에 더욱 감사할 따름입니다. 독자분들께서도 연재된 와인기행 중 놓친 칼럼이 있다면 인천공항뉴스 홈페이지(문화>와인기행)에 차곡차곡 쌓아두었으니 천천히 와인을 마시듯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와인기행을 연재해 주신 이영길 소믈리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김창근 편집국장)       . 퇴직 후 우연히 인천공항뉴스 편집국장과 식사를 하던 중 영종 주민을 위해 알기 쉽게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흔쾌히 와인 컬럼을 쓰게 됐고, 많은 시간을 들여 원고를 쓰고 지우며 힘든 과정도 있었지만 덕분에 식당이나 길거리에서도 알아봐 주시는 독자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도 들었다. 또한 와인 컬럼을 쓰면서 지식을 글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옮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깨달은 계기도 되었던 것 같다.    .   어쩌다 입사한 항공업계, 미국 델타항공사를 거쳐 문화가 전혀 다른 유럽항공사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 항공사)겸임 지점장을 끝으로 퇴직을 했다.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할 즈음 한국의 퇴직과 서양의 퇴직 개념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사실에 고민이 많았다. 오랜 생각 끝에 핑계 삼아 여행도 갈 수 있고 샴페인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과 여행>이라는 선택을 하게 됐다. 특히 프랑스 항공사는 기내 음식과 와인에 대해 매우 민감해 지점장 업무 가운데 하나가 음식의 질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 기내식을 책임지는 역할도 있었기 때문에 축적된 경험과 항공사 재임기간 중 또는 퇴직 후 누릴 수 있는 여행의 특권이 이러한 선택을 쉽게 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것도 부인할 수 없다.    .   다른 일 면에는 너무나도 획일적인 일상인 한국의 퇴직 생활로부터 탈피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 40년 가까이 외국계 직장에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한국의 퇴직관념은 퇴직후에도 명함이 필요하고 일을 하지 않으면 왠지 불안한 나라라는 것이다. 직장에서 일만하며 직장 평가에 집착해 부부가 같이 일상을 즐기는 습관이 안되어 퇴직후에도 각자 도생을 해야 하고, 자식을 끝까지 애프터 서비스를 해주어야 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퇴직 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다른 한국의 퇴직 생활로부터 과감히 탈피하여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은 자유로움을 즐기고도 싶었다. 이런 것들이 와인과 자연스럽게 연계가 되었다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가 없다. 또한, 이 무렵 우연히 읽은 박경리 노년관 <일상의 기적>이 나의 결정에 쐐기를 박게 한 계기가 되었다.   . “덜컥 탈이 났다.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 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걸,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조차 힘들었다. 그러자 하룻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세면대에서 허리를 굽혀 세수하기,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양말을 신는 일, 기침을 하는 일,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 내게는 더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수 없이 병원에 다녀와서 하루를 빈둥거리며 보냈다. 비로소 몸의 소리가 들려왔다. 실은 그동안 목도 결리고,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힘들었노라, 눈도 피곤했노라, 몸 구석구석에서 불평을 해댔다.언제나 내 마음대로 될 줄 알았던 나의 몸이, 이렇게 기습적으로 반란을 일으킬 줄은 예상조차 못했던 터라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중이다. 이때 중국 속담이 떠올랐다.“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예전에 싱겁게 웃어넘겼던 그 말이 다시 생각난 건, 반듯하고 짱짱하게 걷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괜한 말이 아니었다.윗분으로 모셨던 분의 병문안을 다녀왔다. 몇 년에 걸쳐 점점 건강이 나빠져 이제 그분이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깜빡이는 정도에 불과했다.   예민한 감수성과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명성을 날리던 분의 그런 모습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한때의 빛나던 재능도 다 소용없구나,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돌아오면서 지금 저분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혼자서 일어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그런 아주 사소한 일이 아닐까? 다만 그런 소소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는 대개는 너무 늦은 다음이라는 점이 안타깝다.우리는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이루고 싶어 안달하며 무리를 한다. 오늘도 일상에 감사하며 살자! 지금도 감사를 느끼고 계시는지? <박경리 ‘일상의 기적’ 중에서>    .    .  이제 41편을 끝으로 와인 컬럼을 마치면서, 일상의 기적처럼 좋은 사람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며 한잔의 와인과 또는 샴페인을 즐기며 일상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도 어떨지 조심스럽게 제안을 해 본다. 또 다른 곳에서 또 따른 기회로 독자 여러분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독자 여러분과 함께 행복했고 또한 저의 와인 컬럼을 열심히 응원해 주셨던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Good-by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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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06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 40 > 디저트 와인
            와인은 용도에 따라 나누면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식전주로서 마시는 와인, 두번째는 식사를 하면서 마시는 와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식사후에 마시는 식후 주 와인이다.   일반적으로 식전주로서는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 주정 강화 와인 또는 화이트 와인을 주로 마시고, 식사를 하면서 메뉴에 따라 레드나 화이트 그리고 식후에는 달콤한 디저트 와인을 마신다.    디저트 와인을 만드는 포도는 재배가 까다롭고 거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 같은 양이라도 다른 와인에 비해 평균 단가가 높은 편이다. 이 와인은 귀부화가 진행된 포도 만을 골라 만들기 때문 한번에 수확이 어렵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수확을 하여 만든다. 참고적으로 명성이 높은 귀부와인은 한 그루에서 한잔 정도가 나올 정도이며 이 와인의 특징은 당도가 상당히 높고 산미가 있는 편이다. 식후주로 단 디저트나 블루 치즈와 주로 마신다.   세계 3대 디저트(귀부와인)와인은 다음과 같다,   ·프랑스의 쏘테른과 바르샥 (Sauternes&Barsac) : 이 지역은 프랑스에서 귀부와인을 만들어 내는 대표 산지로 특등급 와인으로는 샤토이켐(Chateau d’Yquem)이 있으며,세계 최고급 디저트 와인이다.   ·독일의 트로베어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 약자로 TBA라고 하며 독일의 포도밭 특성상 귀부화가 실패할 수 있는 확률도 높은 편이라 일정하게 와인 생산을 할 수 없는 특성이 있으며 대중적이지 못하다.   ·헝가리의 토카이 (Tokaji) : 토카이는 헝가리 북동부 끝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위치한 곳이다. 토카이 와인은 아쑤(Aszu)라는 포도 품종으로 만든다. 이 지방의 귀부 와인은 당도에 따라 여러 등급체계가 있으며, 등급기준은 푸토뇨쉬(Puttonyos)이다. 당도에 따라 주로 3에서 6등급까지의 푸토뇨쉬 가 있으며, 특히 에센시아라는 등급의 귀부 와인은 세계에서 가장 당도가 높은 와인이다. 토카이 와인은 아카시아 또는 복숭아 향이 나며 부드럽고 목 넘김이 아주 부드럽다.  일반적으로 디저트 와인은 차게 해서 마신다. 디저트 와인은 달콤한 케익이나 치이즈 등과 잘 어울리며 와인보다 단 디저트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귀부 와인은 메인 요리와 식사하면서 마시는 경우가 있으며, 거의 간인 푸아그라 요리와 페어링이 잘된다.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귀부 와인은 일반 와인과 같은 알코올 성분이 12~14%정도이고, 당도 그리고 산도는 일반 와인에 비해 높은 편이다.    반면, 헝가리 토카이 와인은 음식과 매칭이 힘들고 주로 디저트와 함께 마신다. 끝으로 와인을 좋아하는 9가지 이유를 정리해 보았다.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 1. Warm up (따듯하게 한다) : 혈관이 확장되어 따듯한 혈액이 피부 표면에 더 가깝게 이동하여 몸을 따듯하게 해 준다. 2. Learn (배우는 즐거움) : 와인은 마시는 것 이외에도, 언제 어디서 어떤 품종으로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씩 배우며 조금씩 지식이 쌓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3. Communication (대화 소재) : 와인은 대화의 소재를 주며, 특성상 조금씩 오랫동안 마시며 대화의 장을 만들어 준다. 4. Sleep(수면) : 물만 마신 사람들과 비교해도 대체적으로 더 나은 수면을 즐길 수 있다. 5. Social networking(좋은 인맥) : 와인은 비즈니스나 사적으로 인맥을 넓힐 수 있다. 6. Happiness (축제의 느낌) : 스파클링 와인, 특히 샴페인은 무엇을 기념하기에 아주 적합하고 즐거움이 두 배 이상이 뛴다. 7. Sharing (나눔) : 와인은 혼자 마시는 것보다 누군가와 같이 나눌 때 훨씬 즐겁다. 아무리 좋은 와인도 혼자 마시면 즐겁지 않다. 와인은 나눔이다. 8. Marriage (음식과의 마리아쥬) : 식사하면서 음식과 같이 마시면 음식 먹는 즐거움을 배로 높여준다. 9. Good for Your Health (건강) : 한잔의 와인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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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30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 39 > 와인의 종류 : 주정강화(Fortified wine) 와인
      주정강화 와인을 처음 들어 보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와인에 브랜디와 같은 증류주를 첨가함으로써 인위적으로 발효를 중지시켜 단맛과 함께 알코올 도수를 18~20도까지 높인 와인으로 도수가 높은 만큼 보전성이 아주 좋다.  주정강화 와인은 스위트와 드라이한 타입이 있다. 주로 식후주로 디저트와 함께 마시는 와인이나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은 차갑게 해서 식전주로 마신다. 대표적인 주정강화 와인은 포르투갈에서 생산하는 포르토 와인(Porto wine),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셰리(Sherry), 그리고 아프리카 연안에 위치한 마데이라 제도에서 생산되는 마데이라(Madeira)가 있으며, 이것이 세계3대 주정강화 와인이다. 주정강화 와인의 역사는 식민지 개척시대에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던 영국인들이 본국으로 와인을 수송 중 적도를 지나며 온도와 열로 인하여 와인이 상하는 일이 종종 발생해 이를 막을 방법을 찾던 만들어 낸 와인이다. 와인에 도수가 높은 브랜디를 섞어 온도를 높이면 와인이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때부터 와인에 브랜디를 섞은 것이 주정강화 와인인 포르토가 탄생한 배경이다. 필자가 포르투갈을 여행했을 때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이베리아 반도의 대표적인 음악인 파두(Fado)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그다음이 포르토 여행시 와이너리를 방문해 지하동굴에서 마셨던 포르토와인이었다. 달콤하면서 무엇인가 오묘한 향기에 반해 파두 클럽(Clube de Fado)에서 파두를 들으며 포트 와인 한 잔을 마셔 보았다. 진한 달콤함과 파두 노래와 함께한 시간…지금도 생생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낭만적인 분위기와 깊은 맛을 주었다. 포르투갈로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파두 클럽에서 파두 음악을 들으면서 포트 와인 한 잔을 마시는 것을 꼭 추천한다.    포르토 와인에 대해 알아보면,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눈다.    - 루비포토(Ruby Port) : 산화를 막기 위해 숙성기간이 3년 이내로 짧고 주로 스테인리스 양조통에서 숙성한다. 진한 붉은 색을 띠고 있으며 베리 향과 같은 아로마 향이 있고, 달콤하며 적당한 산미가 느껴진다.   - 트와니포트(Twany Port) : 오크통에서 최소 3년 이상 숙성된 와인이며 10년에서 100년 이상 된 최고급 포트 와인도 있다. 붉은빛이 감도는 황갈색을 띠고 있으며 달콤한 향과 오크 향이 입안에서 느껴진다.   - 화이트 포트(White Port): 청포도로 양조 3-5년 숙성을 거친 드라이 와인이며, 샴페인과 같이 차갑게 해서 식전주로 주로 마신다. 일반적으로 열대과일의 아로마가 느껴지며 적당한 산미가 느껴진다.   셰리(Sherry)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주정강화 와인이다. 정확히 셰리는 세비야(Sevilla)에서 가까운 안달루시아 지방의 헤레스라는 곳에서 생산되고, 헤레스의 영어 이름이 셰리(Sherry) 이다. 차게 해서 주로 식전주로 마시며 알콜 도수가 15도 정도이나 디저트 와인용으로 도수가 높고 단맛이나는 셰리도 있다. 단맛이 나는 셰리는 식후주로 마신다.   마지막으로 마데이라(Madeira)는 포르투갈 령인 아프리카 모로코에 있는 화산섬으로 우리나라 제주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섬이기도 하다. 와인을 재배하기에는 나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3대 주정강화 와인을 만들었다. 마데이라 섬은 대서양을 횡단하는 보급기지였으며 긴 항해를 견디기 위해 장기보관용 와인이 필요하여 이곳에서 생산된 와인에 브랜디를 섞었으나, 적도를 지나며 맛이 더욱더 좋아져서 유명해진 주정강화 와인이다.    마데이라를 마실 때는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식전주 또는 식후주로 사용된다.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마데이라 한 병을 차게 해서 한잔 마시는 것도 좋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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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23
  • 화이트와인 품종 : 모스카토(Moscato) & 세미용(Semillon) & 슈냉블랑(Chenin Blanc)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 지인들과 프랑스 여행 중 한적한 샤토에 들러 와인을 즐겨보았다.   모스카토(Moscato)는 뮈스까(Muscat)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화이트 품종의 이태리어다. 모스카토 품종은 공통적으로 과일 향, 꽃 향이 가득하고 알코올 도수가 5.5%이며, 타 와인에 비해 도수가 낮고 산미 또한 낮은 편이다. 세미 스위트 와인이라 주로 초보자나 여성, 그리고 술을 잘못하는 사람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즉 맥주와 같은 저 알코올에 스위트 와인이다. 모스카토는 달콤한 와인부터 드라이한 와인, 주정강화와인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어 낸다. 와인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도 달콤한 맛에 많이 찾는 품종 이기도 하다. 하얀 복숭아, 살구 향, 아카시아, 오렌지향이 주로 많이 나며, 신선한 산도감과 달콤한 맛이 매력적인 와인이다. 시원하게 해 주로 식전 식사주로 많이 마시며 청량감이 있어 여름에 시원하게 하여 마시면 좋다. 대표적인 모스카토 와인 중에는 이태리 피에몬테 지역 아스티(Asti)에서 생산되는 모스카토 다스티 (Moscato d’Asti DOCG)가 인기가 있다. 고유의 탄산향과 더불어 상큼한 과일 향에 벌꿀 향, 버터향이 난다. 필자가 북유럽을 방문했을 때 식전주로 모스카토 그리고 화이트 와인을 한잔 시킨 일이 있다. 그 때 매니저가 글라스에 얼음과 함께 가져다주어 약간 의아해 했었는데, 동유럽에서는 더운 날에 화이트 와인에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마신다고 한다. 요즘 필자도 종종 모스카토에 얼음을 넣어 한여름 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마시며, 때로는 화이트 와인에 얼음을 넣어 마시기도 한다. 모스카토는 샴페인과 더불어 거의 모든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세미용(Semillon)은 프랑스에서 태어난 청포도 품종이며, 화이트 품종의 하나다. 세미용은 껍질이 얇아 귀부화가 잘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저트 와인 샤토 이껨 (Chateau d’Yquem )인 디저트 와인을 만드는데 쓰인다. 샤르도네와 더불어 샴페인을 만드는데도 빼놓을 수 없는 품종이다. 호주에서는 헌터벨리(Hunter Valley)에서 세미용 품종이 재배되며,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세미용 품종100%로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헌터벨리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다. 세미용 품종의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호주의 대표적인 곳이고, 샤르도네 품종과 더불어 호주의 양대 산맥이다. 호주에서 생산되는 세미용 품종의 화이트 와인은 드라이하고 산도가 높은 편이다. 프랑스에서는 주로 소비뇽블랑과 브랜딩을 많이 하여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을 만들며 산도가 높고 드라이 한편이다. 소비뇽블랑처럼 여름에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며 마시면 좋다. 슈냉 블랑(Chenin Blanc)은 프랑스 루아르(Loire)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며 5대 화이트 와인 품종 중 하나이다. 남아공 역시 슈냉 블랑의 대표 산지로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며 프랑스산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품질이 좋다. 슈냉 블랑은 산도가 좋고 적당한 알코올과 더불어, 바디는 라이트(Light) 바디와 미디엄(Medium) 바디 중간이나, 미디엄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다. 화이트 와인과 더불어 이 품종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과 디저트 와인도 생산한다. 브리오쉬, 사과 향, 복숭아 향과 같이 과일향이 많이 나면서, 청량감과 더불어 묵직한 벌꿀향의 잔향이 남는 것이 특징이다. 소비뇽블랑과 같이 청량감이 있어 여름에 마시면 좋다. 음식은 하얀 살의 닭고기와 잘 어우러지며, 크림 파스타, 치즈와도 좋다, 약간의 단맛이 나는 슈냉블랑은 디저트와도 잘 어울린다. 필자가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어떤 와인이든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마시는가에 따라 와인의 맛을 한층 더 좋게 하고 즐거움을 배로 증폭시킨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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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19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 35 > 화이트와인 품종 : 쏘비뇽 블랑 (Sauvignon Blanc) & 리슬링 (Riesling)
        프랑스의 한적한 샤토 풍경       쏘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은 샤르도네와 더불어 화이트 와인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이다. 프랑스 루와르(Loire)와 뿌이 피메(Pouilly Fume)가 쏘비뇽 블랑의 고향이다. 쏘비뇽 블랑은 샤르도네처럼 재배하기가 쉽지 않지만, 샤르도네에 비해 재배지역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쏘비뇽 블랑은 대체적으로 드라이 한 반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이 와인은 복잡하고 다양한 맛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이 와인은 가볍고(light/medium body) 적당한 산도와 알코올을 가지고 있으며, 올리브 레몬 향이 많이 나고 청량감과 크리스피한 맛이 있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과일향과 청량감 때문에 주로 시원한 날씨에 따듯한 햇볕을 받으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며, 특히 테라스에서 마시면 금상첨화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로 여름에 마시면 좋다. 음식으로는 산도가 높기 때문에 샐러드, 생선 등 해산물 등이 잘 어울리며 유럽에서는 대구구이와 곁들여 마신다. 리슬링 (Riesling)은 샤르도네 그리고 쏘비뇽 블랑과 함께 화이트 와인의 3대 품종이다. 독일이 원산지로, 특히 귀부균의 영향을 받아 만든 와인이나 향으로 만든 아이스 와인은 최고의 리슬링 와인이다. 귀부균의 와인은 산미와 당도의 조화가 두드러지며,주로 디저트 와인으로 마신다. 귀부 와인이 생소하게 느끼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아아래 간단하게 설명을 해 두었다. 리슬링은 꽃, 사과, 꿀 향을 가지고 있으며 상쾌한 신맛이 우아하면서 밸런스도 좋은 편이다. 두드러진 특징은 산미와 당이 많은 와인으로 구분된다. 리슬링은 드라이 또는 달콤한 와인의 두 가지 맛을 가지고 있다.   리슬링은 독일이 압도적이나 프랑스 알자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미국 등 에서도 재배된다. 특히 뉴질랜드 호주에서는 단맛을 뺀 드라이한 와인을 만들어 낸다.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는 우리나라와 요리 방법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알자스식 족발과 소시지 등과 리슬링을 즐긴다. 리슬링은 산미가 높아 숙성 잠재력이 뛰어나다. 드라이한 것부터 당이 높은 것까지 다양하지만 드라이 한 것은 5~10년, 달콤한 리슬링은 10~30년까지 장기 숙성을 할 수 있다. 각자 기호에 따라 마시면 되지만, 보통의 경우는 주로 드라이한 것을 많이 마시는 편이다. 단맛이 강한 리슬링 즉 아이스 와인 계통은 주로 디저트 와인으로 마시며, 디저트와 함께 마시면 좋다, 블루 치즈와 케익과도 잘 어울린다. 주로 초보자가 달콤한 맛이 있어 선호하는 모스카토 다스티도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병모양도 일반 와인과 다르게 가늘면서 예쁜 모양이다. 음식은 어느 음식과도 즐기기에 무난한 와인이다. 한식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귀부와인 : <귀하게 썩은 와인> 이라는 뜻 이다. 포도가 실제 썩은 것은 아니고 마치 썩은 것 같은 최적의 상태에서 수확하여 만든 와인이다. 즉, 된장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메주를 발효시킬 때 곰팡이를 비롯해 밖에 하얀 누룩곰팡이가 생기며 적당한 습도 조절로 아주 잘 발효된 상태에서 만드는 된장이 최고의 상품 이듯,이 품종의 포도도 최적의 습도에서 만들어진 보트리티스(Botrytis)라는 하얀색의 곰팡이균이 포도에 달라붙어 포도에 미세한 구멍을 내며 이로 인해 수분이 증발돼 포도의 당분이 농축된, 마치 썩은 것처럼 곰팡이가 피고 심하게 쪼그라든 상태의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것이 최상의 귀부 와인을 탄생시킨다. 이 품종은 귀부화가 잘 진행된 포도 알만 골라 만들므로 양이 줄고, 손 수확을 해서 귀부화 된 포도를 골라 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와인에 비해서 비싼 편이다. 특히 프랑스 쏘텐(Sauterne)에서 만드는 샤토이켐(Chateau d’Yquem)은 세계 최고의 고가 귀부 와인이다. 보통의 포도나무의 포도는 따듯한 햇볕과 적당한 바람 즉 테루아가 잘 어울려진 상태에서 재배된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어 내지만, 지역에 따라 안개와 습도가 높은 곳이 있는 기후에서는 귀부와인과 같은 달콤한 와인을 만들어 낸다. 자연의 이치는 참 경이롭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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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12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 34 > 화이트와인 품종 - 샤르도네(Chardonnay)
          레드와인의 까베르네 쇼비뇽과 거의 대등의 위치를 차지하는 청포도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바로 샤르도네다. 샤르도네는 까베르네 품종과 마찬가지로 생명력이 강하여 웬만한 병충해나 기후에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어, 프랑스가 원산지이지만 많은 와인 생산국에서 재배하는 품종이기도 하다.     덥고 추운 날씨에 상관없이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겨울이 일찍 오는 프랑스 지역들이(쌍파뉴)나 부르고뉴(Bourgogne) 그리고 더운 미국 캘리포니아지역에서도 좋은 샤르도네를 생산할 수 있는 이유이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와인 생산자라면 누구나가 선호하는 유일한 대표 품종이기도 하다. 특히, 부르고뉴에서는 세계 최고의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와인 생산업자는 와인을 재배하기 편하고, 와인 메이커는 와인을 제조하기 편하며, 소비자는 대중적인 맛에 반하여 선호하고, 와인업자는 팔기 쉽고 그야말로 효자 품종인 셈이다. 이것이 전세계 어디서나 샤르도네 품종을 이용하여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품종은 양조 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만든다. 귀족적인 부르고뉴의 최고급 와인, 신세계 와인 같이 달콤한 와인 그리고 블랑드블랑(Blanc de Blancs:샤르도네 100% 샴페인)샴페인과 같이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샤르도네 품종은 소비니용 블랑과 달리 무겁고 기품이 있는 특징이 있다. 샤르도네 와인은 과일 향(배, 시트러스향)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오크통에서 숙성을 통해 오크향과 바닐라향 버터향이 물씬 풍기는 복합적인 특징이 있다. 그리고 오크통에서 숙성에 따라 미디엄 또는 풀바디의 와인을 만들 수 있다. 특히 풀바디 와인은 황금색을 띤다. 필자는 여름에는 청량감 있는 소비니용 블랑, 그리고 봄과 가을, 겨울에는 무게가 있는 샤르도네를 주로 마신다.   샤르도네 와인을 생산하는 주요국가의 특징을 보면, 단연 프랑스 부르고뉴의 샤르도네는 드라이하면서 기품이 있는 우아한 맛을 보여주며 잔향의 냄새와 입안에 오랫동안 남는 화려한 피니 시(finish)는 정말로 감동적이다. 특히 몽라쉐(Montrachet)와 뫼르소(Meursault)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훌륭한 화이트 와인의 품종이다.   반면, 북쪽의 샤블리는 직선적인 알코올향과 과일향을 띠며, 간단 단순한 면에서는 가장 훌륭한 특징을 보여주는 역시 프랑스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이다. 주로 신선한 굴과는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준다. 미국 캘리포니아 샤르도네도 대중적인 인기가 많지만, 오크를 인위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여 힘과 볼륨이 넘치고 오일리(Oily)한 바닐라한 느낌과 버터 느낌이 많다. 이러한 지적 때문에 미국 샤르도네도 점차적으로 부르고뉴 스타일로 변해가고 있다. 호주의 샤르도네는 오크를 사용한 것과 오크를 사용하지 않는 두가지 와인을 생산한다. 오크를 사용 오크향과, 바닐라, 버터 맛을 내는 것과 오크를 사용하지 않아 과일향을 내는 것 두 가지가 있다. 보통 호주 와인에는 병에 언우디드(Unwooded)라는 표시를 해 쉽게 두 와인을 구별할 수 있다.   칠레는 미국 샤르도네와 비슷하지만 대개 과일향이 많이 난다. 하지만 비싼 와인은 프랑스 부르고뉴와 같은 고급 품질을 보여준다. 음식은 요리한 해산물 그리고 오크 통에서 숙성되어 버터향과 벌꿀향이 풍기는 묵직한 느낌을 주는 샤르도네 와인은 피자, 닭고기 또는 조리법에 따라 소고기 돼지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누차 말했듯이 개인의 기호가 중요한 만큼 다양한 시도를 권장하고 싶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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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05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33 > 화이트 와인
    지난주 컬럼까지는 주요 레드 와인 품종에 대해 총괄적으로 설명했었다. 지난 몇 주에 걸쳐 연재된 레드 와인 품종에 관해 꼼꼼히 읽었다면, 와인을 마실 때 또는 레드 와인에 관련해서 많은 지식을 쌓았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몇 주간은 레드에 이어 화이트 와인에 관해 연재하고자 한다.   우선 이해를 돕기 위해 레드와 화이트의 차이점부터 설명하고자 한다. 여러 경로의 보고서들에 따르면 하루 한잔의 와인은 건강에 좋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알코올 섭취에 따르는 부작용도 있는 만큼 본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면 될듯하다.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 샴페인 등 모두 포도를 이용하는 것은 같으나, 사용하는 포도의 종류 또는 부위 그리고 제조 공정 과정에 차이가 있다. 화이트 와인은 보통 청포도를 이용하여 만들지만, 껍질을 제거한 적포도주의 과즙을 사용하여 만들기도 한다.   < 주요 화이트 와인 품종 >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과 달리 포도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과즙만을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 레드 와인의 붉은색에 비해 투명한 색깔을 내게 되는 것이다. 또한 화이트 와인은 포도 알갱이를 압축해서 나온 즙을 발효시킨 것으로, 신맛이 강하고 상큼하고, 깨끗한 과실향과 맛을 내며 가벼운 바디감을 낸다. 이에 반해 레드 와인은 씨와 껍질을 함께 넣어서 오랜 기간 숙성을 시키며 붉은 색을 띤다. 떫은 맛이 나는 타닌은 포도의 껍질과 씨에서 나오기 때문에 포도 알갱이 만으로 공정을 하는 화이트 와인은 타닌이 없다. 그래서 타닌의 떫은맛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와인 초보자가 처음 와인을 대할 때는 주로 부드러운 화이트 와인을 선호한다. 보통 화이트는 따듯할 때, 레드는 추울 때 마시면 좋고, 와인모임 때는 샴페인 ->화이트 와인 ->레드 순으로 마시면 최적이다. 보관방법의 차이는 레드는 16~18도인 반면에 화이트 와인은 더 온도가 낮은 8~12도 정도가 적당하다.   화이트 와인은 찰수록 특유의 신맛과 상큼한 맛을 내지만, 품종에 따라 이것 역시 다양하다. 하지만 고급 화이트 와인은 상당한 아로마 부케를 느끼며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지만, 필자는 굳이 비싼 고급 화이트 와인에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와인의 특성상 화이트는 레드와 달리 따듯할 때 상쾌하게 마시면 더욱 빛이 나는 와인이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의 칼로리도 거의 비슷하다. 레드 경우 대략100g 당 80kcal이나 화이트 역시 비슷하여 소주보다는 낮고 맥주보다는 높은 편이니 참고하여 본인이 결정하면 될 듯하다.   음식과의 궁합은 보통 화이트와인이 회나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만, 사실 와인은 해산물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와인에 들어 있는 철분이 해산물과 만나면 비린내를 더 증가시키며, 특히 첫 잔을 마신 후 잔에 비린내가 심하게 나서 마실 때 와인의 향을 느끼지 못할뿐더러, 비린내로 인해 계속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충분히 익힌 생선은 비린내가 많이 없어진 편이라 화이트 와인과 궁합이 맞는다. 하지만 여러 차례 설명했듯이 기호에 따라 본인이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본인만의 궁합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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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6-28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32 > 레드와인 품종 - 가메(Gamay)
          가메(Gamay)는 프랑스 남서부 부르고뉴 지방인 보졸레(Beaujolais)에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 와인을 만드는 품종이다. 누보는 프랑스어로 ‘새로운’ 또는 ‘첫’이라는 뜻이고, 영어로 New와 같은 뜻이다. 즉 보졸레에서 나오는 첫 번째(햇) 와인이라는 뜻이다. 보졸레와 부르고뉴는 행정구역상 부르고뉴의 남쪽 끝에 위치해 있으나 와인과 관련해서는 완전히 다른 생산지역으로 구분된다. 부르고뉴 대표 품종인 피노누아(Pinot Noir)는 유독 부르고뉴 남쪽 끝에 있는 보졸레 지역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고, 대신 가메가 엄청 잘 자라 가메 품종이 보졸레 지역을 장악했다.  부르고뉴에서는 피노누아 만으로 와인을 만든다는 공작 칙령에 따라 부르고뉴 지역에서 보졸레는 결국 이단 지역이 되었다. 이 품종은 다른 품종보다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며, 숙성 잠재력을 지니지 못하여 오래 보존을 할 수 없고 출시된 후 빨리 마시는 것이 좋다. 이 품종의 와인은 아주 밝은 색이고, 맛은 신선하고 라이트 한 편이다.과일향이 풍부하며 적당한 산도를 지니고 있다. 타닌도 적고 알코올 함량도 낮은 편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보졸레누보 와인은 이 가메 품종으로 9월 초 수확한 햇포도를 5~6주간 숙성해 가장 빨리 출시한 햇와인이다. 매년 11월 세번째 목요일 0시부터 전세계에서 동시 판매하는 이벤트로 잘 알려져 있다.  즉 가메 품종의 특유의 맛 보다는 햇포도주를 동시 판매하는 마케팅에 성공한 이벤트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숙성 잠재력이 약한 단점을 살려 햇와인이라는 마케팅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유명해졌다. 맛보다는 마케팅에 성공한 와인이라고도 한다. 필자가 프랑스에서 공부를 할 때 방문했던 한 레스토랑에서 매니저가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며 햇포도주로 만든 보졸레 와인 출시날이라 맛을 보라고 공짜로 한잔씩 따라 주었던 기억이 있다. 이때쯤 많은 레스토랑들이 햇와인 맛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프랑스 현지 가격으로 한 병당 3~4유로 정도면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메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보졸레 와인은 생산지에 따라 세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지난번 컬럼에서 구-읍-면에 따라 등급이 높아진다고 언급했듯이, 이 지역 역시 보졸레(Beaujolais), 보졸레 빌라즈(Beaujolais Village), 보졸레 크뤼(Beaujolais Cru)로 가며 범위가 점점 좁아지며 등급이 높아진다. 이 품종의 와인은 보졸레에서 전세계 50% 이상을 재배한다. 이 와인과 궁합이 맞는 음식은 구이 통닭 또는 백숙과 같이 약간 짠맛이 가미된 것이 좋을 듯하다, 약간 짠맛은 대체적으로 과일향을 높여주며, 하몽과도 잘 어울릴 듯하다. 하지만, 필자가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본인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자기만의 페어링을 찾아가는 것이 최상이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브르고뉴와 보졸레를 방문했을 때 시음을 했던 와인 샤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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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6-21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30 > 레드 와인 품종 : 스페인 품종 템프라니요와 스페인 와인
        스페인에서 출시되는 와인 중 꼭 알아 두어야 할 와인 종류는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주정 강화 와인인 셰리(Sherry), 그리고 대중적인 스파클링 와인인 카바(CAVA)가 있다.    이중 템프라니요(Tempranillo)는 스페인 레드 와인의 대표품종으로 중북부 리오하(Rioja)가 이 품종의 대표산지다. 리오하(Rioja)는 스페인의 다른 지역에 비해 최고의 와인 생산지로서의 면목을 유지하고 있다. 이 품종의 특징은 과일향이 풍부하고 우아한 타닌이 느껴지는 연 붉은색의 와인이며, 딸기 블랙베리 그리고 라즈베리 향과 더불어 다채로운 향을 낸다.   이 품종의 맛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피노누아의 중간 정도의 맛을 내며, 숙성이 되었을 때는 피노누아 쪽으로 가깝게 된다. 도수는 12-14도 정도이다. 이 품종은 포르투갈에서도 많이 재배된다. 이 품종은 다양한 레드와인 품종 중에서도 당도가 낮으며, 바디감도 높은 편이고, 드라이 한 편 이어서 단것을 싫어하는 분들이 선호하는 와인 품종이기도 하다. 미국과 호주에서도 나오기도 하지만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주요품종에 비하면 아직도 입지가 적은 편이다. 음식으로는 라자냐, 타코, 치즈, 스테이크와 잘 어울린다.   스페인 와인은 우리에게 친숙하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대중적인 와인들이 많아 지난 몇 년 사이 칠레 와인과 더불어 수입이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스페인 와인은 적은 비용으로 간단한 테이블 와인을 즐길 때 가성비 있는 와인으로 좋으며, 10년 이상의 빈티지도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구입할 수가 있다. 스페인은 생산량에서는 세계 3위의 와인 생산국으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와인 밭을 가지고도 있지만, 프랑스나 이태리 등에 비해 기후가 불리해 그다지 좋은 평가를 유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중적인 화이트 와인으로는 스페인 최고의 와인생산지인 라만차(La Mancha)에서 대량생산 하는 와인인 에이렌(Airen)을 꼽을 수 있다. 이 와인은 주로 여름에 시원하게 하여 휴가철 등에 마시기 매우 편한 가성비 좋은 와인이다. 프랑스의 소비뇽블랑 과 거의 흡사하며 다른 와인과 브랜딩용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스페인은 좋은 레드 와인으로도 유명하지만 화이트 와인을 재차 발효시켜 음식의 맛을 돋우는 식전주로 유명한 셰리(Sherry)가 있다. 드라이한 것은 식전주로(aperitif)로 단 것은 디저트(dessert) 와인으로 마신다. 헤레스 데라 프론테라(Jerez de la Frontera)지역이 이 와인생산지로 유명하며, 포르투갈에서 생산되는 포토 와인과 더불어 주정강화 와인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또한 가성비 좋은 스파클링 와인인 스페인 까바(CAVA)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와인은 뻬네데스(Penedes)에서 90% 이상을 생산한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스페인 레드 와인의 대표품종인 템프라니요(Tempranillo)는 스페인 중북부 리오하(Rioja)가 대표 산지다. 스페인 여행중에 들린 포도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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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31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29 > 레드와인 품종 : 이태리 네비올로(Nebbiolo)
        지난호에서는 이태리 와인의 대표 품종인 산지오베제(Sangiovese)를 설명했다. 이번에는 이태리 와인을 대표하는 또다른 품종 네비올로(Nebbiolo)를 소개한다.  네비올로(NEBIOLLO)품종은 이태리 품종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품종이다. 피에몬테주에서 주로 재배되고 포도송이가 유난히 크며 생산된 와인은 밝은 빛을 띠며 색깔과 반대로 높은 산도와 알코올, 떫은 타닌을 가지고 있어 피노누아와 흡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피에몬테주에 있는 바롤로(Barolo)와 바르바레스코(Barbaresco)라는 두 마을에서는 네비올로 품종으로 만든 최고의 와인이 생산되는 곳이다. 바롤로 와인을 가끔 혼동하여 바롤로 품종으로 만든 와인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바롤로는 이태리 피에몬테에 있는 조그만 마을 이름이고 이곳에서 재배되는 네비올로라는 품종으로 만든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 등급의 레드와인을 바롤로 와인이라고 한다.    바롤로 와인은 오크통과 병 속에서 3년 이상 숙성해야 농축된 맛과 향이 나며 타닌과 산도, 알코올이 풍부하다. 10년 이상 숙성되야 제맛이 나며 오픈했을 때 장미향과 딸기향과 같은 과일 향, 가죽향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향을 풍긴다. 이 와인을 이탈리아의 왕이라 부르기도 한다.   바라바레스코 마을은 바를로와 약 16km 정도 떨어진 매우 인접한 마을에 위치하고 있어 자매라고도 불린다. 이 와인은 앞서 설명한 바롤로 와인과 특성이 매우 흡사하나 바롤로에 비해 조금 더 부드러우며 DOCG 규정에 따라 숙성 기간은 바롤로 보다 1년이 짧은 2년이다. 규정상 바롤로는 알코올 도수가 13% 이상이지만 바르바레스코 와인은 12.5% 이므로 상대적으로 바를로 보다 맛이 가볍게 느껴진다.   *참고로 이태리 와인 등급의 4단계 (병에 표기되어 있음)  1. DOCG (Denominazione di Origne Controllata e Garantita): 최고급 등급 와인, 병목에DOCG 띠가 둘러져 있음. 2. DOC(Denominazione di Origne Controllata): 고급 등급 와인 3. 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수퍼 투스칸 와인 4. VdT(Vino da Tavola): 일상적인 와인. 테이블 와인이 여기에 속한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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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19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28 > 레드와인 품종 : 이태리 산지오베제(Sangiovese)
          이태리 대표 품종을 이야기하기 전에 간략한 이태리 와인생산지의 양대 산맥을 설명하자면, 프랑스 보르도와 브르고뉴 처럼 이태리 와인을 대표하는 두 곳의 유명한 와인 산지가 있다. 바로 토스카나와 피에몬테가 그곳이다. 토스카나(TOSCANA)는 프랑스의 카르베네 소비뇽을 재배하는 <보르도>지역에 해당되며, 산지오베제 (Sangiovese) 품종을 재배한다. 피에몬테(PIEMONTE)는 프랑스의 피노누아를 재배하는 <브르고뉴>지역에 해당되며, 네비올로(Nebbiolo) 품종을 재배한다. 이러한 개념을 가지고 이태리 와인의 두 개 대표 품종인 산지오베제(Sangiovese)와네비올로(Nebbiolo)를 배우면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산지오베제(Sangiovese)품종은 토스카나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세계 TOP5 품종의 하나로, 특징은 강한산도, 중간 정도 보다 약간 높은 타닌을 함유하고 있다. 대체로 밝은 컬러감, 검은 체리, 신선한 딸기 향, 블랙 커런트, 자두 향을 느낀다. 이태리 와인은 프랑스 와인에 비해 밝은 컬러감을 가지고 있다.   이 품종은 온화하고 따듯한 기후에서 잘 자라며 토스카나 중·남부에서 주로 생산된다.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타닌과 산도 바디감이 높아 음식과 즐기기에 아주 좋은 와인이다. 토마토 소스가 곁들인 피자, 그리고 파스타와 잘 어울리며 풀 바디 와인이라 스테이크 와도 잘 어울린다.         산지오베제 품종 중 몬탈치노(Montalcino)에서 생산되는 명성 있는 와인인 ‘브르넬로 디 몬탈치아(Brunello di Montalcino: BdMDOCG)’ 와인은 이 품종 중 가장 유명한 품종인 산지오베제 그로쏘(Sangiovese Grosso)품종으로 만들었으며, 와인의 특징은타닌이 강하고 산미가 높은 편이다. 참고로, ‘브르넬로’는 포도 품종 이름이며 산지오베제 그로쏘의 또다른 이름이다. 이 BdM 와인은 이태리 최초의 DOCG를 받은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포도 수확, 발효, 오크 통 숙성까지 약 3년 이상이 걸린다. 이 와인은 오랜 세월 동안 숙성할 수 있는 놀라운 잠재력을 가졌으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보르도(Bordeaux) 와인과 매우 흡사하다. 이 와인의 시음적정기는 10년이고 병을 오픈했을 때 장미·송로버섯의 향을 느낄 수 있다. 부드러워진 산미와 타닌을 느낄 수 있고, 믿기 힘들 정도의 매우 강렬하고 풍부한 알코올, 과일 향, 긴 피니시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토스카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퍼 투스칸 (Super Tuscan)이 있다. 한마디로 토스카나의 이단자이다. 다시 말해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 등의 우수한 품종을 이태리 와인법을 따르지 않고 산지오베제 품종과 브랜딩하여 출시한 와인이다. 품질이 우수해 전세계 와인 애호가로부터 인정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이 와인들을 위해 새로 신설한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등급을 부여 받았다. 이중 사시까이아(Sassiacaia), 솔라리아(Solaia), 티타넬로(Tignanello), 마세토(Masseto) 등은 수퍼 투스칸의 유명한 대표 와인들이고, 또한 바롤로(Barolo), BdM 등과 더불어 세계 명품 반열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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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기행
    2023-05-10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27 > 레드와인 품종 ? 시라(Syrah) & 쉬라즈(Shiraz)
    쉬라즈의 품종은 호주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와인이다. 원래 쉬라즈는 프랑스의 론 (RHONE) 북부지방에서 생산되는 시라(Syrah) 포도 품종이 호주로 전파된 것으로, 프랑스 명칭 시라(SYRAH)와 호주에서 사용되는 쉬라즈(SHIRAZ)는 같은 폼종이다.  쉬라즈의 품종은 온화한 기후에서 잘 자라며 특징은 작은 열매와 두꺼운 껍질을 가진 진 보랏빛을 띤 적포도로 만든다.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초기에는 루비 컬러인 진한 자주빛을 띠지만 점차 세월이 지날수록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색을 띠며 카베르네소비뇽의 묵직한 풀 바디의 맛과 피노누아의 꽃향기와 어울러진 블랙베리, 블랙 체리 등의 맛 특징을 가지고 있는 와인이다. 장기 숙성을 할 수 있을 만큼 산도와 타닌이 높은 편이다.   프랑스의 시라나 호주의 쉬라즈는 같은 품종임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기후에서 자란 만큼 맛의 차이가 있다. 프랑스의 시라는 북부 론 지역에서 시라 100%의 고급와인이 만들어지며, 남 프랑스의 대표적인 와인인, 샤또 너프드파프(CDP:Chateau Neuf de Pape)와 브랜딩 파트너로 사용되며,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롱그덕(Langued’oc)이라는 곳에서는 대체적으로 대중적인 중·저가의 데일리 시라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이 지역의 와인은 호주 와인과 같이 풀 바디는 아니지만 매우 섬세하고 복합미가 돋보이는 후추향의 맛이 느껴지는 편이다. 또한, 필자가 남부 프랑스 여행시 방문했던 마르세이유에서 차로 30분쯤 떨어진 대중적인 로제 와인과 화이트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까시스(CAISSIS)라는 곳은 테라스 레스토랑이 즐비한 지중해 연안에 자리하고 있다. 그곳에서 지중해 바람과 해를 맞으며가성비 좋은 로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곁들여 해산물과 함께 최적의 가성비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은 적이 있다. 남부 프랑스 여행시 꼭 까시스를 방문해 볼 것을 강하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이다.   호주의 쉬라즈는 호주 전역에 걸쳐 쉬라즈의 품종이 재배되고 와인이 생산되는데, 그중 단연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는 호주의 대표적인 쉬라즈를 연상할 만큼의 명성을 지니고 있다. 시라와 같이 처음에는 진보랏빛 색을 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검은 색깔에 가까워지며, 꽃향기가 강하고 특히 장미꽃 향기와 매콤한 후추향과 허브 향, 달콤한 레드 베리, 바이올렛향이 어우러진 아로마를 갖게 되며, 바닐라와 초콜릿 맛도 느낄 수 있다. 프랑스 시라에 비해 비교적 따듯한 기후에서 자라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높고 영 빈티지도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 밖에도 미국, 칠레, 뉴질랜드 등 쉬라즈 와인을 만드는 나라도 있으며 쉬라즈 와인을 평가하는 하나의 축제인 시라 뒤 몽드(Syrah du Monde) 라는 경연도 있다. 추천 음식으로는 양고기, 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 또는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필자가 남부 프랑스 여행시 방문했던 마르세이유에서 차로 30분쯤 떨어진 대중적인 로제 와인과 화이트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까시스(CAISSIS)라는 곳은 테라스 레스토랑이 즐비한 지중해 연안에 자리하고 있다. 남부 프랑스 여행시 까시스에 방문해 볼 것을 강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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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03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26 > 레드 와인 품종? 피노누아(PinotNoir)
      프랑스 브르고뉴 여행 때 방문한 로마네 꽁띠 포도밭에서       피노누아 와인은 프랑스 브르고뉴의 대표적인 레드 와인 품종이다. 피노누아 포도품종의 특징은 포도알이 솔방울처럼 촘촘하게 맺혀 있는 게 특징이다. 피노누아라는 품종 이름은 소나무(Pine Tree)와 검정 (Noir)을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됐다. 포도 껍질은 카베르네 소비뇽에 비해 얇아 색이 연하며, 타닌 역시 적어 부드럽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을 만들 수 있다.   이 품종은 재배 지역과 기후에 영향을 많기 때문에 재배하기 상당히 까다로운 품종이고 떼루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품종이다. 또한, 서늘하고 온화한 지역인 프랑스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브르고뉴 지역은 이 품종이 자라기 알맞은 천혜 지역이다. 이곳은 보르도와 달리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고 또한 일교차가 큰 대륙성 기후를 가지고 있다.   피노누아의 특징은 색깔이 연하고 산도가 높고 타닌이 약하다. 미디 엄 바디이며 맛은 라즈베리·체리·딸기 그리고 신선한 붉은 과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잔잔한 선율의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라면 더욱더 좋은 피노누아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와인을 시작하고 난 후 피노누아를 접했을 때 너무 생소해 익숙해지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맛에 매료되어 메를로나 피노누아를 주로 마신다. 부드러운 맛과 엷은 색깔을 띠며, 아주 섬세함을 풍기는 피노누아는 일반인에게카베르네 소비뇽에 비해 대중적이거나 친숙하지 못한 품종이지만 부드러운 맛과 섬세함을 즐기는 와인 애호가나 매니아에게는 인기가 높은 품종이고 재배하기가 까다로워 주로 고가 와인의 품종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 품종의 재배는 프랑스 브르고뉴 이외에도 미국 오래건(Oregon) 또는 뉴질랜드 센트럴 오타고(CentralOtago)에서도 생산된다.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강하고 묵직한 와인을 생산하는 칠레도 요즘 점차적으로 섬세한 와인인 피노누아 와인을 생산하고 있고, 칠레의 대표적인 생산자 코노수르(Cono Sur)는 이미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카사블랑카 밸리(Casablanca Valley)에서 생산되고 적당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피노누아 와인을 마실 수 있다. 피노누아 와인은 재배가 까다로운 만큼 대체로 값이 다른 품종들에 비해서 비싼 편이다.   필자가 작년 봄 브르고뉴 여행중에 어느 한적한 식당에서 테이블에 않아 식사를 하던 중, 옆 테이블에서 브르고뉴 와인을 오픈하여 잔에 따르는 순간 날아오는 꽃향기에 매료되어 같이 있던 지인과 함께 즉석에서 피노누아 와인을 시켜 마실만큼 피노누아는 쉬라와 더불어 꽃향기가 아주 그득한 아름답고 매력적인 와인이다.   필자가 와인 동호회 활동을 하며 보르도에서 생산되는 5대 샤또 와인이나 브르고뉴에서 생산되는 일등급 피노누아 와인을 클럽 동호인끼리 사서 마신 적이 있었다. 물론 맛과 향은 뛰어났지만 필자의 생각은 진정한 와인 매니아나 애호가가 아니면 많은 돈을 투자해 마실 만큼의 와인은 아닌 것 같다. 항상 필자가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좋은 사람, 좋은 분위기, 최적의 온도에서 마신다면 그보다 더 훌륭한 와인과 즐거움은 없을 것이다. 와인은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Tip1) 참고로 알아 두면 좋은 세계 최고의 와인 : 로마네 꽁티(Romanee Conti)라는 브르고뉴에서 생산되는 피노누아 100% 품종의 와인이며 세계 최고가 와인이다. 이 품종은 반드시 손으로 수확한다, 기계로 수확할 경우 땅속의 미생물이나 토양 등이 바뀌어 전통적인 맛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종종 신의 눈방울로 표현되기도 하는 와인이다. 이 와인은 년간 7000병만 생산되고 한국의 수입은 년간 25~30병 정도이다. 웬만한 빈티지 와인의 가격은 한 병당 2,000만 원을 호가한다.   Tip2) 참고로 알아 두는 좋은 와인 지식 : 보르도에서 생산되는 최고 등급의 와인은 프로미에 크랑크뤼클라세(Premier Grand Cru Classe)로 라벨에 표시되고, 브르고뉴 품종의 최고 등급은 그랑크뤼(Grand Cru)로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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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25 > 레드와인 - 메를로(Merlot)
          앞서 레드 와인의 대표적인 품종인 카르베르 쇼비뇽을 설명하였다. 오늘은 카르베르 쇼비뇽과 더불어 프랑스 보르도를 대표하는 레드 품종인 메를로(Merlot)품종을 설명하고자 한다.  메를로 포도 품종은 카베르네 쇼비뇽과 더불어 세계 TOP 5 에 속하는 레드 와인품종중 하나이며, 국내에서는 큰 인기가 많은 품종은 아니지만 브랜딩 파트너로 엄청난 인기가 있는 와인 품종이다. 대부분 우리가 마시는 보르도 와인은 카르베르 쇼비뇽과 메를로를 브랜딩 한 와인이다.   메를로는 카르베르 쇼비뇽에 비해 따뜻하고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는 곳에서 재배되고 일찍 싹이 나온다. 토양은 카르베르 쇼비뇽이 자갈과 모래밭 인데, 메를로는 토양이 차고 축축한 점토가 대부분이다. 우선 메를로와 카르베르 쇼비뇽의 차이점은 메를로는 카르베르 쇼비뇽에 비해 매우 부드럽고 실키하다고 표현한다. 필자는 메를로를 매우 선호한다. 목 넘김이 좋고 아주 부드러운 맛을 내며 편안한 느낌을 준다.   메를로의 특징은 부드러운 타닌 산미가 있고, 미디엄 바디 인 것이다. 메를로의 부드러움과 카르베르 쇼비뇽의 강한 특징을 브랜딩 함으로써, 서로의 장·단점을 살린 아주 좋은 와인이 탄생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보르도 와인의 대부분이 이 두가지 품종이 브랜딩 된 것이고 브랜딩 비율을 차이 나게 하여 기호에 따라 부드러움과 강한 맛을  선택하게 할 수 있게 제조하여 출시한다. 메를로는 실키한 타닌과 딸기·블렉커런트·라즈베리·무화과·자두와 같은 풍미를 풍기며 입에서는 스파이시, 계피, 구운 견과류 같은 매우 복합적인 풍미를 보인다. 이 메를로 품종 시음 적정기는 8~10년 된 것이 시음 적정 와인이다. 메를로 품종 100%로 된 와인도 있지만 필자는 카르베르 소비뇽과 브랜딩 된 와인을 권장한다.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100% 메를로는 매우 드물다. 예를 들어, 세계 최고의 와인인 *PETRUS (빼트리스)는 메를로 100% 사용하여 만든 고가의 아주 훌륭한 와인이다.   *참고로 알아 두는 와인인 PETRUS (빼트리스)는, 유명한 포므롤의 진흙 땅에서 100% 메를로 품종으로 만든 연간 3만 명 밖에 생산되지 않는 메를로 품종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와인이다.   마트나 와인 매장에 가서 100% 메를로 또는 100% 카르베르 쇼비뇽을 찾으면 없을 때도 있다. 필자는 100% 메를로 품종보다는 카르베르 쇼비뇽과 브랜딩 된 두 품종 중, 선호하는 품종의 비율을 보고 선택하여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두 품종을 대표하는 프랑스의 보르도 와인은 브랜딩 했을 때가 가장 좋은 맛을 내기 때문이다. 최상급의 메를로는 뽀므롤(Pomerol)과 생 테밀리옹 (St.Emilion)에서 재배된다. 메를로는 부드러운 맛을 내기 때문 와인만으로도 와인을 즐길 수 있고 음식은 매우 다양 하나 오리나, 소고기 그리고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 매번 강조하지만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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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19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24
    레드 와인의 품종   운동을 하기 전 우리는 워밍업을 하고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 전 이러한 기본적인 간단한 몸풀기 운동이 필요한 것처럼 와인의 각각의 종류와 품종을 배우기 전 와인을 마시기에 꼭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그동안 20여 회에 걸쳐 연재했었다.  이번 부터는 각각의 와인의 종류 중 우선 와인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레드 와인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자 한다. 레드 와인은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식품 중 하나이며, 적포도의 껍질, 과육, 씨를 사용하여 만든 대표적인 와인이다. 레드 와인에는 황산화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어 다른 술에 비해 건강에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와인도 알콜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마시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와인은 하루 한두 잔이 적당하다.   와인을 고를 때 꼭 알아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와인의 품종이며, 전세계에 걸쳐 무수한 품종이 존재한다. 와인을 배우는 입장에서는 그 많을 것들을 알고 마셔보는 일 까지는 필요가 없겠지만 와인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대표품종에 대해서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위에 나열한 것이 대표적인 레드 와인의 품종이다. 이미 알고 있거나 또는 모르는 품종이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 계속 연재되는 컬럼을 통해 몰랐던 품종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일반적으로 포도는 당분이 많고 다른 과일에 비해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포도에는 당분이 지방으로 전환되는것을 억제하는 또 다른 성분이 있어 몸에 축적된 지방을 제거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첫번째, 카베르네 소비뇽(Carbernet Sauvignon)은 전세계 와인 생산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레드 품종이며 장기 숙성이 가능한 품종이다. 프랑스 보르도에서도 카베르네 소비뇽은 주력 품종이며 대부분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말벡, 쁘디 베르도와 블랜딩을 하여 와인을 제조한다. 보르도에서 출시되는 와인은 대부분 몇 가지 품종을 섞어 블랜딩을 하여 제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은 다른 레드 품종에 비해 많은 햇빛과 따듯한 기후가 필요한 품종이며, 땅의 영양분이 많지 않으면서, 물이 잘 빠지는 곳에서 재배되는 품종이다. 또한 이 품종은 병충해에도 강하다. 보르도 지역에 있는, 메독(Medoc), 그라브 (Grave)지역은, 이 품종의 대표 산지이며 배수가 잘되고 자갈 토양이 있고,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더불어 천혜의 자연 여건을 지닌 포도 재배의 대표적인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 두 지역에서 세계5대 샤토와인들이 생산되며, 이 와인에 대해서는 이후 따로 설명을 할 예정이다. 미국 와인 산지 중 이 품종의 대표산지는 캘리포니아 나파벨리이다.   *5대 와인 : Chateau Latour (샤토 라뚜르), Chateau Laffite Rothschild (샤토 라피트 로칠드), Chateau Mouton Rothschild (샤토무통로칠드), Chateau Haut-Brion(샤토오브리옹), Chateau Magaux (샤토마고) 자갈 토양 특성은 물이 잘 빠지고, 낮 동안 많은 햇볕을 받아 자갈에 저장해 놓았다가, 저녁에 해가 지고 온도가 떨어질 때 자갈의 따듯한 기온이 몸의 체온을 유지 시키는 것처럼 자갈의 따듯한 온기가 포도나무에 온기를 불어 넣어준다. 또 포도 뿌리가 물을 찿아 땅속 깊은 곳까지 내려가 깊은 토양의 좋은 영양분을 포도씨에 축척한다.   카베르네 소비뇽의 특징은 타닌이 강하고 블랙커런트, 블랙체리, 자두 향과 때로는 풀향이 특징이며 숙성에 따라 더 복합적인 맛을 낸다. 대부분의 이 품종의 와인들은 수확 후 평균적으로 오크통과 병속 숙성을 거친 10년 사이가 시음 적정이며 긴 잠재력이 있다. 즉 포도 품종 중 가장 강한 품종의 하나이며 풍미가 풍부해서 주로 소고기, 구운 가금류, 양고기와 잘 어울리지만 필자가 여러 차레 언급했듯이 각자 개인의 취향이라 각자의 기호에 맞게 여러 와인을 여러 음식과 함께 시도해보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왜냐하면 와인은 인생의 즐거움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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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12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22 > 일반 와인과 유기농 와인, 그리고 네츄럴 와인
        와인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레드 와인을 마실까 화이트 또는 샴페인을 마실까 고민한 시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과거에 비해 선택의 폭도 취향에 따라 많이 넓어지고 다양 해졌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또한 프랑스나 일본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Organic(유기농) 와인과 네츄럴 와인이 야채나 과일처럼 조금씩 시장속으로 파고들고 있으며 오가닉 와인은 점점 맛이 진보되고 있다. 오가닉 와인과 네츄럴 와인은 매우 혼동하기가 쉽지만 제 각각의 특성이 있다.    우선 유기농(=오가닉) 와인은 유기 농법 규정에 따라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말한다. 즉, 포도를 재배할 때 인공적인 화학비료나 농약 등의 사용이 일체 금지되며, 이렇게 키운 포도로 만든 와인을 유기농 와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포도를 유기 농법에 따라 재배했다 하더라도 와인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이산화황 즉 보존재 때문에 각국가의 규정에 따라 상황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국가 규정에 따라 유기농 와인 제조시, 보존재 사용을 절대 금지하는 국가가 있는 반면 최소한의 사용을 허락하는 국가가 있다. 유기농 와인은 보존재 사용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일반 와인에 비해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상하기 쉽다. 그래서 유기농 와인은 가급적 빨리 마시는 것이 좋다. 유기농 와인의 단점은 보존 기간이 매우 짧고 소량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값이 비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초기에 비해 점점 더 맛이 발전되고 종류도 다양화 되고 있다.    일반 와인은 통상 오랜 보존을 통해 숙성해 맛과 향의 밸런스를 유지한다. 숙성이 정점에 이른 가장 적절한 시기에 마시는 술로 많은 와인 애호가들은 미리 구매해 최적의 시기에 마시며 취향에 따라 와인을 즐긴다. 이렇듯 와인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이유는 이산화항 즉 보존재를 사용하기 때문인데 이 보존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사용시 병에 고지하게 되어 있다. 와인 병 뒷면에 있는 조그마한 라벨을 보면 보존재 첨가에 대한 정보가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두번째, 네츄럴 와인은 말 그대로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한 와인이다. 네츄럴 공법으로  만들어졌을 때의 결과는 말 그대로 신에게 맡긴 결과물이라, 품질면에서도 제각각이다. 네츄럴 와인의 특징은 타닌이 매우 적고 라이트 하며, 야외에서 아무 음식과 페어링 하기도 쉽다. 하지만, 일반 와인에 비해 빨리 마셔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통상 네츄럴 와인은 재배·양조 과정에서 화학성분이 최대한 배제되었기 때문에 일반 와인에 비해 도수가 낮고 대체적으로 숙취 또한 덜한 편이다.   필자는 어느 시음회 때 네츄럴 와인을 맛보며 그들의 철학과 공법, 그리고 제조 과정을 들은 적이 있다. 과학적이고 독창적이며 나름대로 제각각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의 노력은 인상적이었고, 컨셉도 훌륭했다. 그러나 필자가 권장하고 싶은 와인은 새로운 컨셉의 와인보다는 적당한 숙성을 거친 중후한 맛이 있는 와인이다. 즉 와인은 무엇보다 맛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유기농 그리고 네츄럴 와인은 호기심에 한 번 정도는 마셔보는 와인,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야외에서 적당히 즐기는 와인 정도로 필자는 추천하고 싶지만, 누차 이야기했듯이 와인은 개인의 취향이니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번쯤은 마셔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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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05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22 > 와인과 음악
    .     프랑스 와이너리 샤토에 있는 와인바에서 한 컷       좋은 사람과 집 또는 좋아하는 나만의 분위기 있는 곳에서 좋아하는 와인을 마시는 것이 와인을 마시는 즐거움의 하나라고 필자가 쓴 적이 있다. 음식을 곁들인다면 완벽한 조합이고, 여기에 음악과 Marriage(Pairing = 결혼, 조합)을 한다면 최고의 조합일 것이다. 아마도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똑같은 와인을 정적이 흐르는 곳에서 마셨을 때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마셨을 때 와인의 맛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와인과 음악은 감각을 개발시키는 공통점 즉 순간적인 것이 있다. 와인을 마시는 순간, 음악은 연주를 듣는 순간 존재의 가치가 있으며, 또한 아침에 와이 너리 포도밭을 달리며 느끼는 아침이슬과 햇살이 어우러진 아름다움과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아름다운 선율은 와인과 음악의 또 다른 공통점이기도 하다. 와인을 마실 때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유리병과도 같고, 음악도 그 아름다운 선율의 감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소음공해와도 같을 것이다. 즉, 둘만의 marriage는 서로의 공통점이 조합을 이루었을 때 비로소 좋은 marriage가 탄생될 것이며 기억에 남는 추억도 만들어 낼 것이다. 필자는 비행기를 타고 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을 받으며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음악과 함께 기내식과 어우러진 한잔의 와인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과 즐거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영국의 어느 연구기관에서 설문 조사를 했을 때, 와인과 음식의 Marriage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와인을 특정 음악과 완벽한 marriage 하여 마셨을 때 와인의 맛을 50~60% 이상 높게 평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즉, 풀 바디 와인, 묵직한 품종인 까베르네 쇼비뇽은 웅장한 클래식을, 그리고 샴페인이나 화이트 와인과 같은 가벼운 와인은 생동감 있고 경쾌한 음악을 들었을 때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음악을 반대로 들었을 때 평가는 반으로 떨어졌다. 이것은 단순 실험에 불과 하지만, 와인에 맞게 음악을 선택한다면, 와인의 맛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좋은 실험이었고, 음악이 인간의 지각과 감수성에 영향을 미쳐 와인의 맛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좋은 사례일 것이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도 분위기, 사람, 음악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똑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의 상황에 따라, 아메리카노, 라떼, 에스프레소 등등을 선택해 그날의 음악과 감성을 느껴보면서 마셔 보기를 추천한다. 와인과 음식의 조화와 마찬가지로, 마시는 와인의 품종에 따라 음악도 기호이기 때문에 자신이 선호하는 와인과 음악을 조화시킨다면 나만의 개성에 따라 좋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된다. 매번 강조하지만 와인은 즐거움이다. 좋은 와인과 음악, 더구나 이것을 함께하는 좋은 사람과 음식이 있다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와인과 음악의 보편적인 조화를 나열한다면, 첫째 레드 품종인 까베르네 쇼비뇽 같은 풀바디 품종은 묵직하고 웅장한 교향곡을 둘째 레드 품종인 쇼비뇽 품종에 비해 가벼운 미디엄 바디 메를로는 감미로운 재즈를, 셋째 레드 품종인 쉬라와 같은 개성이 강한 품종은 오페라를, 넷째 레드 품종인 피노누아 같은 섬세한 와인은 소프라노 개통의 음악을, 다섯째 화이트 와인 쇼비뇽 블랑과 같은 품종은 경쾌하고 발랄한 가벼운 음악을, 마지막으로 화이트 와인 품종인 샤르도네는 우아한 음악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의 기술한 내용은 화이트 와인은 생선, 레드는 고기라는 보편적인 공식과 같은 맥락이고, 필자가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음식과 마찬가지로, 음악 역시 본인의 특성과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가장 좋을 것이다.   필자는 참고적으로 발라드풍의 음악을 들으며, 와인을 마실 때 최고의 즐거움을 종종 느낀다. 한편, 지인 중 한 분은 손수 조립한 진공관 앰프로 음악을 들으며 와인을 즐긴다고 한다. 그분에게는 진공관에서 나오는 불빛의 아름다움이 더해져 와인의 즐거움을 배로 느낄 수 있다고 상상해본다. 언젠가는 지인의 집에서 와인과 음악 그리고 진공관 앰프에서 나오는 불빛을 보며 좋은 사람과 함께 와인을 기대하며, 와인과 음악의 컬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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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29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21 > 와인과 음식
          필자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음식에 맞는 와인을 추천 해달라는 것과 저렴한 가격에 좋은 와인을 추천해달라는 것이다. 둘 다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레스토랑에 가면 소믈리에 또는 매니저가 열심히 어떤 음식에 어떤 와인을 마셔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각종 인터넷이나 잡지에 너무도 광범위한 음식 페어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기억하려면 얼마나 피곤한가? 필자는 이러한 것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스트레스를 풀고자 좋은 와인과 음식을 먹는데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일인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나 유럽에서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와인 매니아는 페어링에 집중하여 음식과 와인의 맛을 즐기는 즐거움을 뒷전으로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은 과연 그렇게 자유분방한 선택을 하면서 무엇을 터득하였을까?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에 실패를 경험하며 와인과 음식을 즐기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최대한 즐거움을 만끽하며 자신만의 규칙을 터득했을 것이고, 반복함으로써 자신만이 아는 규칙을 만들었을 것이다.   15년 전 필자가 노르망디 여행 중 파리근교에 있는 옹플러라는 작은 항구 도시를 여행하면서 항구 옆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하며 소믈리에에게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때 그 소믈리에는 생선요리에 레드와인인 보루도 와인을 추천하는 순간 놀라움에 생선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이 적당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했다. 그때 웃는 얼굴로손가락을 저으며 꼭 그렇지 않으니 시도해 보라 했고, 결과는 너무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또 서울의 어느 고깃집에서 브류고뉴 사돈네와 등심의 아름다운 맛도 역시 예외였다. 그래서 터득한 규칙이 모든 것은 나의 취향에 맞게 창의적인 시도로 즐거움을 찾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와인과 음식도 각자 개인 기호 식품이다.  와인을 마시는데 규칙이 있어야 하고 설상 그 규칙에 따랐는데 실망을 했을 때 어떤 감정일까 생각해 본다. 즉 자신의 취향에 맞게 자유롭게 그리고 창의적인 규칙을 권장하고 싶다.   음식과 와인은 서로의 성격을 나타내기보다 반려자로서의 관계를 유지한다. 즉 성질이 같은 것끼리 묶어 주면 된다. 보통 생선은 화이트, 그리고 고기는 레드라는 개념은 통상적인 안전한 페어링이지 꼭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의 극명한 차이점은 레드에는 타닌이 존재하고 타닌은 생선 비린내와 상극이다. 즉 이것만 피하면 생선과 고기에 구분 없이 즉 화이트에 고기를 페어링을 해도 좋다. 결국 각자의 입맛에 맞게 맞는 와인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가장 기초적인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을 살펴보면, 첫 번째, 샴페인은 거의 모든 음식과 다 잘 어울린다. 고기·생선·디저트·까나페 등등….   두번째, 풍미가 강한 음식엔 거의 같은 강도가 있는 와인이 좋다. 채소나 향이 좋은 야채들은 화이트 와인인 소비니용 블랑과 같이 향이 나는 신선하고 가벼운 와인이 좋다. 신선한 냄새가 풍성한 굴은 보통 최고의 반려자라고 하는 보르도의 샤블리를 마시지만 사람에 따라 취향이 달라 샴페인을 더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세 번째, 타닌이 풍부한 와인은 기름기 있는 고기와 마시는 것이 좋다. 타닌은 기름기와 만나면 좋은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   네 번째, 감칠맛은 많은 음식에 첨가되는 재료에 존재한다. 다시마, 치즈, 또는 소스의 기본이 되는 간장 된장 등등. 감칠맛은 음식의 맛을 좋게 하지만 조금 지나면 상당히 무거운 맛을 내게 된다. 이럴 때 신맛이 나는 와인을 마시면 좋다. 또한 산미가 좋은 와인은 신맛이 강한 음식, 짠 음식 그리고 기름진 음식에 잘 어울린다. 이런 음식에는 신맛이 있는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이 잘 어울린다. 한 예로 튀김에 간장 소스를 찍어 먹을 때 좋으며, 보통 레드 와인과 치즈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사실 치즈는 화이트 와인이 더 잘 어울리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다섯 번째, 매운 맛이 나는 한국 음식에는 딱히 잘 어울리는 와인이 선뜻 생각나지 않지만 타닌이 많고 알코올이 높은 와인만 피하면 좋다. 쉬라가 적당할 것 같다.   여섯 번째, 달달한 디저트 와인에는 달달한 케익이나 쿠키나 초콜릿 등이 잘 어울리지만, 짭짭할 치즈와도 한번 시도하는 것이 어떨지 궁금하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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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기행
    2023-03-22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20 > 와인 테이블 메너 - 두 번째
    와인은 요리와 함께 마시기 시작해 디저트가 나올 때 까지만 마시는 것이 원칙이나, 이후 와인이 남았을 경우 남은 와인을 마시며 계속 자리에서 담소를 나누어도 된다.입안에 음식물이 있을 때 마시면 와인의 참맛을 즐길 수가 없어 음식을 삼킨 후 마시는 것이 좋다.  와인을 마시고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음식을 먹고 와인을 마셔야 하는지 종종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법칙은 없으나 음식을 먹은 후 와인을 조금씩 마시는 것을 필자는 추천한다. 그리고 와인은 소주처럼 원 샷을 하는 술이 아니고 음식과 함께 천천히 즐기는 술인 만큼 조금씩 음미하면서 마시면 된다. 식당에서 와인을 선택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 어떤 가격에 어떤 와인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이다. 와인 매니아인 경우는 품종과 가격대를 비교 선택하지만 잘 모를 경우는 그날의 식사 1인분 정도의 가격대를 기준 선택하거나 예산에 맞추어 소믈리에에게 추천을 의뢰하면 된다. 체면을 생각해서 가격대가 너무 높은 와인을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와인의 적정량은 여자는 와인의 3분의 1, 남자는 3분의 2 정도면 적정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의 주량에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만찬을 할 경우 와인은 샴페인 ? 화이트 ? 레드 ? 디저트 와인 순서로 도수가 약한 것부터 강한 순서대로 마시면 되지만, 통상 우리나라에서는 음식에 따라 한 가지를 선택하여 마시는 경향이 많아 취향에 맞는 와인을 선택해 즐기면 된다. 뷔페식당에 가면 종종 보는 광경이 있다. 접시에 찬 음식, 더운 음식 심지어는 디저트까지 한 접시에 담아 식사를 하는 광경을 목격하는 경우가 많다. 식사는 찬 음식을 가볍게 먹은 후 더운 음식 그리고 디저트 순으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고,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순서 없이 먹는 음식은 배고픔을 없애는 것이지 음식의 맛을 느끼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와인은 즐기는 술, 마시면서 알아가는 술, 본인의 취향에 맞게 마시는 술이다. 마시면서 지식을 쌓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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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기행
    2023-03-15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19 > 와인 테이블 매너 - 첫 번째
    프랑스 와이 너리 여행 중 어느 한적한 샤또에서 여유로운 점심식사 중 한 컷.     .     오늘은 와인을 마실 때 알아 두면 좋은 기본 매너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와인이 어떤 술인지 알기도 전에 어떻게 마실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면 와인이 어렵다는 생각 먼저 들 것이다. 하지만 와인을 알면 절대 어려운 술이 아니고, 마시면서 알아가는 술이라는 것을 터득할 것이다. 와인은 음식과 함께하면서 공생 공존이라나 할까? 즉 식사를 돕는 술이다. 그래서 와인과 음식의 조화를 Marriage(결혼)라고 한다.와인을 어떻게 마실까 고민하다가 식사를 망쳐서는 안된다. 와인은 즐기는 술인데 우리는 너무 와인을 감정 평가하는데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 영어를 배울 때 너무 지나치게 문법에 의존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식사 때나 모임에서 와인을 마실 때는 그냥 즐겁게 마시면 된다. 교과서와 같은 법칙이나 격식에 대해 너무 많이 이야기하면 즐거움보다 학구적인 딱딱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와인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계속해서 식사자리를 주도하며 와인에 대해 계속 말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즉 와인 매니아는 상대방이 질문을 할 때 와인에 대해 간단히 알고 있는 상식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와인은 종종 클래식 음악과 같다고들 한다. 클래식은 한번 들어서 잘 알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계속해서 듣게 되면 친숙해진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음악 자체를 좋아하지 듣는 태도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와인은 음식과 분위기 그리고 맛과 향을 즐기면 되는 것이지 너무 어려운 격식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고급의 와인을 마실 경우는 결혼식에 정장을 하고 가는 것처럼 격식을 차려 마실 경우도 있다. 와인은 일반적으로 초청한 사람이 선택을 한다. 와인 테스팅은 초청한 사람(호스트)만이 하고 초대된 사람은 음식과 즐겁게 마시면 된다. 와인 테스팅은 와인이 상하지 않았는지 확인을 하기 위한 수순이지 본인의 취향을 위해 테스팅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 변질됐다고 판단된 경우를 제외하고 바꿀 수 없다.  와인은 여성부터 따르고 남성순으로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와인을 마실 때 긴 다리부분 (stem)을 잡고 마시는 것이 원칙이나 요즘은 아무 곳이나 편한대로 잡고 마시면 된다. 손바닥으로 잔을 받히면 온도의 변화를 주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있는데, 짧은 시간이라 온도의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여성은 와인을 따르지 않는다. 와인은 약한 것부터 강한 순서대로 마시면 된다. 와인을 종종 두손으로 받고, 또는 와인잔을 소주잔처럼 테이블에서 들어서 술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와인을 받을 때는 손을 가볍게 와인 잔 밑에 대기만 하고 있으면 되고, 와인을 거절할 때는 와인 글라스위에 가볍게 손을 얹으면 된다. 와인을 선택할 때는 음식 주문 후, 선택하면 되고 특별한 와인이 있어 식사를 할 경우는 와인의 성격에 맞게 음식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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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기행
    2023-03-08

실시간 와인기행 기사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 41 > 퇴직과 여행 그리고 와인의 세계 : 와인은 즐거움이다!! -와인 컬럼을 마치면서…
       이영길 에어프랑스·KLM 항공 前 지점장님   이영길 에어프랑스·KLM 항공 前 지점장님을 여러 번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와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와인에 대해 무척 조예가 깊었는데 알고 보니 소믈리에 과정을 거친 전문가셨습니다.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제대로 알고 마시는 사람이 드문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와인 칼럼을 제안 드렸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연재가 어느덧 1년이 가까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와인을 제대로 몰랐던 분들이 쉽게 풀어쓴 와인 이야기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고 몇몇 분들과 와인모임을 갖기도 했습니다.  경영이 어려운 신문사 여건상 원고료도 못드리고 재능기부로 옥고를 받았는데, 한주도 빠짐없이 글을 보내주셨고 때로는 프랑스 등 외국을 다녀오시면서 더욱 생생한 글과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말과 글의 차이가 확연하다는 것을 알기에 이영길 소믈리에님의 노력에 더욱 감사할 따름입니다. 독자분들께서도 연재된 와인기행 중 놓친 칼럼이 있다면 인천공항뉴스 홈페이지(문화>와인기행)에 차곡차곡 쌓아두었으니 천천히 와인을 마시듯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와인기행을 연재해 주신 이영길 소믈리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김창근 편집국장)       . 퇴직 후 우연히 인천공항뉴스 편집국장과 식사를 하던 중 영종 주민을 위해 알기 쉽게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흔쾌히 와인 컬럼을 쓰게 됐고, 많은 시간을 들여 원고를 쓰고 지우며 힘든 과정도 있었지만 덕분에 식당이나 길거리에서도 알아봐 주시는 독자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도 들었다. 또한 와인 컬럼을 쓰면서 지식을 글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옮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깨달은 계기도 되었던 것 같다.    .   어쩌다 입사한 항공업계, 미국 델타항공사를 거쳐 문화가 전혀 다른 유럽항공사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 항공사)겸임 지점장을 끝으로 퇴직을 했다.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할 즈음 한국의 퇴직과 서양의 퇴직 개념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사실에 고민이 많았다. 오랜 생각 끝에 핑계 삼아 여행도 갈 수 있고 샴페인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과 여행>이라는 선택을 하게 됐다. 특히 프랑스 항공사는 기내 음식과 와인에 대해 매우 민감해 지점장 업무 가운데 하나가 음식의 질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 기내식을 책임지는 역할도 있었기 때문에 축적된 경험과 항공사 재임기간 중 또는 퇴직 후 누릴 수 있는 여행의 특권이 이러한 선택을 쉽게 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것도 부인할 수 없다.    .   다른 일 면에는 너무나도 획일적인 일상인 한국의 퇴직 생활로부터 탈피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 40년 가까이 외국계 직장에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한국의 퇴직관념은 퇴직후에도 명함이 필요하고 일을 하지 않으면 왠지 불안한 나라라는 것이다. 직장에서 일만하며 직장 평가에 집착해 부부가 같이 일상을 즐기는 습관이 안되어 퇴직후에도 각자 도생을 해야 하고, 자식을 끝까지 애프터 서비스를 해주어야 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퇴직 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다른 한국의 퇴직 생활로부터 과감히 탈피하여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은 자유로움을 즐기고도 싶었다. 이런 것들이 와인과 자연스럽게 연계가 되었다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가 없다. 또한, 이 무렵 우연히 읽은 박경리 노년관 <일상의 기적>이 나의 결정에 쐐기를 박게 한 계기가 되었다.   . “덜컥 탈이 났다.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 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걸,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조차 힘들었다. 그러자 하룻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세면대에서 허리를 굽혀 세수하기,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양말을 신는 일, 기침을 하는 일,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 내게는 더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수 없이 병원에 다녀와서 하루를 빈둥거리며 보냈다. 비로소 몸의 소리가 들려왔다. 실은 그동안 목도 결리고,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힘들었노라, 눈도 피곤했노라, 몸 구석구석에서 불평을 해댔다.언제나 내 마음대로 될 줄 알았던 나의 몸이, 이렇게 기습적으로 반란을 일으킬 줄은 예상조차 못했던 터라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중이다. 이때 중국 속담이 떠올랐다.“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예전에 싱겁게 웃어넘겼던 그 말이 다시 생각난 건, 반듯하고 짱짱하게 걷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괜한 말이 아니었다.윗분으로 모셨던 분의 병문안을 다녀왔다. 몇 년에 걸쳐 점점 건강이 나빠져 이제 그분이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깜빡이는 정도에 불과했다.   예민한 감수성과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명성을 날리던 분의 그런 모습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한때의 빛나던 재능도 다 소용없구나,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돌아오면서 지금 저분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혼자서 일어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그런 아주 사소한 일이 아닐까? 다만 그런 소소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는 대개는 너무 늦은 다음이라는 점이 안타깝다.우리는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이루고 싶어 안달하며 무리를 한다. 오늘도 일상에 감사하며 살자! 지금도 감사를 느끼고 계시는지? <박경리 ‘일상의 기적’ 중에서>    .    .  이제 41편을 끝으로 와인 컬럼을 마치면서, 일상의 기적처럼 좋은 사람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며 한잔의 와인과 또는 샴페인을 즐기며 일상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도 어떨지 조심스럽게 제안을 해 본다. 또 다른 곳에서 또 따른 기회로 독자 여러분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독자 여러분과 함께 행복했고 또한 저의 와인 컬럼을 열심히 응원해 주셨던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Good-by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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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06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 40 > 디저트 와인
            와인은 용도에 따라 나누면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식전주로서 마시는 와인, 두번째는 식사를 하면서 마시는 와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식사후에 마시는 식후 주 와인이다.   일반적으로 식전주로서는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 주정 강화 와인 또는 화이트 와인을 주로 마시고, 식사를 하면서 메뉴에 따라 레드나 화이트 그리고 식후에는 달콤한 디저트 와인을 마신다.    디저트 와인을 만드는 포도는 재배가 까다롭고 거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 같은 양이라도 다른 와인에 비해 평균 단가가 높은 편이다. 이 와인은 귀부화가 진행된 포도 만을 골라 만들기 때문 한번에 수확이 어렵고 여러 차례에 걸쳐 수확을 하여 만든다. 참고적으로 명성이 높은 귀부와인은 한 그루에서 한잔 정도가 나올 정도이며 이 와인의 특징은 당도가 상당히 높고 산미가 있는 편이다. 식후주로 단 디저트나 블루 치즈와 주로 마신다.   세계 3대 디저트(귀부와인)와인은 다음과 같다,   ·프랑스의 쏘테른과 바르샥 (Sauternes&Barsac) : 이 지역은 프랑스에서 귀부와인을 만들어 내는 대표 산지로 특등급 와인으로는 샤토이켐(Chateau d’Yquem)이 있으며,세계 최고급 디저트 와인이다.   ·독일의 트로베어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 약자로 TBA라고 하며 독일의 포도밭 특성상 귀부화가 실패할 수 있는 확률도 높은 편이라 일정하게 와인 생산을 할 수 없는 특성이 있으며 대중적이지 못하다.   ·헝가리의 토카이 (Tokaji) : 토카이는 헝가리 북동부 끝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위치한 곳이다. 토카이 와인은 아쑤(Aszu)라는 포도 품종으로 만든다. 이 지방의 귀부 와인은 당도에 따라 여러 등급체계가 있으며, 등급기준은 푸토뇨쉬(Puttonyos)이다. 당도에 따라 주로 3에서 6등급까지의 푸토뇨쉬 가 있으며, 특히 에센시아라는 등급의 귀부 와인은 세계에서 가장 당도가 높은 와인이다. 토카이 와인은 아카시아 또는 복숭아 향이 나며 부드럽고 목 넘김이 아주 부드럽다.  일반적으로 디저트 와인은 차게 해서 마신다. 디저트 와인은 달콤한 케익이나 치이즈 등과 잘 어울리며 와인보다 단 디저트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귀부 와인은 메인 요리와 식사하면서 마시는 경우가 있으며, 거의 간인 푸아그라 요리와 페어링이 잘된다.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귀부 와인은 일반 와인과 같은 알코올 성분이 12~14%정도이고, 당도 그리고 산도는 일반 와인에 비해 높은 편이다.    반면, 헝가리 토카이 와인은 음식과 매칭이 힘들고 주로 디저트와 함께 마신다. 끝으로 와인을 좋아하는 9가지 이유를 정리해 보았다.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 1. Warm up (따듯하게 한다) : 혈관이 확장되어 따듯한 혈액이 피부 표면에 더 가깝게 이동하여 몸을 따듯하게 해 준다. 2. Learn (배우는 즐거움) : 와인은 마시는 것 이외에도, 언제 어디서 어떤 품종으로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씩 배우며 조금씩 지식이 쌓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3. Communication (대화 소재) : 와인은 대화의 소재를 주며, 특성상 조금씩 오랫동안 마시며 대화의 장을 만들어 준다. 4. Sleep(수면) : 물만 마신 사람들과 비교해도 대체적으로 더 나은 수면을 즐길 수 있다. 5. Social networking(좋은 인맥) : 와인은 비즈니스나 사적으로 인맥을 넓힐 수 있다. 6. Happiness (축제의 느낌) : 스파클링 와인, 특히 샴페인은 무엇을 기념하기에 아주 적합하고 즐거움이 두 배 이상이 뛴다. 7. Sharing (나눔) : 와인은 혼자 마시는 것보다 누군가와 같이 나눌 때 훨씬 즐겁다. 아무리 좋은 와인도 혼자 마시면 즐겁지 않다. 와인은 나눔이다. 8. Marriage (음식과의 마리아쥬) : 식사하면서 음식과 같이 마시면 음식 먹는 즐거움을 배로 높여준다. 9. Good for Your Health (건강) : 한잔의 와인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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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30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 39 > 와인의 종류 : 주정강화(Fortified wine) 와인
      주정강화 와인을 처음 들어 보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와인에 브랜디와 같은 증류주를 첨가함으로써 인위적으로 발효를 중지시켜 단맛과 함께 알코올 도수를 18~20도까지 높인 와인으로 도수가 높은 만큼 보전성이 아주 좋다.  주정강화 와인은 스위트와 드라이한 타입이 있다. 주로 식후주로 디저트와 함께 마시는 와인이나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은 차갑게 해서 식전주로 마신다. 대표적인 주정강화 와인은 포르투갈에서 생산하는 포르토 와인(Porto wine),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셰리(Sherry), 그리고 아프리카 연안에 위치한 마데이라 제도에서 생산되는 마데이라(Madeira)가 있으며, 이것이 세계3대 주정강화 와인이다. 주정강화 와인의 역사는 식민지 개척시대에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던 영국인들이 본국으로 와인을 수송 중 적도를 지나며 온도와 열로 인하여 와인이 상하는 일이 종종 발생해 이를 막을 방법을 찾던 만들어 낸 와인이다. 와인에 도수가 높은 브랜디를 섞어 온도를 높이면 와인이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때부터 와인에 브랜디를 섞은 것이 주정강화 와인인 포르토가 탄생한 배경이다. 필자가 포르투갈을 여행했을 때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이베리아 반도의 대표적인 음악인 파두(Fado)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그다음이 포르토 여행시 와이너리를 방문해 지하동굴에서 마셨던 포르토와인이었다. 달콤하면서 무엇인가 오묘한 향기에 반해 파두 클럽(Clube de Fado)에서 파두를 들으며 포트 와인 한 잔을 마셔 보았다. 진한 달콤함과 파두 노래와 함께한 시간…지금도 생생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낭만적인 분위기와 깊은 맛을 주었다. 포르투갈로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파두 클럽에서 파두 음악을 들으면서 포트 와인 한 잔을 마시는 것을 꼭 추천한다.    포르토 와인에 대해 알아보면,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눈다.    - 루비포토(Ruby Port) : 산화를 막기 위해 숙성기간이 3년 이내로 짧고 주로 스테인리스 양조통에서 숙성한다. 진한 붉은 색을 띠고 있으며 베리 향과 같은 아로마 향이 있고, 달콤하며 적당한 산미가 느껴진다.   - 트와니포트(Twany Port) : 오크통에서 최소 3년 이상 숙성된 와인이며 10년에서 100년 이상 된 최고급 포트 와인도 있다. 붉은빛이 감도는 황갈색을 띠고 있으며 달콤한 향과 오크 향이 입안에서 느껴진다.   - 화이트 포트(White Port): 청포도로 양조 3-5년 숙성을 거친 드라이 와인이며, 샴페인과 같이 차갑게 해서 식전주로 주로 마신다. 일반적으로 열대과일의 아로마가 느껴지며 적당한 산미가 느껴진다.   셰리(Sherry)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주정강화 와인이다. 정확히 셰리는 세비야(Sevilla)에서 가까운 안달루시아 지방의 헤레스라는 곳에서 생산되고, 헤레스의 영어 이름이 셰리(Sherry) 이다. 차게 해서 주로 식전주로 마시며 알콜 도수가 15도 정도이나 디저트 와인용으로 도수가 높고 단맛이나는 셰리도 있다. 단맛이 나는 셰리는 식후주로 마신다.   마지막으로 마데이라(Madeira)는 포르투갈 령인 아프리카 모로코에 있는 화산섬으로 우리나라 제주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섬이기도 하다. 와인을 재배하기에는 나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3대 주정강화 와인을 만들었다. 마데이라 섬은 대서양을 횡단하는 보급기지였으며 긴 항해를 견디기 위해 장기보관용 와인이 필요하여 이곳에서 생산된 와인에 브랜디를 섞었으나, 적도를 지나며 맛이 더욱더 좋아져서 유명해진 주정강화 와인이다.    마데이라를 마실 때는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식전주 또는 식후주로 사용된다.  요즘처럼 더운 날에는 마데이라 한 병을 차게 해서 한잔 마시는 것도 좋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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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23
  • 와인의 종류 : 샴페인(Champagne) - 2
    프랑스 상파뉴 지역 유명한 샴페인하우스 villa demoiselle 에서   샴페인은 보통 생일을 비롯해 축하하는 자리 또는 웰컴용으로 많이 마신다. 샴페인은 다른 와인에 비해 마셨을 때 기분을 두 배로 증폭시킨다. 우스개 소리지만 프랑스에서는 비즈니스 때 샴페인을 마시면 계약 성공률이 높아진다고 할 만큼 샴페인은 마셨을 때 기분을 좋게 만든다,    시원한 온도와 기포의 마술이라고 할까? 샴페인은 기포와 온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샴페인을 마실 때는 플루투(Flute)라는 긴 잔에 마시는 것이 좋다. 이 샴페인 잔은 기포와 풍미를 유지시켜 주며 시각적인 효과와 함께 얇은 림은 입술에 기포와 함께 부드럽고 매혹적인 촉감을 선사한다.   샴페인은 병 안에 있는 기포로 인해 엄청난 압력이 있기 때문에 샴페인 마개를 딸 때 조심스럽게 따야 한다. TV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처럼 샴페인을 흔들고 펑 터트리며 골프 우승자에게 샴페인을 뿌리는 것과 같은 때를 제외하면 샴페인은 펑 소리 나지 않게 조용히 한 방울의 샴페인도 넘치지 않게 오픈해야 한다.   샴페인은 음용 온도는 6~8도 그리고 도수는 12%이다. 칼로리는 보통 한잔에 70Kcal (150cc 기준)이다. 샴페인의 기포는 한 병에 4900만 개가 있다고 한다. 고급 샴페인 일수록 계속적으로 작고 섬세한 기포가 발포하며 기포가 작을수록 입안에서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샴페인은 당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뉘며, 샴페인 병에 표시 되어있다. 구입 전 본인의 선호도에 따라 고르면 된다. 브륏(brut) : 약간 드라이하고 단맛이 없음 엑스트라 드라이 (Extra Dry) : 약간의 단맛과 약간의 드라이함 섹(sec) : 단맛 드미 섹 (Demi Sec) : 단맛이 Sec 보다 진함 두(Doux) : 단맛이 진함 퀴베(Cuvee) : 첫번째 압착에서 생산된 고급 샴페인을 뜻한다.   샴페인은 특유의 섬세한 향과 맛을 적정온도에서 즐길 수 있으며, 샴페인은 대부분의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프랑스 샴페인은 작황이 좋은 해 와인을 축척해 놓은 리저브 와인과 브렌딩하여 만들기 때문에 일반 와인에 비해 비싸다. 하지만 가격보다 샴페인은 온도가 생명이며 그 다음이 잔이다.    시중에 적당한 1~2만 원대 스파클링 와인이나 카바도 적정 온도와 (6~8도)함께 샴페인 잔에 마시면 최고의 맛과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샴페인도 적정온도가 아닌 상태에서 마시면 맛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필자는 샴페인에 매혹되어 해마다 프랑스 샴페인 지역 와이너리를 방문 좋은 날씨에 샴페인과 함께 음식 기행을 한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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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8-09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 37 > 와인의 종류 : 샴페인(Champagne) - 1
        필자가 방문한 쌍파뉴 지역의 한적한 어느 와이너리    지난호 까지는 화이트 와인의 여러 품종과 그 특색에 대해 살펴봤다. 이번에는 포도주 종류의 하나로 발포성 와인인 샴페인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흔히 샴페인은 포도주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샴페인도 포도주의 한 종류이다.   샴페인(Champagne)은 프랑스어로 쌍파뉴, 영어로 샴페인이라 부른다. 프랑스 안에서조차도 상파뉴 지역 외에서 생산된 와인을 샴페인이란 이름을 사용할 수 없고 ‘크레망(Cremant) 또는 뱅 무소(Vin Moureux )’로 부른다.   쌍파뉴는 여름에 온화하고 겨울에는 추워 양질의 포도를 재배하기가 쉽지 않다. 품질이 뛰어난 해만 빈티지 샴페인을 만드는데 빈티지 샴페인은 고작 10%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샴페인은 작황이 좋은 해에 축척해 놓은 리저브 와인을 올해 수확한 베이스 와인에 브렌딩을 한다. 이와 같이 샴페인은 보통 여러 가지 와인을 브랜딩하여 만들기 때문, 90%가 논 빈티지(Non-Vintage)이며, 샴페인 병에 년도 표시 대신 NV (Non-Vintage )가 표시 되어있다.   프랑스 쌍파뉴 지역에서 전통 양조법으로 만든 것만 샴페인이라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그외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샴페인은 양조법이 같다고 해서 샴페인이라 부를 수 없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 각 나라에서 부르는 샴페인의 이름 > 미국 : 스파클링 와인 (Sparkling Wine) 스페인 : 까바 (CAVA) 독일 : 섹트 (SEKT) 이태리 : 스푸만테 (Spumante) 샴페인은 보통 3가지 품종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누아(Pinot Noir), 피노 뮈니에(Pinot Munier)를 블랜딩하여 만들며, 샤르도네 100%를 사용하여 만드는 것을 블랑드블랑(Blanc de Blanc)라고 한다. 피노누아 100%로 만든 샴페인을 블랑드누아(Blanc de Noir)라 한다. 로제(Rose) 샴페인은 일반 샴페인에 레드 와인을 첨가하여 만들어, 엷은 핑크 빛 색이다. 누구나 각자의 기호가 있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블랑드블랑 샴페인을 좋아한다. 나폴레옹 전쟁 승리주가 ‘모엣 샹동(Moet & Chandon)’이기도 했고, 마릴린 먼로도 샴페인 애호가로 특히 파이퍼 하이직(Piper Heidsieck)이라는 샴페인을 좋아해 이 샴페인으로 목욕을 즐기기도 했다고 한다. 윈스톤 처칠도 대단한 샴페인 애호가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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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26
  • 화이트와인 품종 : 모스카토(Moscato) & 세미용(Semillon) & 슈냉블랑(Chenin Blanc)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 지인들과 프랑스 여행 중 한적한 샤토에 들러 와인을 즐겨보았다.   모스카토(Moscato)는 뮈스까(Muscat)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화이트 품종의 이태리어다. 모스카토 품종은 공통적으로 과일 향, 꽃 향이 가득하고 알코올 도수가 5.5%이며, 타 와인에 비해 도수가 낮고 산미 또한 낮은 편이다. 세미 스위트 와인이라 주로 초보자나 여성, 그리고 술을 잘못하는 사람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즉 맥주와 같은 저 알코올에 스위트 와인이다. 모스카토는 달콤한 와인부터 드라이한 와인, 주정강화와인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어 낸다. 와인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도 달콤한 맛에 많이 찾는 품종 이기도 하다. 하얀 복숭아, 살구 향, 아카시아, 오렌지향이 주로 많이 나며, 신선한 산도감과 달콤한 맛이 매력적인 와인이다. 시원하게 해 주로 식전 식사주로 많이 마시며 청량감이 있어 여름에 시원하게 하여 마시면 좋다. 대표적인 모스카토 와인 중에는 이태리 피에몬테 지역 아스티(Asti)에서 생산되는 모스카토 다스티 (Moscato d’Asti DOCG)가 인기가 있다. 고유의 탄산향과 더불어 상큼한 과일 향에 벌꿀 향, 버터향이 난다. 필자가 북유럽을 방문했을 때 식전주로 모스카토 그리고 화이트 와인을 한잔 시킨 일이 있다. 그 때 매니저가 글라스에 얼음과 함께 가져다주어 약간 의아해 했었는데, 동유럽에서는 더운 날에 화이트 와인에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마신다고 한다. 요즘 필자도 종종 모스카토에 얼음을 넣어 한여름 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마시며, 때로는 화이트 와인에 얼음을 넣어 마시기도 한다. 모스카토는 샴페인과 더불어 거의 모든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세미용(Semillon)은 프랑스에서 태어난 청포도 품종이며, 화이트 품종의 하나다. 세미용은 껍질이 얇아 귀부화가 잘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저트 와인 샤토 이껨 (Chateau d’Yquem )인 디저트 와인을 만드는데 쓰인다. 샤르도네와 더불어 샴페인을 만드는데도 빼놓을 수 없는 품종이다. 호주에서는 헌터벨리(Hunter Valley)에서 세미용 품종이 재배되며,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세미용 품종100%로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헌터벨리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다. 세미용 품종의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호주의 대표적인 곳이고, 샤르도네 품종과 더불어 호주의 양대 산맥이다. 호주에서 생산되는 세미용 품종의 화이트 와인은 드라이하고 산도가 높은 편이다. 프랑스에서는 주로 소비뇽블랑과 브랜딩을 많이 하여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을 만들며 산도가 높고 드라이 한편이다. 소비뇽블랑처럼 여름에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며 마시면 좋다. 슈냉 블랑(Chenin Blanc)은 프랑스 루아르(Loire)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며 5대 화이트 와인 품종 중 하나이다. 남아공 역시 슈냉 블랑의 대표 산지로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며 프랑스산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품질이 좋다. 슈냉 블랑은 산도가 좋고 적당한 알코올과 더불어, 바디는 라이트(Light) 바디와 미디엄(Medium) 바디 중간이나, 미디엄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다. 화이트 와인과 더불어 이 품종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과 디저트 와인도 생산한다. 브리오쉬, 사과 향, 복숭아 향과 같이 과일향이 많이 나면서, 청량감과 더불어 묵직한 벌꿀향의 잔향이 남는 것이 특징이다. 소비뇽블랑과 같이 청량감이 있어 여름에 마시면 좋다. 음식은 하얀 살의 닭고기와 잘 어우러지며, 크림 파스타, 치즈와도 좋다, 약간의 단맛이 나는 슈냉블랑은 디저트와도 잘 어울린다. 필자가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어떤 와인이든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마시는가에 따라 와인의 맛을 한층 더 좋게 하고 즐거움을 배로 증폭시킨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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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19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 35 > 화이트와인 품종 : 쏘비뇽 블랑 (Sauvignon Blanc) & 리슬링 (Riesling)
        프랑스의 한적한 샤토 풍경       쏘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은 샤르도네와 더불어 화이트 와인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이다. 프랑스 루와르(Loire)와 뿌이 피메(Pouilly Fume)가 쏘비뇽 블랑의 고향이다. 쏘비뇽 블랑은 샤르도네처럼 재배하기가 쉽지 않지만, 샤르도네에 비해 재배지역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쏘비뇽 블랑은 대체적으로 드라이 한 반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이 와인은 복잡하고 다양한 맛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이 와인은 가볍고(light/medium body) 적당한 산도와 알코올을 가지고 있으며, 올리브 레몬 향이 많이 나고 청량감과 크리스피한 맛이 있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과일향과 청량감 때문에 주로 시원한 날씨에 따듯한 햇볕을 받으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며, 특히 테라스에서 마시면 금상첨화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로 여름에 마시면 좋다. 음식으로는 산도가 높기 때문에 샐러드, 생선 등 해산물 등이 잘 어울리며 유럽에서는 대구구이와 곁들여 마신다. 리슬링 (Riesling)은 샤르도네 그리고 쏘비뇽 블랑과 함께 화이트 와인의 3대 품종이다. 독일이 원산지로, 특히 귀부균의 영향을 받아 만든 와인이나 향으로 만든 아이스 와인은 최고의 리슬링 와인이다. 귀부균의 와인은 산미와 당도의 조화가 두드러지며,주로 디저트 와인으로 마신다. 귀부 와인이 생소하게 느끼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아아래 간단하게 설명을 해 두었다. 리슬링은 꽃, 사과, 꿀 향을 가지고 있으며 상쾌한 신맛이 우아하면서 밸런스도 좋은 편이다. 두드러진 특징은 산미와 당이 많은 와인으로 구분된다. 리슬링은 드라이 또는 달콤한 와인의 두 가지 맛을 가지고 있다.   리슬링은 독일이 압도적이나 프랑스 알자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미국 등 에서도 재배된다. 특히 뉴질랜드 호주에서는 단맛을 뺀 드라이한 와인을 만들어 낸다.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는 우리나라와 요리 방법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알자스식 족발과 소시지 등과 리슬링을 즐긴다. 리슬링은 산미가 높아 숙성 잠재력이 뛰어나다. 드라이한 것부터 당이 높은 것까지 다양하지만 드라이 한 것은 5~10년, 달콤한 리슬링은 10~30년까지 장기 숙성을 할 수 있다. 각자 기호에 따라 마시면 되지만, 보통의 경우는 주로 드라이한 것을 많이 마시는 편이다. 단맛이 강한 리슬링 즉 아이스 와인 계통은 주로 디저트 와인으로 마시며, 디저트와 함께 마시면 좋다, 블루 치즈와 케익과도 잘 어울린다. 주로 초보자가 달콤한 맛이 있어 선호하는 모스카토 다스티도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병모양도 일반 와인과 다르게 가늘면서 예쁜 모양이다. 음식은 어느 음식과도 즐기기에 무난한 와인이다. 한식과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이다.   *귀부와인 : <귀하게 썩은 와인> 이라는 뜻 이다. 포도가 실제 썩은 것은 아니고 마치 썩은 것 같은 최적의 상태에서 수확하여 만든 와인이다. 즉, 된장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메주를 발효시킬 때 곰팡이를 비롯해 밖에 하얀 누룩곰팡이가 생기며 적당한 습도 조절로 아주 잘 발효된 상태에서 만드는 된장이 최고의 상품 이듯,이 품종의 포도도 최적의 습도에서 만들어진 보트리티스(Botrytis)라는 하얀색의 곰팡이균이 포도에 달라붙어 포도에 미세한 구멍을 내며 이로 인해 수분이 증발돼 포도의 당분이 농축된, 마치 썩은 것처럼 곰팡이가 피고 심하게 쪼그라든 상태의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것이 최상의 귀부 와인을 탄생시킨다. 이 품종은 귀부화가 잘 진행된 포도 알만 골라 만들므로 양이 줄고, 손 수확을 해서 귀부화 된 포도를 골라 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와인에 비해서 비싼 편이다. 특히 프랑스 쏘텐(Sauterne)에서 만드는 샤토이켐(Chateau d’Yquem)은 세계 최고의 고가 귀부 와인이다. 보통의 포도나무의 포도는 따듯한 햇볕과 적당한 바람 즉 테루아가 잘 어울려진 상태에서 재배된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어 내지만, 지역에 따라 안개와 습도가 높은 곳이 있는 기후에서는 귀부와인과 같은 달콤한 와인을 만들어 낸다. 자연의 이치는 참 경이롭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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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12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 34 > 화이트와인 품종 - 샤르도네(Chardonnay)
          레드와인의 까베르네 쇼비뇽과 거의 대등의 위치를 차지하는 청포도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바로 샤르도네다. 샤르도네는 까베르네 품종과 마찬가지로 생명력이 강하여 웬만한 병충해나 기후에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어, 프랑스가 원산지이지만 많은 와인 생산국에서 재배하는 품종이기도 하다.     덥고 추운 날씨에 상관없이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겨울이 일찍 오는 프랑스 지역들이(쌍파뉴)나 부르고뉴(Bourgogne) 그리고 더운 미국 캘리포니아지역에서도 좋은 샤르도네를 생산할 수 있는 이유이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와인 생산자라면 누구나가 선호하는 유일한 대표 품종이기도 하다. 특히, 부르고뉴에서는 세계 최고의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와인 생산업자는 와인을 재배하기 편하고, 와인 메이커는 와인을 제조하기 편하며, 소비자는 대중적인 맛에 반하여 선호하고, 와인업자는 팔기 쉽고 그야말로 효자 품종인 셈이다. 이것이 전세계 어디서나 샤르도네 품종을 이용하여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품종은 양조 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만든다. 귀족적인 부르고뉴의 최고급 와인, 신세계 와인 같이 달콤한 와인 그리고 블랑드블랑(Blanc de Blancs:샤르도네 100% 샴페인)샴페인과 같이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샤르도네 품종은 소비니용 블랑과 달리 무겁고 기품이 있는 특징이 있다. 샤르도네 와인은 과일 향(배, 시트러스향)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오크통에서 숙성을 통해 오크향과 바닐라향 버터향이 물씬 풍기는 복합적인 특징이 있다. 그리고 오크통에서 숙성에 따라 미디엄 또는 풀바디의 와인을 만들 수 있다. 특히 풀바디 와인은 황금색을 띤다. 필자는 여름에는 청량감 있는 소비니용 블랑, 그리고 봄과 가을, 겨울에는 무게가 있는 샤르도네를 주로 마신다.   샤르도네 와인을 생산하는 주요국가의 특징을 보면, 단연 프랑스 부르고뉴의 샤르도네는 드라이하면서 기품이 있는 우아한 맛을 보여주며 잔향의 냄새와 입안에 오랫동안 남는 화려한 피니 시(finish)는 정말로 감동적이다. 특히 몽라쉐(Montrachet)와 뫼르소(Meursault)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훌륭한 화이트 와인의 품종이다.   반면, 북쪽의 샤블리는 직선적인 알코올향과 과일향을 띠며, 간단 단순한 면에서는 가장 훌륭한 특징을 보여주는 역시 프랑스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이다. 주로 신선한 굴과는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준다. 미국 캘리포니아 샤르도네도 대중적인 인기가 많지만, 오크를 인위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여 힘과 볼륨이 넘치고 오일리(Oily)한 바닐라한 느낌과 버터 느낌이 많다. 이러한 지적 때문에 미국 샤르도네도 점차적으로 부르고뉴 스타일로 변해가고 있다. 호주의 샤르도네는 오크를 사용한 것과 오크를 사용하지 않는 두가지 와인을 생산한다. 오크를 사용 오크향과, 바닐라, 버터 맛을 내는 것과 오크를 사용하지 않아 과일향을 내는 것 두 가지가 있다. 보통 호주 와인에는 병에 언우디드(Unwooded)라는 표시를 해 쉽게 두 와인을 구별할 수 있다.   칠레는 미국 샤르도네와 비슷하지만 대개 과일향이 많이 난다. 하지만 비싼 와인은 프랑스 부르고뉴와 같은 고급 품질을 보여준다. 음식은 요리한 해산물 그리고 오크 통에서 숙성되어 버터향과 벌꿀향이 풍기는 묵직한 느낌을 주는 샤르도네 와인은 피자, 닭고기 또는 조리법에 따라 소고기 돼지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누차 말했듯이 개인의 기호가 중요한 만큼 다양한 시도를 권장하고 싶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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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05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33 > 화이트 와인
    지난주 컬럼까지는 주요 레드 와인 품종에 대해 총괄적으로 설명했었다. 지난 몇 주에 걸쳐 연재된 레드 와인 품종에 관해 꼼꼼히 읽었다면, 와인을 마실 때 또는 레드 와인에 관련해서 많은 지식을 쌓았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몇 주간은 레드에 이어 화이트 와인에 관해 연재하고자 한다.   우선 이해를 돕기 위해 레드와 화이트의 차이점부터 설명하고자 한다. 여러 경로의 보고서들에 따르면 하루 한잔의 와인은 건강에 좋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알코올 섭취에 따르는 부작용도 있는 만큼 본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면 될듯하다.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 샴페인 등 모두 포도를 이용하는 것은 같으나, 사용하는 포도의 종류 또는 부위 그리고 제조 공정 과정에 차이가 있다. 화이트 와인은 보통 청포도를 이용하여 만들지만, 껍질을 제거한 적포도주의 과즙을 사용하여 만들기도 한다.   < 주요 화이트 와인 품종 >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과 달리 포도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과즙만을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 레드 와인의 붉은색에 비해 투명한 색깔을 내게 되는 것이다. 또한 화이트 와인은 포도 알갱이를 압축해서 나온 즙을 발효시킨 것으로, 신맛이 강하고 상큼하고, 깨끗한 과실향과 맛을 내며 가벼운 바디감을 낸다. 이에 반해 레드 와인은 씨와 껍질을 함께 넣어서 오랜 기간 숙성을 시키며 붉은 색을 띤다. 떫은 맛이 나는 타닌은 포도의 껍질과 씨에서 나오기 때문에 포도 알갱이 만으로 공정을 하는 화이트 와인은 타닌이 없다. 그래서 타닌의 떫은맛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와인 초보자가 처음 와인을 대할 때는 주로 부드러운 화이트 와인을 선호한다. 보통 화이트는 따듯할 때, 레드는 추울 때 마시면 좋고, 와인모임 때는 샴페인 ->화이트 와인 ->레드 순으로 마시면 최적이다. 보관방법의 차이는 레드는 16~18도인 반면에 화이트 와인은 더 온도가 낮은 8~12도 정도가 적당하다.   화이트 와인은 찰수록 특유의 신맛과 상큼한 맛을 내지만, 품종에 따라 이것 역시 다양하다. 하지만 고급 화이트 와인은 상당한 아로마 부케를 느끼며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지만, 필자는 굳이 비싼 고급 화이트 와인에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와인의 특성상 화이트는 레드와 달리 따듯할 때 상쾌하게 마시면 더욱 빛이 나는 와인이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의 칼로리도 거의 비슷하다. 레드 경우 대략100g 당 80kcal이나 화이트 역시 비슷하여 소주보다는 낮고 맥주보다는 높은 편이니 참고하여 본인이 결정하면 될 듯하다.   음식과의 궁합은 보통 화이트와인이 회나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만, 사실 와인은 해산물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와인에 들어 있는 철분이 해산물과 만나면 비린내를 더 증가시키며, 특히 첫 잔을 마신 후 잔에 비린내가 심하게 나서 마실 때 와인의 향을 느끼지 못할뿐더러, 비린내로 인해 계속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충분히 익힌 생선은 비린내가 많이 없어진 편이라 화이트 와인과 궁합이 맞는다. 하지만 여러 차례 설명했듯이 기호에 따라 본인이 여러 가지를 시도하면서 본인만의 궁합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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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6-28
  • 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32 > 레드와인 품종 - 가메(Gamay)
          가메(Gamay)는 프랑스 남서부 부르고뉴 지방인 보졸레(Beaujolais)에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 와인을 만드는 품종이다. 누보는 프랑스어로 ‘새로운’ 또는 ‘첫’이라는 뜻이고, 영어로 New와 같은 뜻이다. 즉 보졸레에서 나오는 첫 번째(햇) 와인이라는 뜻이다. 보졸레와 부르고뉴는 행정구역상 부르고뉴의 남쪽 끝에 위치해 있으나 와인과 관련해서는 완전히 다른 생산지역으로 구분된다. 부르고뉴 대표 품종인 피노누아(Pinot Noir)는 유독 부르고뉴 남쪽 끝에 있는 보졸레 지역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고, 대신 가메가 엄청 잘 자라 가메 품종이 보졸레 지역을 장악했다.  부르고뉴에서는 피노누아 만으로 와인을 만든다는 공작 칙령에 따라 부르고뉴 지역에서 보졸레는 결국 이단 지역이 되었다. 이 품종은 다른 품종보다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며, 숙성 잠재력을 지니지 못하여 오래 보존을 할 수 없고 출시된 후 빨리 마시는 것이 좋다. 이 품종의 와인은 아주 밝은 색이고, 맛은 신선하고 라이트 한 편이다.과일향이 풍부하며 적당한 산도를 지니고 있다. 타닌도 적고 알코올 함량도 낮은 편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보졸레누보 와인은 이 가메 품종으로 9월 초 수확한 햇포도를 5~6주간 숙성해 가장 빨리 출시한 햇와인이다. 매년 11월 세번째 목요일 0시부터 전세계에서 동시 판매하는 이벤트로 잘 알려져 있다.  즉 가메 품종의 특유의 맛 보다는 햇포도주를 동시 판매하는 마케팅에 성공한 이벤트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숙성 잠재력이 약한 단점을 살려 햇와인이라는 마케팅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유명해졌다. 맛보다는 마케팅에 성공한 와인이라고도 한다. 필자가 프랑스에서 공부를 할 때 방문했던 한 레스토랑에서 매니저가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며 햇포도주로 만든 보졸레 와인 출시날이라 맛을 보라고 공짜로 한잔씩 따라 주었던 기억이 있다. 이때쯤 많은 레스토랑들이 햇와인 맛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프랑스 현지 가격으로 한 병당 3~4유로 정도면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메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보졸레 와인은 생산지에 따라 세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지난번 컬럼에서 구-읍-면에 따라 등급이 높아진다고 언급했듯이, 이 지역 역시 보졸레(Beaujolais), 보졸레 빌라즈(Beaujolais Village), 보졸레 크뤼(Beaujolais Cru)로 가며 범위가 점점 좁아지며 등급이 높아진다. 이 품종의 와인은 보졸레에서 전세계 50% 이상을 재배한다. 이 와인과 궁합이 맞는 음식은 구이 통닭 또는 백숙과 같이 약간 짠맛이 가미된 것이 좋을 듯하다, 약간 짠맛은 대체적으로 과일향을 높여주며, 하몽과도 잘 어울릴 듯하다. 하지만, 필자가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본인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자기만의 페어링을 찾아가는 것이 최상이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브르고뉴와 보졸레를 방문했을 때 시음을 했던 와인 샤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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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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