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7(수)

영종국제도시 사랑의 온도 높이는 따뜻한 정성

운서역 맛집거리 ‘신선쭈구미’ 이숙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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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2.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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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 일요일 점심. 영종국제도시 운서역 근처 맛집거리에 있는 신선쭈꾸미 가게에 30평 남짓한 홀은 동네 어르신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라 매콤한 쭈꾸미볶음과 명태조림이 추운 몸을 따뜻하게 하는데 좋은 듯 했다. 평생 부엌일로 어지간한 맛은 다 아실텐데 할머니들은 야들야들한 쭈꾸미볶음을 무채나물과 고사리, 콩나물, 호박나물과 비벼 드시면서 고개를 끄덕끄덕 하셨다. 매콤하게 조린 명태조림도 마른김에 싸서 드시고 백김치를 곁들여 드시며 모처럼 즐거운 회식을 하고 있었다.

이날 자리는 공항철도 운서역 2번출구 맛집거리에 자리잡은 신선쭈구미 이숙재 사장이 마련한 것. 부평에서 오랫동안 같은 상호에 식당을 운영하다가 자녀에게 물려주고 운서동 맛집거리로 들어온 지 이제 1년이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광고를 하거나 홍보를 한 적도 없는데 알음알음 손님들이 찾아와 꽤 알려진 맛집이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사시는 분들 덕분에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작은 정성이나마 보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동네 어르신들을 대접해 드리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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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쭈꾸미 이재숙 사장
 

작은 체구에 동그란 안경을 쓴 이숙재 사장은 소녀처럼 미소가 고왔다. 젊은 고객 네 명이 가게로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저희 휴무일이에요.”
친절하게 손님을 돌려보낸다.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은 휴무일인데 쉬는 이 날을 잡아 어르신 대접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인근에 아파트 경로당과 노인정에서 오신 어르신은 60여분. 홀이 가득 차 손님을 받을 수도 없었지만 쉬는 날에 문을 열어 식사대접을 하는 일이 쉽지 만은 않은 일 같았다.
“우리 식구들도 다 나왔지만 통장님과 아파트 부녀회에서 오셔서 일손을 도와주시니까 어려움없이 대접해 드리게 되네요.”
 
맛있게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이 가게를 나서면서 이숙재 사장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맛있는 음식 잘 먹고 가요. 음식을 아주 잘 만드네요. 정말 고마워요.”
“아니에요. 이렇게 찾아주셔서 더 감사해요. 다음에 또 자리를 마련할테니 그때도 꼭 오세요.”
이 사장은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어르신들을 모시는게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한다. 오래전에 날짜를 잡아놓은 터라 연기하지 못하고 모시게 됐는데 다행히 많이 찾아주셔서 오히려 감사하다는 얘기를 전했다.

“앞집 카페에 늙은 호박이 있길래 얻어와 어제부터 호박죽을 끓이고 잡채와 묵을 쑤었는데 너무 즐거운 거에요. 제가 음식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음식이 맛있으려면 일단 재료가 좋아야 해요. 고추도 직접 말리고 야채도 싱싱한 것으로 직접 골라오지요. 그렇게 준비한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가시면 그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요리가 즐겁다는 이숙재 사장. 앞으로 일 년에 몇 번은 이렇게 여러분들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해 드리겠다고 한다. 요즘 같은 시기에 쉽지 않은 일이라 그 마음이 더 따뜻하게 다가왔다. 기자가 이날 신선쭈구미를 찾은 것은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한 지인으로부터 가게주인이 좋은 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였다. 이재숙 사장은 큰 일도 아닌데 신문에 나오는게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고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좋은 일은 많이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사장님 사진도 몰래 찍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뒤를 돌아보니 신선쭈꾸미에서는 ‘행복한 바이러스’가 퍼져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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