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5-29(토)

멸종위기 저어새를 지켜라

- 영종환경연합 홍소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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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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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조 때의 수하암. 길이 70미터 폭은 25미터로 백중사리 때는 대부분이 물에 잠긴다. (사진제공=영종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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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저어새 서식지 수하암을 아시나요?


영종대교를 건너 쭉 뻗은 인천공항고속도로 양쪽으로는 드넓은 갯벌이 숨 쉬고 있었다. 지금은 준설토 투기장이 되어 매립되어 버린 땅. 이미 매립이 완료된 왼쪽은 개발이 진행 중이다. 공항철도가 지나가는 오른쪽은 제방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준설토가 쌓이고 있다. 이 지역은 매립 전 갯골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조선후기 천재화가 오원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취화선’이 이곳 갯벌에서 촬영되었다. 임권택 감독은 갯골의 풍경이 좋아 영화 포스터 촬영도 이곳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지도에서 투기장 제방을 보면 영종도 동쪽 미단시티와 닿아 있는 부분이 여느 매립지처럼 직선으로 뻗지 못하고 굽어져 있다. 직선으로 반듯하게 했으면 적어도 20여만평의 땅이 더 생길 수 있었는데 왜 그렇게 구불어져 있을까? 바로 저어새의 서식지 수하암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하암의 길이는 70m 가장 넓은 곳의 폭도 25m가 넘지 않는 갯벌위에 작은 바위일 뿐이다. 하지만 천연기념물 제205호이면서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저어새에게는 천혜의 둥지다. 


천연기념물 제205호 저어새

    

저어새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번식하는 철새로 3~4천마리 밖에 남지 않은 세계적인 멸종위기 종이다. 주로 우리나라와 홍콩, 대만,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 분포한다. 그 중에서도 90%정도가 우리나라의 서해안의 무인도서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지역에서는 남동유수지 인공섬과 강화도 각시바위, 그리고 영종도의 수하암에서 그들을 볼 수 있다. 

저어새는 생김새가 독특해 멀리서 보고서도 단번에 구별할 수 있다. 저어새란 이름에서도 나타나지만 주걱처럼 생긴 부리를 얕은 물속에 넣고 좌우로 저으면서 먹이를 찾는 특별한 습성 때문이다. 그 모습이 나룻배 사공이 노 젓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한다. 영어 이름도 ‘black-faced spoonbill’이라 불리는데 ‘검정색 얼굴을 가진 숟가락 부리’라는 의미다.

 

저어새의 서식지인 영종도 부근 수하암을 지키고 있는 이가 영종환경연합 홍소산 대표다. 홍대표는 통행료인하추진위원회(통추위) 활동가로 지역주민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다. 통추위 활동이외에 인천녹색연합에서 활동했던 홍대표는 갯벌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칠게잡이 시설물을 보면서 갯벌 매립의 폐해와 생물 남획의 심각성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갯벌에 나갔는데 수 십 자루에 마대 안에서 꿈틀대는 것을 봤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뭔지도 몰랐는데 칠게라고 하더군요. 불법 어구들을 갯벌에 심어놓고 싹쓸이를 해 가는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이것은 안 될 일인데…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홍대표의 환경운동은 그렇게 시작 되었다. 그리고 갯벌에서 만난 저어새. 그것은 그의 삶을 바꿔 놓았다. 제2준설토투기장 제방공사가 한참일 때도 그는 온몸으로 막아섰다. 그의 노력덕분에 갯벌 위에 작은 암초에 지나지 않았던 수하암은 저어새의 서식지로 보존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할리는 없었다. 인천시, 중구청, 인천지방해양항만청, 인천공항공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등 관련된 기관의 담당자들을 찾아 알리고, 사정하고, 부탁하고 때로는 협박도 마다하지 않았다. 

 

2018년 제방공사가 한참이던 그 해에는 수하암에서 저어새가 한 마리도 부화하지 못했다. 조류학자들 마저 ‘자연이 떠난 땅은 천박함만 남는다’며 이제는 포기하라고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홍 대표는 큰 소음으로 부화에 방해가 되는 해양경찰의 헬기 이동 방향까지 바꿔놓으며 저어새 보호에 앞장섰다. 그 결과 2019년 60여 마리의 저어새가 수하암에서 태어나 날개를 세우고 날기 시작한 것이다. 홍 대표는 지난해 조류 연구단체와 함께 저어새 한 마리에 GPS수신기를 달았다. 

“5월말 경 태어난 개체가 3~4개월 수하암과 예단포, 신도, 송산 등에서 비행연습을 하고 평택과 군산 새만금을 거쳐 구레-통영-후쿠오카를 지나 마지막으로 구마모토까지 7시간을 날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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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의 서식지 수하암은 제2준설토 투기장과 미단시티 앞 갯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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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의 아빠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 홍 대표와 인천해수청 담당자만 이 곳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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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서식을 설명하는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 2018년 저어새가 한 마리도 부화하지 못했지만 2019년 60마리 가깝게 부화에 성공했다.

 

더불어 같이 사는 환경운동의 길


지난 1월 10일 홍 대표는 인천환경연합, 인천녹색연합, 카톨릭환경연대 등 환경단체와 UN산하에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파트너쉽(EAAFP)이 참석한 가운데 ‘저어새의 보호노력과 수하암에서의 저어새가 다시 부화시킨 과정을 기록한 활동을 보고했다. 

그리고 최근 수하암과 2km정도 떨어진 세어도 근처에 700㎡ 규모의 인공섬을 마련했다. 홍대표와 조류학자 등 환경단체가 계속해서 건의하자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서 저어새 서식지 보호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인공점 조성 공사를 시작해 최근 완료한 것이다. 수하암이 바닷물이 많이 들어오는 사리 물때에는 대부분이 잠겼으나 새로 조성한 인공섬은 이를 보완했다. 수하암에서는 밀물 때 알을 보호하기 위해 저어새들이 몸싸움을 하거나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데 새롭게 조성한 인공섬에는 그런 우려가 줄어들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쌓아올린 바위틈을 메우는 것도 대공사였다. 영종환경연합 회원들과 수차례 인공섬을 오가며 메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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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섬은 백중사리 때에도 잠기지 않도록 바위를 쌓아 올렸다. 영종환경연합은 저어새 보호를 위해 바위틈을 흙과 갯벌로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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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암과 2Km떨어진 세어도 부근에 조성한 인공섬

 

“저어새가 발이 길기 때문에 바위틈에 끼면 부러지게 됩니다. 그런 사고를 미리 막으려고 영종환경운동 연합 회원들과 함께 바위틈을 꼼꼼하게 흙과 갯벌로 막았습니다.” 

그리고 15일에는 영종환경연합은 수하암에서 물새네트워크, 강화도물새알 회원과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저어새 둥지 만들기 행사를 가졌다. 수하암 주변의 광활한 갯벌에는 저어새 이 외 법정보호종인 알락꼬리도요새, 큰고니, 흰꼬리수리 등이 날아들고 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 까지 홍대표의 노력은 힘겨웠다. 각 기관들의 떠넘기기와 업체의 일방적인 공사진행 또 보호구역에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낚시꾼들과의 승강이 등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일들이었다.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공무원들과 이 활동을 이해하고 격려해 주시는 주민 여러분들 또 같이 의미있는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는 영종환경연합 회원들이 있어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버티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지역 개발과 무관심으로 수난을 겪는 저어새 서식지가 원형 그대로 보존될 수 있도록 우리 회원들과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영종에는 환경을 앞세운 많은 단체들이 많다. ‘환경’ 명함을 파고 각종 공사현장에서 환경감시의 명목으로 자기 잇속이나 챙기는 환경단체가 꽤 있지만 우리지역의 소중한 자원인 갯벌과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진짜 환경단체는 저어새 만큼 희귀하다.

2020년 3월 21일 저어새 세 마리가 드디어 수하암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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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소산 대표는 인천환경연합, 인천녹색연합 등 시민단체와 UN 산하 EAAFP(동아시사-대양주 철새이동경로파트너쉽)이 참여한 가운데 저어새 보호활동 사례를 지난 1월 10일 발표해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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