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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3.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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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골에서 온 편지>

인천공항뉴스에서는 금호부터 격주로 ‘백운골에서 온 편지’ 칼럼을 연재합니다. 필자인 박승식님은 본지자문위원으로 현재 한국크루즈연구원 이사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박승식 이사장님은 영종의 자연환경이 좋아 2011년부터 백운산 자락 운남동에 거주하고 계시며 영종의 아름다움을 널리 소개하고 계십니다. ‘백운골에서 온 편지’는 자극적인 뉴스가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담백하게 전해 드릴 것입니다. (편집자 주)

커피 한 모금의 행복
 
이런 이유 저런 핑계로 건강검진을 미루다가 며칠 전 검진을 받았다. 병원에서 우편으로 사전 준비내용을 보내와 읽어보니, 검진 전날 아침 점심은 흰죽으로 먹고 그 후로는 금식하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살도 빼고 장도 청결히 할 겸 잘됐다 싶었다. 그런데 막상 저녁을 안 먹으려니 왜 이리 배가 고픈지 한 끼 굶는다는 것이 이리 어렵나 싶다. 마음이 심란해서 TV를 켰는데, 먹는 방송에 광고까지 온통 식욕을 자극한다. 그래 그까짓 것 ‘지금부터 두 끼만 잘 참자’하고 버텼다. 내일 검사가 끝나고 나면 무엇을 먹을지 먹고 싶은 리스트를 머릿속에 나열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문제는 검사 당일 검사만 끝나면 저녁부터는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줄 알았는데, 검사 후 “위에서 조직검사를 했기에 유동식으로 시작하고 자극적인 음식과 카페인이 포함된 음식도 며칠간 피하라”고 한다. 점심에 야채죽을 먹는데 영 입맛이 나지 않았다.
 
김치 한쪽이 그립고, 젓갈도 먹고 싶었다. 입이 텁텁하니 커피 한잔 생각도 간절했다.
다음날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유혹을 못 이겨, 커피 한 모금 입에 넣으니 그 행복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행복은 큰 컵에 가득한 많은 양의 커피가 아닌 한 모금의 커피로도 충분했다.
 
외롭고 힘들 때 필요한 친구는 휴대전화에 입력된 많은 이름이 아니라, 언제라도 보고 싶을 때 연락하고 만날 수 있는 친구 한 명이 소중한 것처럼.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평범한 일상의 생활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되었다고 얘기한다. 그동안 너무 풍요롭고 자유로운 삶 속에서 감사할 줄 모르고 살아왔던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시간과 돈만 허락한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 어디든지 갈 수 있었고, 또 마음만 먹으면 보고 싶은 사람 다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 발발 이후 세상이 달라졌다.
 
소중한 사람이나 물건이 소중한 것인지 모르고 늘 더 큰 것, 더 좋은 것만을 추구하는 우리는 어쩌면 깨달아야 할 것을 깨닫지 못하고 평생 살아가는 영원한 바보인지도 모르겠다.
 
사)한국크루즈연구원 이사장 박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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