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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입장, 나의 처지

(사) 한국크루즈연구원 이사장 박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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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7.0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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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은 이기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과 자신 중 한 명만 살아야 할 때, 사람 대부분은 자신이 생존하는 쪽을 선택한다고 했다.

우리 모두 100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바쁘고 힘들게 경쟁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귀찮고 힘든 것은 피하고 싶어 한다. 

 

며칠 전 고속도로를 운전하던 중 터널을 막 진입하니 앞 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차선변경을 하고 있었다. 지나다 보니 4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는데, 승용차의 망가진 정도로 보아 탑승객의 중상이 예상됐다. 그러나 나는 밀리기 전에 빠져나올 수 있어 다행이라는 안도감으로 운전을 계속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사고 차량 탑승자가 얼마나 다쳤는지, 혹은 나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을지 하는 생각보다 나의 강의 시간에 차질이 생기지 않음을 다행으로만 여기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며칠 전 운남사거리에서 하늘도시 쪽으로 직진 차로에 신호대기를 하던 여자분이 기억났다. 그녀의 차 뒤에 다른 차가 몇 대 서있었고, 직진 신호가 들어와 사거리를 지나야 함에도 비상등을 켜 놓고 차에서 내린 후 본인 차 앞 건널목에 누워있는 커다란 개를 힘겹게 들어 안전한 곳에 내려놓고 있었다. 잠시 교통의 흐름에 방해가 되었지만, 위험에 처한 개를 구하기 위한 행동을 했던 사람도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난 것이다. 

 

최근 성추행 사건이나 부모들의 어린이 학대 사건 등의 보도를 보며 우리는 안타까워하고 분노한다. 그러나 가해자도 피해자도 또한 그 사건을 다루어야 하는 사람들도 우리 중의 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공군 여중사의 죽음도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실효적인 조처를 했다면 그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으리라는 글을 읽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생각이 다르겠지만, 우리는 타인의 아픔에 눈을 감고 보지 않으려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세계 10대 경제 강국인 대한민국이지만 아직 한 끼 식사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는 기사도 있었다. 누구는 무엇을 먹을까 메뉴 선택을 고민하고, 누구는 끼니를 걱정해야 한다는 각각 다른 처지가 존재함을 다시 느끼게 한다.

각자 서로의 다른 처지를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조금씩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는 노력을 기대해 본다.


박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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