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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9.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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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 어느 고3의 행복론


고3인 저의 딸이 쓴 행복에 관한 에세이를 옮겨봅니다. 아빠인 저의 생각과 흡사한 까닭이기도 하고, 앗싸~ 목회단상 한 주 편하게 가고 싶은 마음도 없잖습니다. 세상에 많다던 ‘딸바보 여기도 하네 있네~’라고 생각하시고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하, 어느 고3의 행복론)


고3의 수식어는 ‘행복한’ 보다는 ‘괴로운’이 더 잘 어울리는 듯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 1년만 참고 죽은 듯이 공부만 하면 좋은 대학 갈 수 있을 거야”라는 말을 적잖게 들어왔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이 말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1년 후의 미래를 위해 현재는 불행해도 어쩔 수 없다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입니다. 


과연 현재의 시간을 고통으로 채우고 행복을 미룬다면 미래가 되었을 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올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을 누리는 법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현재를 즐겁게 사는 것과 미래를 준비하는 삶 중 현재를 즐겁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로는 첫째, 현재의 나를 사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의 전제는 내가 나의 몸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포기하는 사람은 미래에 존재할 어떤 목표를 이룬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며 오늘의 나에게는 한없이 무자비해집니다. 마음의 병이 쉽게 생깁니다. 혹여나 세웠던 목표를 이루지 못한 나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기게 됩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마음의 병은 신경 쓸 수 없는 시험 준비생들을 많이 봐왔습니다. 현재의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미래의 특정한 나의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은 현재가 불행하기 쉽습니다.


둘째, 현재를 즐겁게 사는 것이 미래를 망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미래를 행복하게 대비할 수 있습니다. 


저의 사례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공부가 있고 그 공부를 하려면 대학교에 진학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 공부를 해야 합니다. 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기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의 할 일을 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 중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처음의 행복이 희미해져 가면 그날 공부를 망설임 없이 중단합니다. 오늘의 저는 미래를 준비했지만, 그것보다 더 오늘의 행복을 중요시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저의 미래가 밝음을 확신합니다.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 일을 위해 감사한 마음으로 노력했으며, 행복하게 하루  하루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습관을 지니면 미래에 고난이 찾아올 때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기에 현실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YOLO (You Only Live Once)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은 한 번뿐이라며 미래를 대비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자는 뜻의 신조어입니다. 그러나 제가 말하고자 하는 현재를 중요시하는 삶은 YOLO가 아닙니다. 미래를 대비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오늘 나를 비추는 햇살에 감사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며, 주어진 환경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행복입니다. 예수님께서 저를 사랑하시기에 저도 저를 사랑하고자 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오늘도 “오늘의 행복”을 누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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