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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10.0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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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牧會斷想)


아직도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


요즘 세상이 삭막하다, 정이 없다, 이기적이라고 말들 합니다. 개인주의는 시대적인 현상입니다. 코로나-19 환경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더욱 멀게 느껴지도록 합니다. 그럴지라도 세상은 아직 따뜻합니다. 따뜻하다고 느끼는 감정의 온도는 주관적이겠지만 제가 느낀 따뜻한 세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1. 어머니는 명절에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 손자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 집에 오셨습니다. 곤히 자는 손자를 깨우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선 길에 나왔습니다. 문제는 집을 나서는 순간 당신의 집으로 가는 길을 잃은 것입니다. 갑자기 기억이 상실된 겁니다. 아침부터 계속해서 집아 찾아 걷고 또 걸었습니다. 자정이 되어서 굴다리 밑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하필이면 효도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꾸어 전화 거는 것조차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종일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걷고 또 걸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때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그 시간에 산책을 나온 젊은 부부가 앉아 있는 할머니를 유심히 살펴 묻고 물어 집을 찾아주신 것입니다.


그 긴 하루 동안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들네는 알 길이 없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야 자초지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다리가 부어 일어설 수조차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집을 찾아주신 젊은 부부에게 ‘삼계탕이라도 대접해야 한다’며 전화번호를 받아 놓으셨습니다. 아들네는 작은 선물을 사서 젊은 부부에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젊은 부부는 당연히 할 일을 한 것뿐이라며 선물은 가족들과 함께 나누라고 고사를 했습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할머니가 회복을 하셨다니 도리어 고맙다고도 했습니다. 갚을 길이 없는 고마움을, 대신 축복으로 하늘에 구하니 하나님이 제 마음에 또 하나의 선물을 남겨주셨습니다. 그것은 ‘아직 세상은 아름답고 따뜻하구나’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막내 손주는 할머니의 다리를 주물러 드렸습니다. 물집 잡혀 부어 있는 할머니의 작은 발을 붙잡고 ‘할머니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사시라고! 닭똥 같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는 어린 손자, 그리고 그 등을 두드려 주시는 할머니의 모습! 참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세상에는 아름답고 따뜻한 장면들이 참 많이 보입니다. #2. 명절에 시어머니와 남편으로부터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듣고 그간의 겪었을 어려움들을 사랑으로 승화시키려는 성도의 모습 #3. 아이 친구 엄마를 전도하기 위해 마음 졸이다가 주일 날 먼 거리를 동행하여 예배드리고 와서 기뻐하는 성도님의 환한 얼굴 #4. 갑자기 건강이 나빠진 남편의 손을 꼭 잡고 건널목을 나란히 건너고 있던 노부부 성도님의 뒷모습 #5. 아들의 진지한 신앙고백을 듣고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성도님의 신앙 #6. 취업 시험에 실패한 후 낙심하지 않고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며 도전하는 교회 청년의 모습이 참 아름답고 따뜻합니다.


이런 모습을 바로 곁에서 볼 수 있는 세상은 제게는 아름답고 참 따뜻합니다. 세상이 아름답고 따뜻한 이유는 하나님의 아름다우심과 따뜻한 사랑이 하나님이 만드신 만물과 사람 안에 새겨진 까닭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더 많이 사랑하며 세상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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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牧會斷想)> 아직도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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