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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12.1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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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남이 알아주는 맛’에 살고, ‘잘났다는 착각 속’에 산다고 한다.

잘난 나를 남이 알아줘야 하는데 잘 알아주지 않으면 나를 알아봐 달라고 자랑질을 하게 된다. 현재의 나를 자랑할 거리가 없으면 자식 자랑, 손주 자랑, 조상 자랑, 그것도 안 되면 동창, 동문, 살던 동네까지 자랑거리로 끌어들인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가장 재수 없는 친구는 공부와 운동도 잘하며 집안도 훌륭한데 거기다 인간성까지 좋은 친구라 한다. 뭐 한 가지라도 나보다 못한 것이 있어야 나도 위안을 받으며 친구로 지내지. 잘난 친구야 샘이 나도 인정하겠지만, 잘난 것도 별로 없는데 관계도 없는 내용들을 만날 때마다 자랑삼아 늘어놓으면 듣는 사람이 힘들다.

 

예전에 읽었던 모 실버타운에서의 ‘자식·재산·과거’를 자랑하지 말라‘는 3가지 금기사항 기사가 생각난다. 그 실버타운에는 장차관, 장군, 대기업 사주 등이 넘쳐나기에 예전 호칭으로 부르기가 불편해 모두 회원님으로 부른다고 했다. 소싯적에 줄반장 한번 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기에 섣불리 자랑질 하다가 망신당한다는 얘기다.

 

지인과 대화중에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자기는 잘난 것이 없어 잘난 체할 것이 없다 보니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사람들이 자기를 보면 만만하게 생각되어 위안 받는 것 같다고. 본인을 낮춰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여유라 생각되었고, 그것이 그가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지혜구나 싶었다. 

 

연말연시가 되면 모임이 많아진다. 모임에서 명함을 주고받다 보면 가끔 과거와 현재의 이력을 빡빡하게 기록해 놔서 마치 이력서를 보는 듯 한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과거의 이력보다 현재 그의 얼굴과 언행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더 잘 설명해 준다.

우리는 서로 비교하면서 살아간다. 비교는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또한 비교는 내가 모르는 먼 나라 사람과 하는 것이 아니고 가까운 가족, 이웃, 친지들과 하게 된다. 비교 우위를 위해 남을 깎아내리고 자기 자랑만 하다 보면 관계는 틀어진다.

 

향기가 좋은 꽃은 내 향기를 맡아 달라고 조르지 않는다. 모르고 지나가다가도 꽃향기에 끌려 다시 보게 된다. 연말연시에 이름을 밝히지 않는 기부 천사들의 뉴스가 더 큰 감동을 주는 것도 알아달라 하지 않고 행하기 때문이리라. 

스스로 빛을 발하는 발광체는 어둠 속에서도 뚜렷하게 빛난다. 알아주지 않더라도 주위를 환하게 만들도록 노력해볼 일이다. 


(사) 한국크루즈연구원 박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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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알아주는 맛’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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