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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보다 어려운 것

장윤석 (하늘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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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10.1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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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정의로운 비판을 하면 자신이 정의로운 사람이 된 것으로 착각합니다. 저도 젊은 시절, 냉철한 지성을 자랑하며 투사처럼 판단하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철들면서 비판하는 것이 제일 쉽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 비판이 옳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비틀거리는 사람을 비난하지만, 그가 구타당한 모습은 보지 못합니다.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 사람의 속사정을 다 알지 못합니다. 우린 볼 수 있는 것들의 한계를 인정하는 자세로 사람을 상대해야 합니다. 누구도 쉽게 정죄해서는 안 되고 보이는 대로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타인의 행동을 순간적으로 판단하려 합니다. 그 사람의 속사정에는 관심이 없고, 보이는 것만으로 비판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보이는 것 하나만 가지고 곧바로 감정적으로 반응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선동 선전, 사기, 이간질에도 쉽게 넘어갑니다. 좀 더 볼 수 있을 때까지 잠깐 판단을 멈추면 어떨까요.


예수님께서는 “비판하지 말라(마7:1)”라고 하셨습니다. 비판하는 자는 같은 내용으로 비판받게 될 것이라 하셨습니다. 유명인 중에 과거에 자신이 한 비판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와 곤혹을 치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좋은 말, 의로운 말만 골라서 해야만 하는 목사로서 가슴이 뜨끔합니다.


그렇다고 어떤 경우에도 비판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떻게 사회가 비판 없이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어느 공동체나 정당한 비판이 없다면 잘못에 대하여 책임질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실패한 지도자나 정책에 대한 비판이 없다면 역사는 퇴보하며 나라는 발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민주적 방식의 선거제도는 정당한 비판을 통하여 잘못된 지도자는 퇴출하고 잘하는 지도자는 더욱 잘하도록 기능합니다. 또한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지는 자세를 가지게 합니다. 이렇게 정당한 비판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도, 우린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주변 사람을 판단하게 됩니다. 비판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리해 봅니다.

첫째, 상대방의 모든 것을 다 볼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며 사람을 보아야 합니다.

둘째, 자신이 비판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면 하지 말아야 합니다. 본인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눈에 있는 작은 티를 지적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습니다. 비판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셋째, 사랑이 없는 비판은 유익이 없습니다. 사랑이 없다면 비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사랑한다면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책망은 마음이 상하지 않습니다. 때리는 어머니도 맞는 아들도 함께 눈물 흘리며 끌어안을 수 있는 것은 사랑 때문입니다. 내게 사랑이 없다면 함부로 남을 비판하고 정죄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 판단을 맡길 수 있는 것이 믿음입니다. 비판은 쉽습니다. 비판보다 어려운 것은 사랑으로 감싸고 안아주는 것입니다. 그 사랑을 공동체 안에서 연습하고 길러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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