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봄
청석 차 석 교
매화묵은 가지 위에
꽃망울 맺혀
봄은 정녕 오고 있는데
양지쪽 밭 두둑에서
나물 캐던 아가씨들
지금은 간곳없네
신작로 옆
홀로선 전봇대 전기줄에
가오리 연이
찢겨나간 꼬랑지 떨며
을씨년스럽게 울고 있네
도회지 부자 양반들
외국 관광에 돈 펑펑쓴다 소문났는데
명절에 외상으로 먹은 도야지 값
온상에 시금치
장에 내다팔아 갚아야지
봄은 정녕 오는데
농부의 가슴속엔
겨울만 있네
1969년 2월 10일 作 그 시절 농촌의 실상을 그린 글.
청석 차 석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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