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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3.2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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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20.jpg

 

 

필자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음식에 맞는 와인을 추천 해달라는 것과 저렴한 가격에 좋은 와인을 추천해달라는 것이다. 둘 다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레스토랑에 가면 소믈리에 또는 매니저가 열심히 어떤 음식에 어떤 와인을 마셔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각종 인터넷이나 잡지에 너무도 광범위한 음식 페어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기억하려면 얼마나 피곤한가? 필자는 이러한 것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스트레스를 풀고자 좋은 와인과 음식을 먹는데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일인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나 유럽에서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와인 매니아는 페어링에 집중하여 음식과 와인의 맛을 즐기는 즐거움을 뒷전으로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은 과연 그렇게 자유분방한 선택을 하면서 무엇을 터득하였을까?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에 실패를 경험하며 와인과 음식을 즐기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최대한 즐거움을 만끽하며 자신만의 규칙을 터득했을 것이고, 반복함으로써 자신만이 아는 규칙을 만들었을 것이다.

 

15년 전 필자가 노르망디 여행 중 파리근교에 있는 옹플러라는 작은 항구 도시를 여행하면서 항구 옆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하며 소믈리에에게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때 그 소믈리에는 생선요리에 레드와인인 보루도 와인을 추천하는 순간 놀라움에 생선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이 적당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했다. 그때 웃는 얼굴로손가락을 저으며 꼭 그렇지 않으니 시도해 보라 했고, 결과는 너무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또 서울의 어느 고깃집에서 브류고뉴 사돈네와 등심의 아름다운 맛도 역시 예외였다. 그래서 터득한 규칙이 모든 것은 나의 취향에 맞게 창의적인 시도로 즐거움을 찾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와인과 음식도 각자 개인 기호 식품이다. 

와인을 마시는데 규칙이 있어야 하고 설상 그 규칙에 따랐는데 실망을 했을 때 어떤 감정일까 생각해 본다. 즉 자신의 취향에 맞게 자유롭게 그리고 창의적인 규칙을 권장하고 싶다.

 

음식과 와인은 서로의 성격을 나타내기보다 반려자로서의 관계를 유지한다. 즉 성질이 같은 것끼리 묶어 주면 된다. 보통 생선은 화이트, 그리고 고기는 레드라는 개념은 통상적인 안전한 페어링이지 꼭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의 극명한 차이점은 레드에는 타닌이 존재하고 타닌은 생선 비린내와 상극이다. 즉 이것만 피하면 생선과 고기에 구분 없이 즉 화이트에 고기를 페어링을 해도 좋다. 결국 각자의 입맛에 맞게 맞는 와인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가장 기초적인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을 살펴보면, 첫 번째, 샴페인은 거의 모든 음식과 다 잘 어울린다. 고기·생선·디저트·까나페 등등….

 

두번째, 풍미가 강한 음식엔 거의 같은 강도가 있는 와인이 좋다. 채소나 향이 좋은 야채들은 화이트 와인인 소비니용 블랑과 같이 향이 나는 신선하고 가벼운 와인이 좋다. 신선한 냄새가 풍성한 굴은 보통 최고의 반려자라고 하는 보르도의 샤블리를 마시지만 사람에 따라 취향이 달라 샴페인을 더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세 번째, 타닌이 풍부한 와인은 기름기 있는 고기와 마시는 것이 좋다. 타닌은 기름기와 만나면 좋은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

 

네 번째, 감칠맛은 많은 음식에 첨가되는 재료에 존재한다. 다시마, 치즈, 또는 소스의 기본이 되는 간장 된장 등등. 감칠맛은 음식의 맛을 좋게 하지만 조금 지나면 상당히 무거운 맛을 내게 된다. 이럴 때 신맛이 나는 와인을 마시면 좋다. 또한 산미가 좋은 와인은 신맛이 강한 음식, 짠 음식 그리고 기름진 음식에 잘 어울린다. 이런 음식에는 신맛이 있는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이 잘 어울린다. 한 예로 튀김에 간장 소스를 찍어 먹을 때 좋으며, 보통 레드 와인과 치즈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사실 치즈는 화이트 와인이 더 잘 어울리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다섯 번째, 매운 맛이 나는 한국 음식에는 딱히 잘 어울리는 와인이 선뜻 생각나지 않지만 타닌이 많고 알코올이 높은 와인만 피하면 좋다. 쉬라가 적당할 것 같다.

 

여섯 번째, 달달한 디저트 와인에는 달달한 케익이나 쿠키나 초콜릿 등이 잘 어울리지만, 짭짭할 치즈와도 한번 시도하는 것이 어떨지 궁금하다. 와인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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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길 소믈리에의 와인기행 21 > 와인과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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