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영종에서 로드킬 사체처리 495건, 고라니만 221마리
- 용역업체 2명이 365일 24시간 원도심과 영종에서 로드킬 사체처리 담당
- 중구청, 야생동물 보호대책 없고 교통안전에 영향 큰 사체처리는 예산 타령
영종국제도시 운전자들이 도로의 로드킬 동물 사체로 교통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로드킬 동물사체는 즉시 처리되고 있지 않아 운전자들의 안전 운행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동물사체가 방치되어 주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달 초 운서동 공항신도시 한 마트 근처 도로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로드킬을 당했다. 길을 건너던 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죽은 고양이가 안타까워 지켜 보고 있었고 마트 직원의 도움으로 박스에 넣어 길 한쪽에 두었다. 2시경 구청과 사체처리업체에 연락해 ‘곧 치우러 오겠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업체는 저녁이 되어서도 오지 않았다. 죽은 고양이를 고이 보내주려던 어린 아이들은 몇 시간을 기다리다 안타깝게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지난 16일 일요일 용유동 공항서로 늘목삼거리 인근에 고라니 한 마리가 로드킬로 죽어 있었다. 오전 10시경 구청에 처리를 제보했지만 그날 밤 9시가 되어서도 고라니는 그 자리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중구는 로드킬 동물 사체처리를 위해 청소위생업체를 대상으로 용역업체를 선정해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러나 동물 사체가 신속하게 처리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로드킬 사고가 많은 영종에는 용역업체가 상주하고 있지 않아 대응이 더 느리다는데 문제가 많다.
중구청 환경보호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구의 로드킬 사고로 인한 동물 사체처리는 총 650건이다. 이중 영종에서 발생한 로드킬은 495건으로 76%를 차지하고 있다. 로드킬 동물은 고양이가 353건이고 고라니가 221건에 달한다. 이 통계는 용역업체가 동물 사체를 처리한 건수라 신고되지 않거나 운전자들이 직접 처리한 것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고라니는 중구 원도심에는 없고 영종에서만 발생하는 로드킬 동물로 차량의 파손은 물론 도로에 방치되면서 2차 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교통안전의 큰 장애요인이다.
타 구의 사례를 보면 인천 서구는 로드킬 사체처리에 직영인력과 용역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서구청 자연순환과에 따르면 로드킬 사체 처리 신고를 받으면 도로 청소를 담당하는 직영 인력이 처리하거나, 용역업체가 담당하는데 용역업체는 3인이 한 조로 2개반을 운영하고 있다. 도로위에서 동물사체를 처리하고 또 차량의 파손된 잔해물을 수거해 다른 운전자들의 안전 운행에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3인 1개조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중구청 환경보호과가 2년 전 입찰을 통해 선정한 용역업체는 2인 1조 한팀이 365일 24시간 대기하면서 중구 원도심과 영종지역 도로에서 동물사체 처리 신고가 들어오면 수거하도록 계약되어 있다. 원도심은 접수 후 2시간 영종지역은 3시간 이내 처리가 과업지시서 내용이다. 그러나 용역업체는 ‘신고가 없는 날도 간혹 있지만 많은 날은 10건이 넘는 날도 있고, 원도심과 영종지역을 다 처리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중구가 업체와 계약한 용역대금은 연간 6,500만원. 2인의 인건비와 1톤 트럭을 운행하며 고속도로 통행료와 유류비 등을 감안하면 신속한 처리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중구청 환경보호과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으로 용역업체를 선정하다 보니 로드킬 동물들에 대한 신속한 처리가 원활하지 못한 점이 있다”며 “타구의 사례 등을 조사해서 영종지역에 맞는 처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모범운전자회 중구지회 김남길 부회장은 “지난해에 로드킬을 당한 고라니를 직접 치운 것만 네 번이나 된다”며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 로드킬 다발지역에는 안전펜스 설치는 물론 로드킬 발생시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영종지역에 인력 보강 등 대책이 조속히 강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