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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4.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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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1차 대전으로 폐허가 된 프랑스 동부 쉬프의 황량한 벌판에서 저고리를 입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라를 빼앗겼어도 국적을 ‘꼬레앙’이라 당당히 밝힌 민초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 준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해외동포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750만 해외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이 전 세계 180여국에 뿌리 내린 사연은 망국과 독립,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거쳐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에 서 있는 격변의 대한민국 역사와 마치 씨줄과 날줄처럼 공존한다.

 

1902년 12월 22일 인천 제물포항에서 노동 이민을 떠난 하와이 이민자들이 있었다. 이후 1905년 4월까지 총 15번에 걸쳐 7200여명이 하와이로 이주해 하와이 동포사회를 형성했다. 내년 개교 70주년이 되는 인하대학교의 교명 인하는 “인천-하와이”의 첫 글자로 대학 설립자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지었다. 인하대학교 설립의 결정적 계기는 “하와이 동포 이민 50주년 기념” 사업이다. 하와이 동포들은 이민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자신들이 성금을 모아 후원과 육성한 “한인기독학원”의 땅과 건물을 매각한 15만 달러를 조국의 대학 설립 기금으로 내놓겠다는 의사를 이승만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에 1952년 12월 한국전쟁 피난지 부산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김법린 문교부장관에게 MIT(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와 같은 최고 수준의 공과대학을 설립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제반 계획을 세우도록 지시했다. 이후 1953년 2월 8일 국무총리, 전체 국무위원, 사회 각계의 대표가 참가해 “인하공과대학” 설립 기성위원회를 결성했고, 대학 설립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했다. 

 

인하대학교의 전신인 “인하공과대학”은 정부를 비롯 한미협회 원조, 민간 기부금, 인천시로부터 시유지 기증 등으로 1954년 4월 24일 개교 했다. 이처럼 인하대학교 설립의 역사적 배경은 하와이 이민과 민족 운동의 계승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하대학교 설립 과정에서 하와이 동포의 기여는 15만 달러라는 물질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면도 이에 못지 않다. 

 

하와이 동포들은 틈틈이 모은 돈으로 독립을 위한 민족 운동의 자금으로 제공했고, 또 조국의 번영을 위해 교육사업에도 기여했다.

해외 한인사회가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를 희망하는 공식적인 지지 선언을 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역사적 의미도 있다. 카자흐스탄 한인사회는 지난달 20일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 지지 선언문을 인천 상공회의소를 통해 인천시에 전달했다. 카자흐스탄 한인회는 지지 선언을 통해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청 설립은 인천이 최적지라고 확신하며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는 국가로 2021년 12월 기준 약 11만명의 재외동포가 거주하고 있다. 또한 인천에는 500여명의 사할린 교포와 1만명이 넘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출신 고려인 이주민이 살고 있다. 

 

유럽 한인총연합회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접근 편의성과 재외동포와의 협력관계, 경제자유구역이 잘 형성돼 있는 인천이 재외동포청을 설립하기에 가장 경쟁력이 있는 도시로 평가하고 있다. 유럽 한인연합회는 1989년 조직돼 현재 유럽 26개국 90여개의 한인회를 대표하는 연합단체이다. 2021년 12월 기준 유럽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는 약 68만여명으로 추산된다.

 

2월 27일 국회는 재외동포청 신설를 주요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 시켰다. 따라서 계획대로 하면 오는 6월 출범할 예정이다. 인천은 타 시·도보다 재외동포청 유치에 가장 적극적이다. 재외동포청의 인천 유치는 단순히 지역발전 발판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과 앞으로 거주할 동포들의 삶의 생활 여건이 잘 갖춰져야 된다.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고, 수도권 첨단산업 벨트를 갖추고 있는 미래 성장이 가능한 국제도시이다. 인천에는 국제기구 15곳이 운영되고 있고, 2014년에는 아시안게임을 2018년 OECD 세계 포럼 등 대규모 국제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인천은 세계 초일류 도시만이 꿈꾸는 무역투자, 혁신, 디지털경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 등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도시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재외동포들이 자유롭게 사업을 펼칠 수 있고 교역을 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이 갖춰져 있다.

 

재외동포는 우리에 있어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 아니라 더 큰 하나이다. 고려인, 애니깽, 꼬레앙 등 고향을 등지고 새로운 삶을 개척해야 하는 팍팍한 삶 속에서 각기 불리는 이름은 달랐지만 우리는 하나였다. 재외동포청 설립은 하나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우리 모두가 더 커진 하나가 되어 더 큰 꿈을 꿀 수 있다는 점에서 하와이 이주민들이 인천에 인하대학교를 설립하고자 한 의미를 되새기면서, 정부가 인천시를 통해 그 책임과 역할을 갖도록 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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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청과 인천-하와이, 그리고 인하대학교 / 강천구 :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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