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사이드파크 송산갯벌 산책로에 군락 조성한 해당화 활짝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이 들판을 채우고 신록이 우거지는 계절의 여왕 5월답게 영종도에는 온갖 꽃들의 잔치로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해당화는 짙은 향기까지 더해져 산책하는 사람들은 꽃향기에 취해 계절이 주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해당화는 노래로 더 알려진 꽃 같다. 40~50대라면 동요 ‘바닷가에서’가 떠오를 것이다.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나 혼자 걷노라면 수평선 멀리...” 서정적인 가사가의 노래는 어릴적으로 시간을 되돌려 놓는다. 음악 시간에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또 반 친구들과 함께 합창으로 많이 불렀던 동요로 그 시절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조금 더 나이가 지긋한 시니어들에게는 가수 이미자씨의 ‘섬마을 선생님’ 노래가 더욱 와 닿을 듯싶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실제로 이 노랫말처럼 섬마을로 부임한 총각 선생님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해 지금까지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부부가 용유도 늘목에 한 쌍 또 북도면 시도에도 한 쌍이 있다.
해당화는 장미과에 속하는 관목으로 바닷가의 모래밭이나 산기슭에서 자라고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영종도에는 인천공항을 두고 남측과 북측해안도로에 수 킬로미터에 걸쳐 해당화를 심어 명소가 되었다. 특히 해질 무렵이면 장미꽃보다 짙은 꽃향기가 바닷바람에 실려 차 안으로 들어와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선사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자전거길이 조성되면서 해당화 일부가 잘려나갔고 차도와 자전거길을 분리하기 위해 옹벽을 설치하면서 드라이브 하면서는 해당화를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천천히 걸으며 해당화 꽃을 감상하고 꽃향기에 취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씨사이드파크 송산갯벌 산책로다. 해안도로 건설로 바닷가와 단절된 갯벌은 하루 두 번 수로로 바닷물이 들어와 갯벌에 생명이 살게 하고 있다. 이곳에는 흰발농게가 살고 계절마다 철새들이 찾아온다. 봄과 가을에는 알락꼬리마도요가 찾아와 게나 갯지렁이를 잡아먹고 월동지나 산란지로 가는 힘을 보충한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인 이 새는 갯벌속에 숨은 게나 갯지렁이를 쉽게 잡을 수 있게 머리길이의 몇배에 달하는 부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베리아나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시아와 호주에서 월동을 하는 물새로 송산갯벌을 비롯해 영종의 살아있는 갯벌로 찾아오는 수백 수천 마리 알락꼬리마도요의 군무는 장관이다.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군무는 탄성을 지르게 한다.
산책로는 송산갯벌을 따라 약 1Km가량 조성되어 있다. 갯벌쪽으로는 해당화 군락으로 5월과 6월이면 꽃이 만개해 걷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특히 해당화는 장미꽃보다 예쁘지는 않지만 그 향기는 장미보다 훨씬 짙어서 좋다. 향이 잔잔하게 퍼지는 아침과 저녁 산책길에 더 짙은 해당화 향을 맡을 수 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해당화 가시가 장미보다도 훨씬 억세기 때문에 꽃을 꺽는 일은 삼가야 한다.
산책길을 즐겁게 걷는 방법은 음악은 끄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새들의 지저귐과 갯벌에서 생명들이 살아 숨쉬는 소리가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가족과 또 연인과 함께 꽃길을 걸으며 행복한 하루를 갈무리해 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