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종지역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점성토(뻘흙)는 갈 곳 없어, 인천공항 주변 저지대 습지에 사토 허가해야
- 지역공사현장 터파기 흙 외부 반출시 공기 지연 및 토목비 증가로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
- 제2준설토투기장 사토장 활용에 인천경제청 및 중구청 등 인·허가기관과 정치권에서 관심 가져야
영종국제도시 건설 경기에 먹구름이 깔리고 있다. 영종지역 건설현장 터파기 공사에서 나오는 사토가 갈 곳을 못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종지역 저지대 대부분은 예전 농지와 염전으로 이용되었던 땅으로 이곳에서 배출되는 사토가 점성토(뻘흙)라 성토시 연약지반의 요인이 된다며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까지 영종지역 건설현장 터파기 공사에서 배출되는 일부 사토는 한상드림아일랜드나 최근 바이오특화단지로 선정된 영종 제3유보지에 성토가 가능했다. 그러나 한상드림아일랜드의 부지조성과 골프장 건설에 사용되는 사토반입이 완료되고, 영종 제3유보지도 계획량에 근접하게 성토가 완료되면서 영종지역의 사토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다.
당장 지난 3월 기공식을 가진 운북동 대한항공 신엔진정비공장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신엔진정비공장은 축구장(7,140㎡) 20개 크기인 약 14만㎡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연간 300대를 생산정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오는 2027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터파기 공사에서 배출되는 사토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서 배출되는 사토는 약 40만㎥로 25톤 덤프트럭으로 3만 5천대 분량에 달한다. 당초 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토처리는 LH소유의 제3유보지를 계획했으나 LH영종사업단은 지질조사보고서 확인 후 10만㎥만 사토반입을 승인한 상태다. 농지로 사용되었던 이 부지는 4m 깊이까지는 도로부지에 성토 가능한 흙이지만 그 이하로는 점성토 퇴적층이라 노상재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지역의 한 토건업체 관계자는 “송도 남항 부지조성공사 사토장은 송도신도시에서 반출되는 토사만 반입이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는데, LH는 송도나 청라에서 나온 점성토 반입을 허가하고 정작 오염원 없는 영종지역의 점성토는 이런 저런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문을 닫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로 LH영종청라사업단은 지난해에만 4월부터 청라스타필드 현장에서 35만㎥, 5월부터는 서구 가정동 서한아파트 현장에서 12만 8천㎥의 사토반입을 허가했다. 인천공항공사도 지역 건설현장에서 배출되는 점성토에 대해서는 외면은 마찬가지다.
영종하늘도시 공동주택을 건설중인 한 건설사 소장은 “현재 영종지역 공동주택 공사현장에서 토목비가 전체 공사비의 10%를 차지하고 있다”며 “공사현장에서 배출되는 점성토를 지역에서 사토하지 못하고 인천대교나 영종대교를 건너 화성시나 대부도 등 사토장으로 운반할 경우 2~3배 토목비가 증가해 공사 기간 지연은 물론 분양가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천공항 1단계부터 감리를 해 오고 있는 국내 굴지의 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영종지역은 공장이나 쓰레기 매립 등 오염원이 없었던 곳으로 점성토라고 해서 불량한 흙은 아니다”라며 “인천공항 활주로 인근에 저지대 습지가 많아 지역에서 배출되는 점성토를 성토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인천공항공사가 지역 상생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풀 수 있는 문제이며, 인허가를 담당하는 인천경제청이나 중구청에서 영종제2준설토투기장을 사토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영종지역의 건설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