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통행료 0원이 처리 됐습니다’
영종 주민들이 서울, 인천방향으로 인천대교·영종대교를 다나들 때 들려오는 기분 좋은 소리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저절로 된 것이 아닙니다. 정부가 2022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통행료 인하 약속을 지키지 않자 정치권의 노력도 있었지만,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중심으로 2023년 3월 1일 영종지역 시민들이 바가지 통행료 무료화를 위해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했습니다. 시위를 며칠 앞두고 급기야 대통령실과 중앙정부에서는 인천·영종대교 두 고속도로의 전 국민 대상 일반고속도로 수준의 요금 인하와 인천시는 영종지역 주민들에 대한 통행료 무료화를 시행하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깨어있는 영종 시민들의 승리이며 시민 운동사에 획을 긋는 쾌거였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을 품고 있는 영종지역은 산과 바다 그리고 하늘이 어우러진 천혜의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종지역은 인천공항을 발판삼아 국제적인 친환경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공항고속도로를 개통시점부터 통행료를 무료 또는 일반고속도로 수준으로 정책을 시행했다면 지금의 영종지역은 싱가폴에 버금가는 국제적인 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을 것입니다.
필자는 20년 전부터 인천공항고속도로통행료인하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을 해왔습니다. 바가지 통행료는 국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바가지 통행료는 영종지역의 발전을 가로막는 거대한 걸림돌이었습니다. 국제 경쟁력이 있는 국내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고, 인구유입을 차단하고, 초일류 외국기업과 외국자본의 투자를 봉쇄하는 거대한 장애요소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영종지역의 발전이 저해된 것이 사실입니다.
인천연구원은 통행료 체계 변동에 따라 2039년 말까지 16년간 5조 5천억원의 경제적 효과와 2만 명의 고용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는 통행료 변동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만 적시한 것입니다. 이 전망치에는 국내 기업 및 외국자본과 기업유치, 인구유입과 개발 등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는 전망하지 않은 것입니다. 경제는 심리와 선순환 구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인천연구원 발표는 16년간의 예상치 입니다. 20년 전 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 개통시부터 통행료 무료화 및 일반고속도로 수준의 통행료 정책을 실시했다면 경제적인 효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었을 것입니다.
통행료 문제를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닙니다. 서울과 인천으로 출퇴근하면서 영종지역에 뿌리를 내리려고 했던 많은 사람들이 영종을 떠났습니다. 또한 바가지 통행료로 인해서 영종지역의 물가는 서울의 강남 수준입니다. 시민들의 정주여건과 민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부당한 통행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20년 전부터 영종지역 주민들과 김규찬 통추위 위원장 등 깨어 있는 시민들이 줄기차게 투쟁을 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기소가 되고 재판을 받으면서 고초를 겪어야 했습니다. 통행료 투쟁으로 기소된 분들을 위해 벌금과 변호사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 운동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이런 오랜 투쟁의 과정이 있어서 지역주민 통행료 무료화 및 일반고속도로 수준을 이끌어낸 것입니다. 그러나 이 무료화도 반쪽자리에 불과합니다. 영종지역의 획기적인 발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무제한 통행료 무료, 법인차량, 렌트카 차량, 가구당 차량 제한 철폐 등 남은 숙제가 많습니다. 통행료 문제의 절반을 해결하는 용단을 내린 중앙정부와 용산의 역할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용단과 정책을 이끌어낸 것은 깨어 있는 영종시민들입니다.
영종지역 시민들의 일치단결된 투쟁으로 골리앗과 같은 외국자본의 이익과 논리와 싸워서 승리한 것입니다. 통행료 싸움에서 영종시민들의 역량이 확인된 것입니다. 영종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살기 좋은 영종지역을 만들어 가는 것도 시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앞으로도 통행료 문제 완전 해결을 위해서 영종시민들이 일치단결 해나가야 합니다. 이를 토대로 영종지역을 청정에너지 독립구로 만들어야 합니다. 영종지역은 섬이라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활용하여 청정한 영종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태양광, 해풍, 조력 등을 이용한 에너지 자립지역으로 만들어 가야합니다.
제3연육교가 개통이 되면 많은 외지인들이 영종에 밀려들 것입니다. 이들을 받아드릴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영종지역이 설령 발전이 된다 해도 여타 도시처럼 난개발과 무계획적으로 개발이 될 것입니다. 영종지역이 싱가폴, 홍콩, 두바이와 경쟁하는 국제적인 도시가 되려면 신재생에너지 특별자치구와 통행료 문제 완전 해결이 그 첫 단추가 될 것입니다. 이 문제의 해결과 추진은 깨어 있는 영종 시민들의 동참과 관심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이재구 사)국경없는 학교짓기 회장
前) 인천공항고속도로 통행료인하추진위원회 위원장
前)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