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자립에 대한 세밀한 계획 필요
국제도시 영종이 어느덧 인구 13만 명을 넘어서 이제 중급 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물론 아직은 같은 경제자유구역인 송도 인구보다는 적지만, 최근 추세를 볼 때 송도가 대략 3%의 증가율을 보인 반면 영종은 5%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는 등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다. 특히 청라보다는 인구 유입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영종의 인구 증가가 MZ세대(20세~39세) 비중이 다른 자치구보다 높게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영종의 MZ세대 비중이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8.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인천 전체 평균 26.6% 보다 높고 인구가 많은 서구와 부평구(27.4%)보다도 높은 수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경제청)의 개발계획에 따르면 2027년 기점으로 영종의 인구수는 약 1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종의 성장 속도는 인천국제공항의 확장, 하늘도시 개발과 함께 제3연륙교 등 주거·인프라 확충 뿐만 아니라, 바이오산업 유치 등 첨단산업단지 조성계획을 통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규모 주거단지에는 지역난방이, 산업단지에는 안정적 전력이 필요함에 따라 영종 내 에너지 수요는 현재보다 더욱 많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영종의 이러한 지역경제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영종은 도서 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타 지역에서의 에너지 공급이 힘들기 때문에 타 지역보다 에너지자립 구축에 대한 좀 더 세밀한 계획이 요구된다.
전세계적인 전력 수급 비상
지금 세계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많은 나라가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6배, 석탄 가격은 3배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많은 나라에서 전기요금이 4배 이상 올랐다. 일본에서는 ‘전력 난민’으로 불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력 난민’이란 전기요금이 급등하는 가운데 전력 수급 계약이 어려워지는 기업을 말한다. 작년 1월 이후 일본 도쿄 전력 기준 전기요금은 저압 40%, 고압 37%, 특별고압 44% 상승 등 평균 40% 이상 상승했다. 연료 수입 가격의 상승에 따라 연료비 조정단가가 매월 꾸준히 상승한 영향이다.
유럽에서도 전력 사정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가정이 늘고 있다. 러시아의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 축소 영향으로 작년 8월 유럽 전기 선물 가격이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유럽은 전기요금 급등과 전력 공급 부족으로 기록적인 폭음속에서도 많은 가정과 기업이 냉방을 하지 못하고,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전력을 생산하는 원료인 우라늄,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연료비 수입과 전력 생산비 급등 부담을 다른 나라 이상으로 크게 감당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현재 계속되는 폭염과 올겨울 역대 최악의 전력 수급 위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원전과 가스 및 석탄발전을 최대한 동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력 수급 비상 상황을 대비해 원전과 가스, 석탄에 중점을 둔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전력량의 32.5%를 차지하는 원전의 경우 신한울 1호기는 이미 정비를 마치고 가동을 시작했으며, 또 지난 정부 내내 가동이 중단했던 한빛 4호기도 정상 가동이 시작된지 오래 됐다. 석탄의 경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오래전부터 발전소 가동을 축소했지만 최악의 전력 수급으로 인해 가능하면 발전소 가동을 100%까지 높일 수 있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전력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태양광은 흐린 날, 눈 오는 날엔 전력을 생산할 수 없는데 낮의 길이가 짧은 특히, 겨울에는 활용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낮에만 발전이 가능한 태양광은 기온이 떨어져 난방용 전력 수요가 높은 겨울 밤에는 무용지물이 된다.
우리나라는 전력생산의 대부분을 한국전력공사가 책임지고 있다. 한전의 전기요금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연료비 연동제’가 적용돼 주기적으로 조정 되도록 돼 있다. 다시 말해서 전력 가격은 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인 ‘기준 연료비’와 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인 ‘실적 연료비’ 격차를 기초로 3개월 단위로 조정되어야 하나 실제는 다르다. 무늬만 연료비 연동제이며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게 지금의 상황이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에 제동을 거는 이유는 물가 인상에 따른 국민 부담 때문이다. 한전이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스스로 그 부담을 지다 보니 영업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이다. 한전의 2024년 말 기준 누적 적자는 약 205조원 정도다. 따라서 지금의 상황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영종의 에너지 자립은 지역발전의 디딤돌이 될 것
그렇다면 영종의 에너지 공급 현황과 가격은 어떠한가? 현재 영종 내 유일한 에너지 사업체는 운서동에 위치한 인천공항에너지(주)이다. 인천공항에너지는 인천공항 및 하늘도시 등 배후 지역에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기 위해 설비용량 전기 127MW와 난방열 236Gcal/h의 공급 능력을 갖추고 있는 열병합발전소로 민간 자본법에 따라 2000년 10월 준공되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인천공항에너지는 2009년부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전체 지분을 갖고 관리하고 있는 자회사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설비 운영 지침에 따르면 발전설비의 수명 연한 30년으로 운영기간 20년이 넘은 인천공항에너지는 설비 노후화로 인해 부족한 에너지 공급을 위한 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인천공항에너지는 전력 공급 이외도 영종 내 지역난방열 공급이라는 주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역난방은 개별난방 대비, 경제성, 환경성, 안정성 및 편리성으로 인해 이미 선진국 및 대도시에는 보편화되어 있는 난방시스템이다.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집단에너지 편람에 따르면, 영종 내 지역 난방열 공급율은 34%로 타 지역 대비 낮은 수준으로, 열공급 부족에 따라 영종의 신규 아파트단지는 지역난방이 아닌 개별난방을 도입하고 있으며, 앞으로 점차 이러한 추세는 증가될 전망이다.
첨단에너지사업자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송도, 청라, 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에너지공급자와 공급지역, 공급단가 등을 비교해 보니 영종은 인천공항에너지가 공급자로써 공급단가는 주택 111.7원 업무용 145.05원 공공 126.67원 인데 송도는 인천종합에너지가 공급자로 송도지역에 주택용 94.99원, 업무용 123.33원, 공공용 107.70원이며, 청라는 청라에너지주식회사가 공급자로 공급단가는 주택용 101.57원, 업무용 131.87원, 공공용 115.16원 이다. 한편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전국에 공급하는 열 공급단가는 청라와 동일한 주택 101.57원, 업무 131.87원, 공공 115.16원 이다. 즉 영종 내 주거단지에 공급되는 열공급 단가가 송도, 청라 등 같은 경제자유구역과 비교해 보면 약 10% 이상 높게 공급되고 있다.
필자는 몇 년전. 이런 현실을 구청 관계자(구청장 포함)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 문제는 공급단가는 연료비 및 설비 효율 등의 요인으로 결정되는 것인데 이는 열병합 설비 열용량 부족 및 설비 노후화에 따른 효율 저하가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이제는 영종 내 신규 열병합발전소 건립 계획이 추진돼야 한다. 지역 내 에너지 자립 문제는 어느 한 기관이 전담해서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시와 구청 그리고 경제청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사안이다. 무엇보다 열 공급가격이 타 지역보다 비싸다는 것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내년 7월 출범할 영종구가 새롭게 도약 하려면 에너지 자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종의 에너지 자립은 지역발전에 큰 디딤돌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