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로 날씨가 수시로 바뀔 때, 영종도 감자밭에서는 시간을 두고 캐는 시기를 지켜본다. 영종도 감자 맛의 비밀은 바로 '시간'에 있기 때문이다. 수확 시기가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장마가 오기 전에 감자를 캐야 한다.
7월이면 감자는 땅속에서 충분한 전분을 가지고 많은 수분을 머금지 않은 완벽한 상태가 된다. 이때가 바로 단맛과 포슬포슬한 식감이 절정에 이르는 순간이다. 장마가 시작되면 감자가 물을 너무 많이 흡수해 맛이 싱거워지고, 썩을 위험이 높아져 저장성도 떨어진다. 반대로 너무 일찍 캐내면 전분 축적이 부족해 맛이 밋밋하다. 그래서 적당한 시기에 캐야 맛과 품질 좋은 감자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감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1912년 '조선농회보' 에는 흥미로운 기록을 볼 수 있다. "1873년 조선팔도가 일대 천재를 입어 여름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서 파종이 늦어진 데다 음력 8월 11일에는 팔도에 첫서리가 내려서 농작물이 전멸하였다. 다음 해에 감자가 비로소 들어왔는데, 이것이 중국을 통하여 들어온 것인지 선교사가 직접 수입한 것인지 알 수 없다."라고 나온다. 서울에는 1879년 선교사가 들여왔고, 1883년경부터 본격적인 재배가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150여 년, 감자는 다양한 요리로 우리 밥상의 빠질 수 없는 조연으로 자리 잡았다.
몸에 좋은 감자의 효능
감자를 먹으면 속이 편한 이유가 있다. 알칼리성인 감자가 위산을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위염으로 속이 쓰릴 때 감자죽을 먹는 것도 같은 이유다. 감자의 전분과 아르기닌 성분이 위벽을 보호하고 염증을 줄여준다. 짠 음식을 많이 먹는 한국인에게 감자는 더욱 유용하다. 감자에 풍부한 칼륨이 몸속 나트륨을 빼내어 혈압을 낮춰준다. 찌개나 짜글이에 감자를 넣는 것도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 비타민C도 많아서 피부에도 좋고, 최근에는 항암 효과까지 주목받고 있다.
감자. 단순함 속에 숨은 깊은 맛
감자 요리는 다양하지만, 여름에 갓 캔 감자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맛있다. 감자를 쪄서 껍질을 살짝 벗겨내고 한 입 베어 물면, 뜨거운 김 속에서 포슬포슬한 하얀 감자의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부드럽게 퍼진다.
반찬으로도 훌륭하다. 감자채볶음, 감자조림, 감자샐러드, 감잣국, 감자찌개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입맛 없는 여름에는 감자짜글이가 제격이다. 감자, 호박, 고추, 두부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 고추장을 풀어 보글보글 끓여 살짝 졸여준다. 달큰해진 고추장 양념에 포슬포슬 감자를 으깨어 밥에 비비면 칼칼하고 매콤하면서도 감자의 부드러운 맛이 어우러져 금세 한 그릇을 비우게 된다.
출출할 때나 비 오는 날에는 감자전이 별미다. 감자를 갈아서 기름을 두르고 지져내면, 팬 위에서 지지는 소리가 식욕을 자극한다. 겉은 바삭한 식감과 속은 쫀득한 단맛이 어우러진다.
감자. 정직한 노동과 시간의 상징
영종도 감자를 먹는다는 것은 시간이 만든 맛을 경험하는 일이다. 봄에 심어서 여름까지 기다린 시간, 장마 전에 캐내는 절묘한 타이밍이 그 작은 감자 한 개에 들어있다.
반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은 1885년 네덜란드 뉘넨에서 그린 유화로 부모와 함께 지내며 농민들의 일상을 관찰하여 감자 먹는 장면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강조하였다. 고흐는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그들이 마치 땅을 파는 사람들처럼 보이도록,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려고 애썼다"며 "자신들이 노동을 통해 정직하게 번 것임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감자는 정직한 노동과 시간의 상징이다.
올여름 영종도 감자를 만난다면, 그 안에 담긴 바다와 바람,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낸 특별한 맛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감자의 맛 포인트 3가지 >
첫 번째, 감자 삶는 시간은 감자의 크기와 조리 방법에 따라 일반적으로 15~30분 정도 소요되며, 중간 크기의 감자는 20~25분, 큰 감자는 25~30분 삶는 것이 적당하다.
두 번째, 감자를 삶을 때 껍질을 벗기지 않고 껍질째 삶는 것이 영양소 손실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다.
세 번째, 감자전은 감자를 갈고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간을 살짝 해준 후 적당한 농도로 반죽해야 바삭하게 부쳐진다.
<영종도 감자 정보>
성철이네 농장 010-9096-4535
영종도 감자 010-5328-1265
하나로마트 중구농협(운남동) 032-746-0989
하나로마트 중구농협(용유점) 032-746-3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