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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9.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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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 가장 맛이 좋은 단호박

 

영종도의 단호박은 섬 바람을 고스란히 머금고 자란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낮과 밤의 일교차와 서해의 해풍, 여름 내내 내리쬐는 태양이 단호박의 속살을 달콤하게 채운다.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영종도의 단호박은 육지에서 자란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껍질은 더 짙은 초록빛을 띠고 속살은 마치 고구마를 연상시키는 진한 황금빛 노란색이다. 

 

단호박은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 가장 맛이 좋다. 장마가 걷히고 8월 말의 태양이 내리쬘 때, 단호박은 노랗게 익어간다. 이 시기의 단호박은 수분이 적어 고구마처럼 포슬포슬 하면서도 고소하다. 단호박을 쪄서 먹으면 은근한 감칠맛이 달콤함 뒤에 따라와 여름 끝자락 저녁 노을처럼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호박은 청나라에서 넘어온 박이란 의미로 오랑캐 '호(胡)' 자를 써서 호박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열매와 잎사귀, 줄기, 씨앗까지 모든 부분을 식재료로 사용할 수 있어 호박만큼 유용한 식물도 드물다.

 

뜻밖의 행운이 찾아오는 경우를 '호박이 넝쿨째 굴렀다'라고 하고, 서양권에서는 호박의 달콤한 맛으로 인해 '호감이 가는 사람', '애인', 혹은 '자식', '손주' 등을 부르는 긍정적 의미의 애칭으로 '펌킨(Pumpkin)'을 사용한다고 한다. 호박꽃의 꽃말도 의미가 좋다. 관대함, 너그러움, 또는 사랑의 용기라고 한다.

 

옛날이야기지만, '뒷구멍으로 호박씨 깐다'는 속담이 있는데, 남몰래 먹을 만큼 그 고소한 맛이 좋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로 호박에 대한 애정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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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식감에 풍미가 더해진 단호박 스프

 

자연이 주는 건강한 맛

 

단호박은 원래 영양가가 높은 채소로 고전 본초강목에서는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해 비위를 보하며 중초를 따뜻이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단호박은 소화불량이나 설사를 일으키는 사람에게 좋으며, 여름 건조한 기운에 폐를 윤활하게 하고 기침을 완화시켜 호흡기 면역력에 좋다. 당근에 2배 이상의 베타카로틴과 비타민A가 많아 노화 방지와 시력에 좋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해 준다.

 

단호박은 자연이 빚어낸 작은 선물로 여름에서 가을로 건너가는 문턱의 든든한 식재료이다. 단호박은 특유의 부드러움과 달콤함을 느낄 수 있어 단호박찜이나 단호박 튀김은 물론이고, 단호박죽, 단호박 라떼, 단호박 케이크까지 달콤한 맛을 내는데 좋으며 요리법이 다양하다. 최근에는 단호박으로 만든 단호박 스프가 인기를 끌고 있다. 단호박 스프는 아주 달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쪄먹거나 죽처럼 끓여 먹는 것과는 달리 크리미 하면서도 부드럽고, 먹고 난 후에 살짝 입안에 단맛이 돌면서 다시 한번 손이 가며 끝맛이 깔끔하다.

 

단호박 튀김은 다른 재료가 필요없이 튀김옷에 살짝 입혀 튀기기만 해도 금세 익으며, 한 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과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꽃게탕에 단호박을 넣으면 시원한 꽃게탕 국물과 단호박이 부드럽게 씹히며 식감과 달달함에 설탕이 필요 없을 정도로 꽃게탕이 맛있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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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단맛이 일품인 단호박 튀김

 

투박한 겉모습 속 황금빛 달콤함

 

가을이 깊어가는 지금, 달콤해서 자꾸 찾게 되는 영종도의 단호박을 먹어보자. 겉은 투박하고 딱딱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황금빛 부드러움으로 입안을 녹여주며 달달하게 만든다. 영종도의 단호박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계절의 풍경 한 조각을 삼키는 일이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드는 순간, 올여름의 기억과 다가올 가을의 기운이 함께 번져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맛의 추억이 된다. 영종도 단호박은 9월부터 제철이며, 영종도와 신시모도, 덕적도에서 특산물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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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의 자연을 담아 맛이 좋은 미니 단호박

 

<단호박 포인트 3가지 >

첫 번째, 단호박은 껍질을 깨끗이 씻고 반으로 잘라 호박씨를 제거하고 찌는 것이 좋다.  

두 번째, 단호박은 반을 갈라 전자렌지나 찜기를 사용하면 부드럽게 잘 쪄진다.  

세 번째, 단호박 스프는 단호박 껍질을 벗겨 노란 빛이 나는 것이 좋으며 단호박과 양파를 채쳐 올리브에 볶으면 수분이 날라가고 버터를 넣으면 부드러운 식감과 풍미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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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이 넝쿨 째 굴러오는 맛, 단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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