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는 의미는 분수와 주제를 모르고 남을 따라 하는 사람을 비유한 말로, 숭어는 물 위로 멋지게 뛰어오르지만 망둥어는 개펄 위를 찰박찰박 경망스럽게 뛰어다니는 모습에서 유래했다. ‘봄 보리멸 가을 망둥어’라는 말처럼 망둥어는 친숙한 물고기였으며, 특히 영종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고기다.
이처럼 속담에 자주 등장할 만큼 친숙했던 망둥어는 우리 역사 속에서도 독특한 기록을 남겼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망둥어를 ‘조상이 없는 고기(無祖魚)’라고 불렀는데, 이는 망둥어의 특이한 습성 때문이었다. 식탐이 강해 ‘멍청이 고기’로도 불리는 망둥어는 미끼를 물었다가 풀려나도 다시 낚싯바늘을 무는 습성이 있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망둥어는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는 생선의 대명사가 되었다. 식탐이 많고 몸에 비해 큰 입으로 먹잇감을 덥석 무는 망둥어는 자연스럽게 영종도 사람들에게 별미가 되어왔다.
망둥어의 영양가와 맛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다고 해서 망둥어를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 망둥어는 작지만 영양가가 높은 생선으로, 단백질과 칼슘, 인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에게 특히 좋다. 또한 DHA와 EPA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두뇌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못생긴 외모 때문에 맛이 없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망둥어의 고소하고 시원한 맛은 일품이다. 영종도 망둥어는 기수역의 특성상 육질이 단단하고 담백해 회로 먹기도 좋다.
영종도의 망둥어는 계절마다 다른 매력이 있다. 봄에는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몰려와 살이 통통해지고, 여름에는 활동량이 많아져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가을에는 크기도 커지고 기름기가 많아 최고의 맛을 자랑하며, 겨울에는 찬 바다에서 자란 망둥어의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초가을인 9월의 망둥어는 크기가 작고 뼈가 얇아 튀김으로 먹기에 적합하다. 반으로 갈라 뼈를 바르고 바삭하게 튀긴 망둥어 튀김은 고소하고 살이 부드럽다. 그러나 망둥어의 진가는 찬바람이 불며 날이 쌀쌀해질수록 더욱 맛을 낸다. 10월에서 11월이면 20-30cm까지 자라며, 살이 오르고 크기도 적당하여 이때 잡은 망둥어로 만든 탕은 별미가 된다.
영종도 망둥어 요리의 다채로운 맛
영종도에서는 다양한 망둥어 음식이 있다. 그중에서도 망둥어탕은 영종도에서 특별한 기교 없이도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지만, 단순함 속에 깊은 맛이 숨어있어 자꾸 찾게 되는 대표적인 집밥 반찬이다.
망둥어는 내장을 제거하고 나면 비린내가 거의 없다. 묵은 김치를 숭덩숭덩 썰어 냄비에 푹 끓인 후 망둥어를 넣으면, 일반적인 생선탕과 달리 김치 국물이 시원하고 망둥어 살은 부드럽다. 마치 김치국처럼 밥을 말아서 살이 보들보들한 망둥어와 함께 한 숟가락 떠서 후루룩 먹으면 든든한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
망둥어가 많이 잡히는 가을에 햇볕에 2-3일 정도 충분히 말린 망둥어로 만드는 망둥어조림도 별미다. 살짝 건조된 망둥어로 간장, 고춧가루, 마늘 등으로 양념하여 조린 망둥어조림은 찌개가 시원한 맛을 낸다면 조림은 부드러움과 또 다른 감칠맛으로 밥반찬에 그만이다. 말린 망둥어를 쪄서 양념을 올려 먹는 찜은 망둥어의 살이 더욱 쫄깃하고 고소한 감칠맛이 어우러져 밥반찬으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으며, 다른 생선과 달리 비린 맛이 없어 먹고 난 뒤에도 담백한 맛이 입속에 감돌아 망둥어의 외모에 대한 편견을 단박에 날려버린다.
겨울철에는 망둥어의 또 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잡힌 망둥어의 내장을 제거하여 나무에 끼워 높은 곳에 매달아 차가운 바람으로 건조시킨 후, 이렇게 건조한 망둥어를 불에 구워 먹으면 노가리보다 훨씬 맛있어 마른안주가 된다. 망둥어는 겨울철 밥반찬으로 졸여먹고 지져 먹으며 겨울 동안 든든한 반찬이 되는 영종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겨울 반찬이 된다.
영종도의 망둥어 추억
이러한 다양한 조리법과 함께 영종도에서는 추석이면 육지에 나갔던 가족들이 모여 망둥어 낚시를 하며 바로잡은 망둥어로 회와 탕을 먹는다. 갓 잡은 망둥어로 끓인 탕은 가을 시원해진 바닷바람으로 더욱 맛있으며, 섬이었던 영종도의 옛 추억을 느끼게 하여 추석에 모인 가족들의 안부 인사와 함께 옛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화의 소재가 된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라며 경망스럽다고 여겨졌던 망둥이. 하지만 이 작은 물고기에는 바다의 맛과 영종도 사람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망둥어 요리 포인트 3가지>
첫 번째, 손질 시 비늘을 벗기고 지느러미, 꼬리, 머리를 제거하고 내장을 쭉 밀면 쉽게 제거되며 비린내가 거의 없다.
두 번째, 크기에 따른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작은 것은 튀김이나 구이가 좋으며, 큰 것은 탕이나 조림을 하기에 좋다.
세 번째, 망둥어 생물은 살이 부드러워 금세 부서지기 쉬우니 요리의 마지막 단계에 넣는 것이 좋다.
<영종도 망둥어 맛집>
- 운남동에 ‘돼지네’에서는 망둥어탕과 망둥어찜, 망둥어 조림을 맛 볼 수 있다. (032-752-2429)
- 운남동에 있는 ‘잔다리삼거리 매운탕’에서 계절메뉴(12월~2월)로 망둥어탕을 먹을 수 있다. (032-746-3337)
- 말린망둥어는 하늘도시 ‘씽씽씨푸드’에서 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