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4단계 개발이익 881억 재투자 약속은 어디로 갔나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의 책임을 묻는다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8년 3월 ‘인천국제공항 개발이익 재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9조의8을 근거로 한 것으로, 단순한 행정 협의가 아닌 법적 효력을 지닌 공공개발이익 환원 약속이었다.
협약에 따르면, 인천공항 개발이익 중 총 881억 원을 지역 기반시설 확충과 영종~신도 연륙교 건설 등에 재투자하도록 명시했다. 구체적으로 영종·용유 기반시설 확충에 581억 원, 영종~신도 연륙교 건설에 300억 원을 투입하며,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이행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협약 이행은 사실상 멈춰 있다. 지금까지 실제로 환원된 금액은 2019년 50억 원, 2022년 44억 원 등 총 94억 원에 불과하다. 2025년 3월 부과된 428억 원은 8개월이 지나도록 납부되지 않았고, 전체 이행률은 10.7%에 그친다. 이는 명백한 약속 불이행이며, 협약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결과다.
더 큰 문제는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의 태도다. 인천공항공사가 납부를 미루는 동안 두 기관은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사실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제자유구역법상 협약 이행의 점검과 감독은 인천시의 고유한 책무다. 그럼에도 인천시는 ‘인천공항공사의 자율 납부’라는 말로 행정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는 공공행정의 기본인 약속의 관리 기능이 무너진 사례라 할 수 있다. 그 피해는 결국 지역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영종·용유·무의 지역은 세계적 국제공항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출퇴근길은 막히고, 과밀학급에 시달리는 학생들, 돌려 막기에 급급한 부족한 버스 노선들로 고생하고 있고, 공원과 해안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파트 분양대금에 300여 만 원을 내 놓고도 11년간 방치된 쓰레기자동집하시설(크린넷), 응급의료센터나 종합병원조차 부재한 현실 속에서 주민들은 “공항 옆 도시는 왜 이렇게 불편한가”라는 질문을 되풀이한다.
공항 개발이익의 지역 환원은 이런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 그런데 그마저 지켜지지 않는다면 행정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인천경제청은 송도청이 아니냐”는 지역의 비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이제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더 이상 ‘협의 중’이라는 말로 시간을 끌 것이 아니라, 협약 이행 상황을 시민 앞에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먼저 지금까지 납부된 94억 원의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밝히고, 앞으로 미납된 428억 원의 납부 일정과 재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
행정은 단순한 중재자가 아니다. 공공의 약속을 지키게 하는 책임의 주체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인천국제공항공사로 하여금 881억 원의 약속을 이행하게 만들 때, 행정의 신뢰와 정의는 비로소 회복될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이지만, 그 관문을 떠받치고 있는 땅은 영종국제도시와 인천이다. 그 땅 위의 주민들이 외면받는다면, 공항의 성공은 결코 완전하지 않다. 이제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세계적인 공항의 명성에 걸맞게 영종국제도시와 인천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위해 책임 있게 나설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