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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 백운산 치유림으로 잠깐 떠나는 숲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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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절반을 보낸 6월의 중순,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마음도 지쳐가고 몸마저 무거워진 날 잠시 시간을 내 백운산을 찾았다. 백운산 정상까지 오르면서 땀을 흘리기는 부담스럽고 숲이 내어주는 포근함에 잠시나마 안기고 싶어졌다.
하늘고등학교에서 백운산으로 오르는 길. 300미터 남짓 마사토가 깔린 맨발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양말을 벗고 흙의 촉감을 느낀다. 굵은 모래에 발바닥이 화끈거리기도 하지만 그것이 혈액 순환에 좋은 지압이고 건강해진다는데 만족하며 작은 통증을 즐긴다. 어떤 사람들은 마사토 대신 황톳길을 만들어 달라고 얘기한다던데 그것은 한번 더 생각해 볼 일이다. 마사토는 비가와도 물기를 흡수해 걷기가 편하지만 황토는 진흙밭이 되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마를 때까지 이용하지 못하는 단점도 크다.
맨발산책길이 끝나고 몇 분을 더 걷자 백운산 자락 넓은 부지에 나무로 만든 여러 곳의 쉼터가 보인다. 중구에서 조성해 최근 개장식을 연 백운산 치유림이다. 파고라도 있고 야외테이블과 넓은 데크도 마련되어 있다. 곳곳을 연결하는 산길은 맨발로 걷는 흙길을 조성해 놓았다. 치유림에서 여유롭게 숲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 스트레스는 털고, 삶의 에너지는 충전하고
오래된 숲이나 정원에 들면 오감이 싱싱해진다. 새들의 지저귐과 바람 소리는 귀를 활짝 열어준다. 알싸한 나무향이 폐부의 묵은 앙금을 털어 내니 마음이 절로 느긋해진다. 숲에는 자연이 주는 휴식과 위안이 있어서 숲을 찾아 교감하는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이다. 요즘은 숲과 바캉스의 합성어인 ‘숲캉스’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고 한다. 하지만 영종에서는 이렇게 잠깐 시간만 내면 숲을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축복받은 땅인가?
해먹이 눈에 들어와 편안하게 누워 보았다. 나무와 하늘을 이불 삼아 잠시 눈을 감고 숲이 선물하는 여유를 즐긴다. 산새들의 지저귐은 정겹고 까마귀의 큰 울음소리도 도시의 소음에 비하면 애교처럼 들렸다. 곧 매미들의 합창으로 산은 가득 찰 것이다. 요즘은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숲에서는 잠시 꺼두는 것이 어떨까 싶다. 새소리, 풀벌레 소리,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소리...이런 것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자연의 소리인데 굳이 볼륨을 높여 ‘나 이런 음악 듣고 있어’를 강조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곧게 뻗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삶의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보였다. 참나무는 짙은 초록의 잎을 펼쳐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고 있었다. 숲 예찬론자들은 이렇게 초록 잎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켜 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것이 맞는 것 같다. 숲에서 한두 시간 남짓 보냈을 뿐인데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스트레스는 보내고 숲의 에너지는 충전한 기분이 들었다.
등산만 생각했던 백운산을 이렇게 치유림을 만들어 잠깐 들려서 쉴 수 있게 해 준 구청 공무원들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반대편 영종자이 근처에도 숲 치유림을 더 조성한다고 하니 가볍게 백운산을 찾는 주민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
백운산 치유림을 내려오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영종살이가 얼마나 좋은가. 이렇게 가깝게 숲을 즐기고 바다를 만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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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
실시간 구석구석영종도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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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이 더 가까이 다가왔다 - 백운산 치유림으로 잠깐 떠나는 숲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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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절반을 보낸 6월의 중순,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마음도 지쳐가고 몸마저 무거워진 날 잠시 시간을 내 백운산을 찾았다. 백운산 정상까지 오르면서 땀을 흘리기는 부담스럽고 숲이 내어주는 포근함에 잠시나마 안기고 싶어졌다.
하늘고등학교에서 백운산으로 오르는 길. 300미터 남짓 마사토가 깔린 맨발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양말을 벗고 흙의 촉감을 느낀다. 굵은 모래에 발바닥이 화끈거리기도 하지만 그것이 혈액 순환에 좋은 지압이고 건강해진다는데 만족하며 작은 통증을 즐긴다. 어떤 사람들은 마사토 대신 황톳길을 만들어 달라고 얘기한다던데 그것은 한번 더 생각해 볼 일이다. 마사토는 비가와도 물기를 흡수해 걷기가 편하지만 황토는 진흙밭이 되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마를 때까지 이용하지 못하는 단점도 크다.
맨발산책길이 끝나고 몇 분을 더 걷자 백운산 자락 넓은 부지에 나무로 만든 여러 곳의 쉼터가 보인다. 중구에서 조성해 최근 개장식을 연 백운산 치유림이다. 파고라도 있고 야외테이블과 넓은 데크도 마련되어 있다. 곳곳을 연결하는 산길은 맨발로 걷는 흙길을 조성해 놓았다. 치유림에서 여유롭게 숲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 스트레스는 털고, 삶의 에너지는 충전하고
오래된 숲이나 정원에 들면 오감이 싱싱해진다. 새들의 지저귐과 바람 소리는 귀를 활짝 열어준다. 알싸한 나무향이 폐부의 묵은 앙금을 털어 내니 마음이 절로 느긋해진다. 숲에는 자연이 주는 휴식과 위안이 있어서 숲을 찾아 교감하는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이다. 요즘은 숲과 바캉스의 합성어인 ‘숲캉스’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고 한다. 하지만 영종에서는 이렇게 잠깐 시간만 내면 숲을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축복받은 땅인가?
해먹이 눈에 들어와 편안하게 누워 보았다. 나무와 하늘을 이불 삼아 잠시 눈을 감고 숲이 선물하는 여유를 즐긴다. 산새들의 지저귐은 정겹고 까마귀의 큰 울음소리도 도시의 소음에 비하면 애교처럼 들렸다. 곧 매미들의 합창으로 산은 가득 찰 것이다. 요즘은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숲에서는 잠시 꺼두는 것이 어떨까 싶다. 새소리, 풀벌레 소리,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소리...이런 것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자연의 소리인데 굳이 볼륨을 높여 ‘나 이런 음악 듣고 있어’를 강조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곧게 뻗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삶의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보였다. 참나무는 짙은 초록의 잎을 펼쳐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고 있었다. 숲 예찬론자들은 이렇게 초록 잎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켜 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것이 맞는 것 같다. 숲에서 한두 시간 남짓 보냈을 뿐인데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스트레스는 보내고 숲의 에너지는 충전한 기분이 들었다.
등산만 생각했던 백운산을 이렇게 치유림을 만들어 잠깐 들려서 쉴 수 있게 해 준 구청 공무원들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반대편 영종자이 근처에도 숲 치유림을 더 조성한다고 하니 가볍게 백운산을 찾는 주민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
백운산 치유림을 내려오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영종살이가 얼마나 좋은가. 이렇게 가깝게 숲을 즐기고 바다를 만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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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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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영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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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 객원기자 배남호 (제이앤파트너스 부동산중개법인 대표)
용엄사대웅전
수문개마을
거잠포에서 해안을 끼고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마시안 해변이 끝나는 지점에 ‘수문개 소초’라는 표지판과 ‘용엄사’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해안도로를 사이에 두고 우측을 수문개(술무개, 순묵개), 좌측을 음나루라 부른다.
수문개 마을은 오성산의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오성산이 북측을 비롯한 삼면을 둘러싸고 있고 남쪽으로 마시안 해안을 접하고 있는 아늑한 마을이다. 오성산 자락에 1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고 전면에는 약간의 전답이 펼쳐져 있다. 그야말로 배산임수에 걸 맞는 입지조건을 갖고 있는 마을이다. 마을 뒷산에서 바라보면 무의도와 실미도가 한눈에 바라다 보인다.
수문개라는 명칭의 유래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옆 마을인 마시안(馬嘶鞍)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명칭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옛날 마시안 마을에 살던 유 서방이 날개를 단 장사를 낳았으나 장사가 태어나면 나라가 망한다는 소문이 있어 나라에서 이 아이를 죽였다고 한다. 이때 순지(蓴池)라는 연못에서 용마(龍馬)가 나와 울다가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이 순지(蓴池)가 있던 자리가 마을 앞 전답 어디쯤엔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순(蓴)이란 연꽃과 비슷한 수련과 여러해살이 수초로 연못에 주로 자생하는 식물이다. 순지(蓴池)란 순채꽃이 있는 연못이란 뜻으로 연못 주변 마을을 ‘순못개’로 불렸다가 ‘순묵개’로 다시 ‘수문개’로 불린 게 아닌가 추측할 뿐이다.
음나루는 수문개 마을 앞쪽에 바다를 향해 자루모양으로 뛰어나온 곳을 말한다. 어떤 이는 남자의 음경(陰莖)과 같다 하여 음나루라 하였다 하고, 어떤 이는 소리(音)가 나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음나루 중앙에 용엄사가 들어서고 용엄사에서 들려오는 독경소리와 목탁소리가 우연이 아니라고들 한다는 말도 전해진다. 지금은 육지이지만 옛적에는 육지와 떨어진 섬이었다가 용유도와 음나루 사이가 솟아나 용유도와 연결되었다고 한다. 거대한 태풍이나 자연의 변화로 자연스럽게 매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음나루에서 본 주름섬
해변가 기암괴석
음나루에 솟아있는 동산을 음진산(音津山)이라 부르는데 보기와는 달리 오르기가 결코 녹록치가 않다. 음진산 중앙 계곡에는 작고 소박한 용엄사와 산장민박집이 자리하고 있다. 음진산이 이들을 품고 있어 겨울 삭풍과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형세이다. 해안가에는 2개의 군 경계초소가 자리하고 있고 초병들이 오가는 작은 오솔길이 나 있다.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시안 해변과 무의도, 실미도는 물론 저 멀리 대초지도와 덕적도까지 바라볼 수 있다. 또한 용유해변과 선녀바위 해변, 노적봉과 왕산까지도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밑을 바라보면 30~40미터에 이르는 절벽으로 다리가 저려오며 정신 또한 아찔하다. 밀물 때여서 해안가 기암괴석들이 자신의 대부분을 물에 담근 채 머리만을 내밀고 있었다. 음나루 해안 끝에 다다르니 손이 닿을 듯한 곳에 조름섬이 나타났다. 태양이 조름섬을 안고 일몰의 향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바닷물에 비추인 일몰 직전의 햇살이 마치 조름섬과 음나루간에 은빛 눈부신 다리를 놓은 듯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일몰 또는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들었다. 초병들만이 아는 길이어서인지 인적은 찾을 수 없었고 파도소리와 기러기 소리만이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음진산 절벽 위에 앉아 한동안 조름섬을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창조의 신비로움을 음미하다 해가 저물기 전에 서둘러 산을 내려왔다. 다음에는 썰물 때를 골라 해변을 따라 음나루를 둘러보고 조름섬에도 다녀올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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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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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영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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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 객원기자 배남호 (제이앤비파트너스 부동산중개법인 대표)
설 다음날인 일요일에 용유도 마시안에 있는 덕교교회를 찾았다. 해변도로-마시란로-를 이용하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설 연휴로 해변도로의 교통체증이 심해 다른 길을 택했다. 용유로와 공항서로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용유로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보면 첫 번째 터널인 ‘공뎅이 생태통로’가 나온다. 이를 지나쳐 조금 더 가면 두 번째 터널인 ‘오성산 생태통로’가 보이고 터널 앞 좌측으로는 좁은 소로가 있다. 이 소로를 따라 들어서면 덕교교회 건물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 곳이 바로 마시안 마을이다.
마시안은 해변 안쪽에 있는 마을로 마치 학이 날개를 펼친 듯 오성산이 북, 동, 남쪽을 에워싸고 있다. 마을 한 가운데는 이름 없는 작은 동산이 있는데 이 동산과 오성산 사이에 논과 밭이 꽤나 넓게 자리하고 있다. 25호 가량의 민가들은 이 동산과 오성산 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있고 남서쪽으로는 그 유명한 마시안 해변이 펼쳐져 있다. 오성산이 겨울 삭풍을 막아주고 각 집안 마당에는 햇살이 가득하며 너른 전답과 백사장, 해송으로 둘러싸인 마시안 마을은 보통 고향을 떠올릴 때 느끼는 포근하고 정겨운 모습 그 자체였다. 70년대 새마을 운동 당시 만들어진 해안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용유도 주민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길목이었다고 한다. 남북동에 살던 주민들은 영구리재와 공뎅이재, 그리고 조아실재를 넘어 거잠포에서 인천행 여객선을 탔고 거잠포에 살던 학생들은 이 고개를 넘어 남북동에 있는 학교를 오갔다고 한다.
마시안의 북쪽에 자리한 덕교교회는 1960년 구죽녀 권사님 댁을 기도처로 하여 세 가정이 모여 예배를 시작함으로 교회가 태동되었다고 한다. 1973년 19평의 교회를 건축했고 1988년 현재의 이 교회를 신축하였다고 한다. 성도들은 모두 이 마시안 마을의 주민들인 관계로 성도의 수는 많지 않았지만 가족적이면서도 신실한 분위기의 예배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초창기부터 이곳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권사님의 은은한 미소와 성도들의 친절, 50대 여신도들로 구성된 찬양대의 찬양 모두가 은혜로웠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소박한 단층 건물의 예배당은 힘들고 외로울 때 남몰래 들어가 눈물로 기도할 수 있는 고향 어디쯤엔가 있을 법한 그런 푸근한 모습이었다.
영종과 용유지역에는 아기 장사에 관한 전설이 유난히 많다. 마시안도 그런 곳 중에 하나이다. 옛날 이 마을 유씨 문중에 아기 장사가 태어났다고 한다. 이 아기 장사는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고 기골이 장대하였다. 부모들은 이를 나라에서 알면 삼대를 멸할까봐 두려워 자식의 겨드랑이에서 날개를 떼 내고 기름을 부어 불구를 만들려고 했다. 이 때 순지(蓴池) 연못에서 용마가 안장을 지고 나와 그 집 주위를 돌며 목메어 울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한다. 그 후 이 곳을 말 마(馬), 말이 울 시(嘶), 안장 안(鞍) 자를 써서 마시안(馬嘶鞍)이라 불렀다고 전한다. 지금은 마시랑, 마시란 으로도 불리는데 도로명도 마시란 으로 표기되어 있다.
마시안의 남서쪽에 펼쳐진 해변은 희고 고운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고 그 주변에는 해당화가 수없이 피어 한 여름에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해당화의 자태와 그 진한 향기가 명물이었다고 한다. 또한 해안을 따라 푸른 해송과 아카시아 꽃들도 장관을 이루었다 한다. 현재는 해안을 따라 카페와 제빵소, 각종 고급식당들이 줄지어 자리를 잡으면서 관광명소로 유명해졌다. 주말과 휴일에는 차량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주차난을 겪는다고 한다. 용유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마시안도 한때는 유원지로, 한때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어 개발이 제한되어 있었다. 지금은 해제되어 개발이 가능하지만 아직도 마을 안길은 좁은 농로인 관계로 불편하기가 그지없다. 마시안 남쪽과 북쪽으로 해안도로와 용유로를 연결하는 도로가 계획되어 있다. 주민불편 해소와 관광객들의 차량 분산을 위해 하루빨리 개통되기를 희망해 본다. 다만 도로가 새로 나고 주변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정겨운 고향의 정취를 잃지 않고 새 단장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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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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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영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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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위대함을 발견하다
인천공항뉴스 객원기자 배남호 (제이앤비파트너스 부동산중개법인 대표)
절개된 오성산
절개된 오성산
겨울바람이 매섭게 불던 날, 두꺼운 겨울외투를 챙겨 입고 등산화를 단단히 조여 맨 후, 오성산으로 향했다. 오성산은 봉우리가 절개되어 산봉우리가 평평한 광야와도 같은지라 차가운 겨울바람을 온 몸으로 맞아야만 되기에 단단히 채비를 갖추고 길을 나섰다. ‘해송쌈밥’ 식당 좌측으로 난 좁은 비포장 길을 따라 600여 미터를 올라가자 오성산 절개지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였다. 입구에는 철문이 가로막혀 있어 차량을 이용한 접근은 불가능했다. 그 굳게 닫힌 철문 앞에 주차한 다음, 철문을 비켜 돌아서 들어갔다.
절개지 내부 비포장 도로를 따라 들어가자 드넓은 광야가 눈앞에 펼쳐졌다. 필자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넓었다. 대부분이 자갈밭과 습지로 되어 있었고 절토 후, 평지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군데군데 움푹 패인 웅덩이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은 연못들이 자연스레 형성되어 있었다. 비포장 도로를 벗어나 걷기에는 다소 위험해 보였다. 절개지 동편에서는 인천공항 전체가 내려다 보였고, 그 위로 항공기들은 쉴 새 없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멀리 북쪽에 있는 왕산도 빼곰히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절개지 서편에서는, 무의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필자는 절개지 한켠에 선채, 겨울의 매서운 바람만이 지나가고 있는 황량한 광야를 한 동안 말없이 응시했다. 허리가 잘려 나간 채 방치되어 있는 황량해진 오성산으로부터 그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었다.
그러나 인간이 파헤친 상처에도 불구하고 오성산은, 아니 자연은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었다. 절개지 동편에 형성된 연못을 보고 필자는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연못이라기보다는 작은 호수에 가까워 보였다. 깊지는 않아 보였으나 살얼음 밑으로 속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청정 그 자체인 아름다운 작은 호수였다. 30여 년 전, 백두산에 올라 천지의 맑은 물에 반해 그 물에 엎드려 숨이 찰 때까지 얼굴을 담갔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고라니와 삵의 발자국으로 보이는 흔적들도 여기저기 지천으로 찍혀 있었다. 서로 쫒고 쫒기는 달음질을 했는지, 달빛아래 모여 축제를 벌였는지 모를 일이지만 발자국을 따라가며 그들의 뛰노는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따뜻해졌다. 또한 비포장 도로 양옆에는 물론이고 여기저기에 자생 소나무들도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주변 소나무로부터 날아온 씨앗이 척박한 땅에 떨어져 나름 자리를 잡으며 숲의 모습을 이루어가고 있었다.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스레 발견하는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용유도 남동쪽에 위치한 오성산은 봉우리가 5개여서 오성산이라 불렸다고 한다. 용유도에서 제일 높은 산(해발 179m)으로 가을철이 되면 봉우리 마다 무지개보다도 화려한 형형색색의 단풍이 자태를 뽐낸다고 해서 오성단풍으로 불렸으며 용유8경에 속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2003년부터 인천공항 2단계 공사에 따른 활주로 부지조성사업으로 인해 52m만 남기고 그 봉우리들이 산허리 부분까지 잘려나감으로써 더 이상 산의 모습이 아닌 90만㎡에 이르는 평지가 조성 되었다. 이 부지에 자동차 경주장, 골프장, 경마장, 체육공원 등 수많은 사업 제안이 있었으나 소유주인 인천공항공사와 인천시, 경제자유구역청간 이견으로 아직까지 뚜렷한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 오성산을 두고 혹자는 경제성을 따지고 혹자는 친환경 개발을 주장하고 있다. 어떤 형태든 또 다시 이 오성산은 인간의 손을 탈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오성산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숲과 연못을 만들어 그 품안에 고라니며 삵 등 야생동물들을 키우고 품으며 스스로를 치유해 가고 있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오성산을 내려오는 필자에게 오성산은 '예전의 오성단풍의 명성을 되찾게 해달라고, 스스로 치유해 낸 그 숲은 그의 방법대로 품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절규하는 듯 나뭇가지들이 온 몸을 흔들고 있었다.
절개지 내부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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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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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영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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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 객원기자 배남호 (제이앤비파트너스 부동산중개법인 대표)
영종국제도시에 정착한 지 올해로 17년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유2경에 해당하는 ‘비포장군’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몇 해만 근무하다 떠날 곳으로 생각했기에 지역의 명승고적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던 탓이다. ‘비포장군’의 존재를 알고 난 후에도 별 관심을 갖지 않다가 이번 기회에 ‘비포장군’에 대해 칼럼을 쓰기로 했다.
찾아가는 길을 몰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아는 이가 드물었다. 인천공항 부지 매립이 이루어지고 나서 공항공사 부지 어딘가에 있을 것이란 얘기가 전부였다. 대충의 위치만 확인한 후에 무작정 길을 찾아 나섰다.
용유역에서 용유도의 동쪽을 따라 나 있는 공항서로로 접어들어 오라호텔까지 차로 이동하면서 진입로나 안내문을 찾았지만 어떤 표식도 찾을 수가 없었다. 공항서로를 몇 차례 왕복하고 나서야 겨우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이유인즉슨, 오라호텔 맞은편, 즉 도로 동측에 해외여행객의 차량을 주차시켜 놓은 엄청한 크기의 주차장이 시야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차장 끝 주변을 아무리 돌아다녀 보았지만 10미터 아래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아카시아와 잡목을 헤치고 서너 차례 넘어지면서 겨우 언덕 밑에 있는 ‘비포장군’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것은 6미터는 족히 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바위였다, 바람과 파도에 의해 빚어진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형상이 또렷하게 느껴져서 내심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치 투구에 갑옷을 입고, 두 손으로 장검을 움켜쥐고 있는 듯한 모습이 광화문 광장에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을 보는 듯 했다. 홀로 해안가에 서서 수 천년동안 수많은 선박과 선원들의 안녕과 함께 용유도의 애환을 말없이 지켜 봐 왔을 ‘비포장군’을 필자 역시 말없이 올려다보았다.
고려 충정왕 때 왜선 130여척이 영종도(자연도)와 삼목도에 상륙하여 인명을 살상하고 재물을 약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용유도만은 왜구의 침입이 없었다. 또한 공민왕 원년과 29년, 30년에도 왜구들이 자연도와 덕적도 등에 출몰하여 노략질을 일삼았으나 그 때도 용유도만은 왜구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왜구들이 멀리서 볼 때 용유도 입구에 서 있던 커다란 바위와 그 주위의 수많은 갈매기 떼들이 마치 자신들을 향해 용맹스럽게 달려드는 장군과 수많은 군사들로 오인하고 겁에 질려 침입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일들로 인해 주민들은 이 바위 덕분에 용유도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믿어 그 바위를 ‘비포장군(장군바위)’이라 부르며 용유도의 수호신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그러나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비포장군’이 지금은 황량한 공항 매립지 갈대숲 사이에 처연하게 서있다. 앞뒤로 나 있는 도로 때문에 장군바위를 보러가기도 어렵다. 안내판도 주차장도 접근로도 없다. 우리는 용유도를 지켰던 늠름한 장군을 조기 퇴역시켜 버렸다. 장군의 호령소리는 항공기들의 굉음 속에 묻혀 버렸다. 비록 주민들 사이에 내려오는 전설이라고는 하나 용유도를 지켜냈던 그 장군바위가 이제는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못내 안타까웠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 측에 ‘비포장군’ 주변 공원화를 수차례 건의했음에도 공사측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구청 역시 주민들의 건의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비록 주민들의 바람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비포장군’은 여전히 주민들에게는 용유도의 수호신이자 자랑거리로 남아 있었다. 이제 주민들은 그들의 '비포장군'이 왜구가 아닌 인천공항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다시 자리매김 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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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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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영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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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 객원기자 배남호 (제이앤비파트너스 부동산중개법인 대표)
용유도 최남단에 위치한 거잠포구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에 길을 나섰다. 이를 위해 일부러 복잡한 연말연초를 피해 시간을 잡았고 일기예보도 사전에 점검을 해놓은 터였다. 동이 트기 한참 전인 신 새벽에 거잠포구 끝자락에 주차를 한 뒤, 검은 빛 바다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차안에 앉아 있었다. 붉은 해가 떠오르며 하늘과 바다를 물들일 한 폭의 장엄한 풍경화를 상상하니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 혹여 그 감동의 순간을 포착할 수 없게 될까봐 손에 쥔 스마트폰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나 일출시간이 다가올수록 짙은 구름이 동편하늘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일출을 보며 그 감격의 순간을 렌즈에 담고자 했던 필자의 소망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YTN의 ‘구석구석코리아’ 촬영팀도 필자와 같은 생각으로 이곳을 찾았으나 역시 허망하게 뒤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거잠포구는 용유도 남쪽 작은 어촌마을인 거잠포의 최남단에 있는 포구이다. 영종도 남측방조제 서쪽 끝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거잠포구에 닿을 수 있다. 지금은 10여척의 어선과 낚시 배만이 이 포구의 명백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전에는 용유8경의 하나로 고기잡이철이 되면 배에서 밝히는 등불로 밤마다 불야성을 이룬다 하여 잠진어화(蠶津漁火)라 불렸다 한다. 거잠포구는 남쪽방향으로 빼곰이 머리를 내밀고 있어 서해에 위치에 있으면서도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독특한 일출 풍광으로 인해 사진작가들의 단골 촬영 포인트가 됐으며 연말연초가 되면 주변에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으로 유명하다.
상어 지느러미를 닮아 ‘샤크섬’으로도 불리는 매랑도와 바다에 한가로이 떠있는 어선들과 어우러진 일출 풍경은 동해바다 일출과는 사뭇 달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망망대해 수평선만 있는 동해의 일출이 장엄함이라면 거잠포구의 일출은 편안함을 선사하는 한 폭의 수채화와도 같다.거잠포구의 일몰 풍경도 뻬어나기로 유명하다. 무의도와 잠진도 등 주변 섬들 사이로 떨어지는 붉은 햇살은 언제 보아도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거잠포(巨蠶浦)는 오성산 남서쪽 나지막한 동산 주위에 있는 마을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마치 커다란 누에가 구부리고 잠을 자는 모습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전에는 70여 가구가 고기잡이와 밭농사에 종사하며 누에 옆구리에 작은 집을 짓고 살았다 한다. 경차 하나가 지나갈 너비의 오솔길을 따라 남성고개를 넘어 마시란 마을을 오갔다고 한다. 이 좁은 오솔길을 따라 아직도 낡고 작은 가옥들이 여기저기 남아있고, 바지락과 굴을 캐며 삶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오솔길 옆으로 새롭게 4차선도로(용유로)가 남북으로 뻗어있고 서쪽 해안가 도로도 4차선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덕교삼거리 부근에는 중소형 호텔과 펜션,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고 해안가 언덕에는 단장을 마친 카페들이 연이어 문을 열었다. 이 곳에서 푸른 해송과 하얀 백사장, 썰물 때 드러내는 광활한 갯벌, 일몰 때 펼쳐지는 빛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먹거리 또한 풍부하다. 경향 각지에서 찾는 ‘해물칼국수’로 유명한 여러 칼국수 전문 식당들과 한정식 전문점과 각종횟집, 물회집, 붕어찜 식당 등등....
거잠포는 지금 한창 변신중이다. 물론 좋은 방향일 것이다. 그러나 변신과정에서 진통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과거 주민들끼리 공유하던 오솔길도 지가가 상승하자 이제는 사유지라며 이웃의 통행을 막아 버렸다. 덕교삼거리와 잔나루 입구까지 새롭게 건설될 도로 설계를 두고 자신들에게 유불리를 따져가며 핏대를 올린다. 잠진포구에 건설된 공항회센터 명도문제를 두고도 공항공사와 운영자들 사이에 법적분쟁도 벌이고 있다. 대문을 잠그지 않아도 될 정도로 평화로웠던 거잠포가 경제적 이익 앞에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다고 한다. 거잠포가 자연의 선물을 듬뿍 받은 것만큼 그들도 우리들도 서로서로 이웃에게 넉넉한 웃음과 아량을 베풀며 살았으면 하는 소박하지만 결코 녹록치 않은 소망을 조심스레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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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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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영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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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남호 객원기자(에이치비 행정사사무소 대표)
공항신도시를 두 팔로 안고 있는 녹색공간이 있다. 겨울에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주고 공항신도시를 사면으로 둘러싼 고속도로의 소음을 차단해 주는 곳, 우리가 알지 못하는 중에도 우리들의 삶에 꼭 필요한 것들을 말없이 건네주고 있는 곳, 바로 ‘세평숲’(세계평화의 숲)이다.
‘세평숲’은 인천 영종도(운서동)에 위치한 자연생태공원이다. 전체 면적이 총 47만740제곱미터에 달하는 도심 속 근린공원으로 2007년부터 조성되었으며, 2009년 9월 개장되었다. 조성기금은 복권기금으로 조성된 산림청 녹색자금,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기업과 시민들의 기금으로 조성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12년간 숲을 가꾸어 온 것은 시민 자원봉사단체인 ‘세계 평화의 숲 사람들’이다. 이들은 나무심기, 숲 가꾸기, 환경보호 활동과 함께 숲 전문가를 양성해오고 있으며 숲 체험, 숲길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봄과 가을에는 그림그리기, 보리수축제, 재능기부 음악회 등 시민이 주최하고 참여하는 축제를 연다. 중구청은 시민들의 숲 생태 체험을 위한 공간마련을 위해 이곳에 생태학습관을 짓고 있는데 오는 10월말 준공 예정이다. 운서역 1번 출구에서 골든튜립호텔을 끼고 좌측으로 돌아 흰바위로 건널목을 건너면 ‘세평숲’ 입구가 나온다. 일명 ‘건강백년길’이다. 입구에는 곤충에 물리지 않도록 해충기피제 자동분사기와 흙먼지털이개가 설치되어 있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양측으로 심어져 있는 벚나무 가로수 흙길을 1.5Km 정도 걷다보면 공항신도시입구 교차로에 다다른다. 지하차도를 건너 350여 미터를 가면 좌측으로 유수지가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는 두루미, 큰고니, 잿빛개구리매, 흰꼬리수리, 큰기러기 등 철새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3.2km 지점에 이르면 좌측에 설치된 영종해안북로 위 육교를 이용, 북쪽 제방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제방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바다와 해면에 떠 있는 듯한 신도의 풍광, 이마에 솟아나는 땀방울을 날려버리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답답한 일상에 청량감을 더해준다. 또한 때때로 새벽 아침에 펼쳐지는 안개와 해미는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4Km 지점 ‘세평숲’의 끝에는 안골유수지가 있고 백련과 수련이 아기자기 어우러져 고아한 자태를 뽐낸다. ‘세평숲’은 봄에 벚꽃과 장미, 여름의 녹음, 가을에 단풍, 겨울에 피는 눈꽃이 더없이 아름답긴 하지만 역시 백미는 봄이 피는 벚꽃이다. 흙길 따라 걷는 ‘세평숲’의 벚꽃터널 4km는 인천광역시가 뽑은 최고의 벚꽃 명소이기도 하다. 요즈음은 영종도 시민보다 외지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공항신도시는 ‘세평숲’이 북쪽, 남쪽, 서쪽을, 동쪽은 백련산이 둘러싸고 있다. 또한 신도시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영마루공원은 ‘세평숲’의 남쪽과 북쪽, 서쪽와 동쪽 백련산을 열십자 모양으로 연결하고 있다. 공항신도시의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들이 ‘세평숲’과 백련산을 배후에 두고, 영마루공원을 품에 안고 펼쳐져 있는 셈이다. 이른바 숲세권이다. 많은 이들이 ‘세평숲’을 방문하고 나서 영종도 정착을 결심했다고 한다.
공항신도시는 ‘세평숲’이 있어 더욱 푸르게 숨을 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다가 곁을 지키고 산들이 품고 있는 영종도는 아늑하고 싱그러운 ‘세평숲’이 있는 한, 웰빙의 터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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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