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1%대
글로벌 경기 침체 더욱 심화
이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새로운 성공 스토리 만들어 내자
많은 기업들이 지난해 어느때 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3가지 현상에 따른 내수 침체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까지 급격한 둔화세에 빠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대다수 국내외 주요기관의 새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대에 그친다.
한국은행이 1.7%, 한국개발원(KDI) 1.8%다. KDI는 작년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의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악화되고 있으며 향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수출 부진은 심각한 경제 우려를 낳는다.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은 지난해 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5.7% 줄어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11월에는 14%, 12월 1~10일에는 20.8% 급감했다.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고용 시장도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과 KDI의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8~9만명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이 해가 지났다고 해서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산 넘어 산이다. 올해에는 더 혹독한 경영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특히 가파른 금리 인상 부작용이 본격화되면 소비투자 총수요가 쪼그라들고 이로 인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될 개연성이 커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석유·가스는 고사하고 니켈·리튬·희토류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광물도 구할 수 없는 자원빈국이다. 국가 경제의 생명인 자원의 자립적 안보가 없는데 무슨 수로 물가를 잡고 금리를 낯춰야 할지...그래서 걱정이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금리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상승을 멈추고 안정세를 유지할지, 망가진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은 언제쯤 정상화 될지 등 기업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올 한해도 넘쳐날 것이다. 결국 이렇게 되면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기업인들과 종사자들의 위기감이 더 가중될 것은 당연한 이치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위기의식에 짓눌려 위축되는 게 아니라 이를 기회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신년사에서 새해 사자성어로 ‘환부작신(煥腐作新)’을 꺼내 들었다. 병든 기업을 환골 탈퇴시키는 정공법이야말로 전방위적인 구조조정과 혁신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새해는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많이 만들자”고 했다. 옳은 방향이고 옳은 말이다. 이렇게 가야 한다.
위기라는 단어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 사업에 있어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성과를 낼 수 없다. 그리고 좋은 노하우도 얻을 수 없다. 우리 기업들은 혁신과 구조조정 모멘텀으로 삼아 숱한 어려움을 극복한 저력이 있고, 위기 후에 더 강한 기업으로 재탄생 했다. 오래전 작고하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늘 사원들에게 “내가 잘 돼야 기업이 성장하고 기업이 성장해야 나라가 발전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잘 되는게 나라가 잘되는 첩경이다. 기업이 잘돼 부자 나라가 되면 더 깊고 넓은 복지도 가능해 진다. 국부를 늘리는 기업을 돕는 건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정부는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이 기업할 수 있는 자유를 돌려줘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에 더 많은 규제를 풀고 혜택을 줘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이런 중견기업이 대기업이 될 수 있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선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는 경제 위기 상황을 잘 관리해 국민 피해를 줄이는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의 역할이 위기 관리에서 그쳐서는 안된다. 정부는 더 안정적인 사회를 건설하는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이 제대로 추진되면 경제와 산업 전반을 더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서 빠져나오려면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정치권은 포플리즘이나 당파적 싸움과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기업과 종사자들이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알고 도움을 주는 입법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다. 새해에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