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구 칼럼> 영종국제도시, 안정적 에너지 수급 필요하다
□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현안 점검>
인구는 늘어나는데 에너지 수급 계획 없어
송도,청라보다 열 사용료 비싸 대책 마련 시급
청라는 자체 열 공급에 이어 내년부터 수소에너지 공급
구청, 지난해 에너지 수급 연구용역 의뢰해 계획 착수
늘어나는 인구를 대비한 에너지 공급 시설 확충 필요
인류문명의 발전은 에너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불의 발견은 인간의 생활양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18세기 석탄의 사용은 산업혁명을 가능케 하였다. 이후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원인 전기의 발견은 현대사회에서 풍족한 생활여건 조성 뿐 아니라, 첨단산업의 급속한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렇듯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은 지역발전의 계획 수립에 있어, 최우선 순위에서 검토되어야 할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영종은 인구 10만 시대를 넘어, 대단위 주거단지 개발과 각종 인프라 확충 및 첨단산업의 유치 등 다양한 지역개발 계획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큰 계획에 비해 에너지 공급 프로그램이 20여년 간 제자리인 것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문제이며, 사회적 논의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다행히 구는 지난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역 에너지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해 10월쯤 최종 연구보고서가 나온다. 영종 에너지 계획은 안정적 에너지 수급과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저소득층의 에너지 기본권보장 등을 향후 5년간 추진할 계획이다.
공급 안정과 친환경에 맞는 에너지발전 방식 채택
국제도시에 맞는 가장 최적의 ‘에너지’란 공급 안정성과 함께 환경성의 기능을 조화롭게 가져야 한다. 공급 안정성에 무게를 두게 되면 환경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환경성 중심의 에너지원 역시 마찬가지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정부의 에너지기본계획 및 제10차 국가 전력수급계획을 보게 되면, 현재 가장 최적의 에너지원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다. 과거의 경제성 중심의 석탄발전에서 ‘환경’ 중심의 풍력, 수소 등 무탄소 발전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데, 2034년 기준 국내에서 가동중인 석탄화력 30기가 폐지되면 향후 저탄소격인 천연가스와 무탄소인 수소 및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
특히, 천연가스 발전은 열병합 발전과 같은 의미로, 주로 대도시 중심의 주거단지 중심에 운영되고 있는데, 198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열병합발전소인 서울 목동열병합이 건설된 이래로, 서울-분당-안양-부산 등 전국 약 55개소 이상의 열병합발전소가 지역 내 안정적 난방열 공급을 위해 운영 중이다. 열병합발전의 발전 연료는 LNG(액화천연가스)로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청정연료‘로 규정되어 있으며, 우리가 가정에서 쓰이는 도시가스와 같은 발전연료로 공급 안정성과 환경성은 검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열병합발전은 석탄발전과 달리, 가스터빈 연소 후 배출되는 증기를 다시 한번 스팀터빈에 공급하여 2차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함으로서, 발전효율 측면에서 석탄화력 대비 약 20%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어(석탄/열병합 : 40%/60%), 에너지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분산형 전원 구축이라는 정부 에너지정책의 이행을 위해서도 에너지 소비지역 인근에 운영되고 있는 열병합발전소는 송전/송열 과정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최적의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다.
수소발전과 신재생에너지 적절히 조화
언젠가부터 수소(H2)라는 단어가 산업·경제·환경 분야 등 핫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는 거의 무한정인 자원으로, 발전연료로 사용시 오염 물질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등 미래에 떠오르는 자원으로 알려져 있다. 발전산업 분야에서도 많은 발전사들이 수소발전을 위한 연구과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소발전은 국내외적으로도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수소 공급 인프라 및 연소기 개발 등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국내 기술개발은 수소 혼소 30% 수준을 위한 계획이 진행중이며, 최종적으로는 수소 전소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청라에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 생산공장이 들어선다. 지난해 3월 인천시는 SK E&C, 미국 수소에너지 기업 플러그 파워 등과 글로벌 수소기업 투자유치 협약을 맺었다. SK E&C는 청라 산업단지 내 연료전지와 수전해 설비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수소산업은 생산과 소비가 핵심으로써 이와 연계한 수소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것도 에너지 자립 뿐 아니라 지역발전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영종은 바다로 둘러싸인 천해의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현재 640MW급 용유도 및 덕적도 인근의 대규모 해상풍력이 추진중인데 이는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이 주도적으로 추진 하고 있다, 즉 한국남동발전은 그동안 인천 영흥발전소에서 화력발전을 통해 수도권 전력 20%를 책임지고 있지만,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맞춰 친환경 에너지 전력 생산으로 빠르게 변모중이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로서는 공급 안정성 및 에너지자립을 보장할 수 없기에, 열병합발전설비를 기본으로 수소발전 및 신재생에너지가 함께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더구나 한국남동발전은 지난해 8월 SK E&C와 국내외 그린수소. 암모니아 생산 및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상호 협력키로 했다.
에너지 전문기관과 협업 통한 합리적 방안 마련 필요
현재 영종 내 전력과 열을 공급하는 인천공항에너지는 엄밀히 말해 발전 전문기업으로 볼 수 없다. 에너지공급 시설은 국가보안 시설로 운영될 만큼 전문 운영 능력이 중요한 산업 분야로 앞으로 신규 열병합설비가 들어서게 된다면, 이에 대한 설비 운영은 에너지 전문기관으로 이양되는 것이 안정적이며 효율적인 것은 분명하다. 더구나 인천공항에너지는 인천국제공항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현재는 이것도 부족해 하늘도시 등 많은 지역에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영종지역에 부족한 에너지는 인천도시가스가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청라, 송도보다 에너지 비용이 비싸다.
2022년 9월 국토교통부는 ‘대국민 공공서비스 제고를 위한 공공기관 혁신방안’을 발표하였는데, 주요 내용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산하의 인천공항에너지를 에너지 전문기관에 이양하는 계획이 확정 되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관리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으며, 인천공항에너지는 전문성이 갖춰진 에너지 전문기관에서 운영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으로 에너지공급을 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의미 있다. 다만 에너지 전문기관 선정은 무엇보다 공공성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발전산업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종합 플랜트산업으로 당장의 수익성을 바라본다면 높은 열공급 단가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점에서 정부기관인 전문 발전공기업이 그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은 효율적 운영과 공공성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중 유일하게 자체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한 지역이 영종이다. 송도와 청라는 자체 열병합발전소를 갖고 있다. 청라의 경우 2005년 한국서부발전과 인천도시가스, 롯데가 참여한 청라에너지(주)가 운영중이며 검단, 김포까지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8월 31일 기존의 2군 8구에서 2군 9구로의 행정개편을 예고하였으며, 그해 10월 6일에는 미래지향적 행정체계 개편을 위한 T/F를 발족시켰다. 핵심은 영종 지역이 기존 중구에서 새롭게 ‘영종구’로 개편되는 것으로써, 이제 영종국제도시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행정구역 개편은 재정자립도 역시 준비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발주법)에 따르면, 신규 열병합발전소 건설시 해당 지자체에 지역지원금(기본,특별)과 지역 자원시설세 등 지방세가 지원된다. 운영기간 중 지역지원금은 약 210억원, 지방세수는 약 620억이 지원되는데, 이러한 지원금은 지역 인프라 사업, 주민 지원사업 등 주민생활 향상을 위해 사용하게 된다. 이는 새롭게 시작하는 영종구가 에너지자립과 더불어 재정자립까지 달성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영종이 희망하고 있는 첨단산업 유치는 에너지 다유발 산업으로 안정적인 에너지망 구축은 기업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더군다나 도서지역인 영종은 타지역 대비 불리한 여건으로 자체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한 계획 수립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너지 공급 계획은 지역의 백년대계라 할 만큼 중요한 과제이다. 그 만큼 인천시(중구), 중앙부처, 에너지전문기관 그리고 지역주민이 함께 해결해가야 한다. 지자체는 불합리한 규제가 없는지, 에너지전문기관은 안정성과 환경성을 갖춰 지역주민에게 환경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건설?운영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역주민과 끊임없은 소통을 해야 한다.